[생생경제]플랫폼 노동, 제가 한 번 해봤습니다

[생생경제]플랫폼 노동, 제가 한 번 해봤습니다

2021.01.22. 오후 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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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경제]플랫폼 노동, 제가 한 번 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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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날짜 : 2021년 1월 22일 (금요일)
■ 진행 : 김혜민 PD
■ 대담 : 김하영 작가, 박정호 명지대 특임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생생경제]플랫폼 노동, 제가 한 번 해봤습니다



◇ 김혜민 PD(이하 김혜민)> 오늘 저녁 저는 카카오 택시로 택시를 불러 퇴근을 하고요. 배달의민족으로 치킨을 사먹습니다. 치킨을 먹으며 쿠팡으로 내일 아침 먹을 장을 봅니다. 다음날 아침 식재료가 문앞에 와있습니다. 오늘과 내일 저의 동선을 말씀드린건데요. 제가 이용한 모든것이 바로 플랫폼 산업이죠.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플랫폼산업은 이제 우리 삶에서 뗄레야 뗄수 없는 분야가 됐습니다. 그 안에 돈만 있는건 아닙니다. 사람도 있습니다. 오늘 <토론 아니고 수다>는 배달의 특집으로 함께 합니다. “뭐든 다 배달합니다”의 김하영 작가 나오셨어요. 작가님, 안녕하세요?

◆ 김하영 작가(이하 김하영)> 네. 안녕하세요.

◇ 김혜민> 반갑습니다. 명지대 박정호 특임교수님.

■ 박정호 명지대 특임교수(이하 박정호)> 안녕하세요~

◇ 김혜민> 네. 안녕하세요. 박정호 교수님, 반갑습니다. 두 분 ‘배달의 특집’으로 모시게됐는데. 먼저 김하영 작가님은 기자 출신이시죠?

◆ 김하영> 네. 그렇습니다.

◇ 김혜민> 기자의 눈으로 본인이 직접 체험한 플랫폼 사업의 명암을 “뭐든 다 배달합니다”에 쓰셨습니다. 먼저 두분이 왜 플랫폼 산업에 관심을 갖게 됐는지. 그 시작점이 궁금해요. 김하영 작가님?

◆ 김하영> 네. 한 5년 전인데요. 제가 여행을 하다가 미국 LA에 갔었는데. 다음날 아침에 일찍 공항을 가야했어요. 그래서 모텔주인한테 택시를 불러줄 수 있겠냐고 물어봤더니. 여기는 외곽이라서 택시가 잘 오지도 않고. 부르면 한 100달러 정도 나올거라고 하더라고요. 대신에 우버가 있는데. 우버를 부르면 한 50달러 정도면 갈 수 있다고 그러더라고요. 그래서 그때 우버를 처음 이용을 해봤습니다. 그런데 우버라는게 차량공유경제라고 했었죠. 자기 집에 있는 차를 가지고 사람들을 태워주고 수입을 얻는 것인데. 나중에 한국에 돌아와보니까 우리나라의 대리운전이 사실 우버같은거였던 거예요. 자기가 다른 사람의 차를 운전해서 데려다주고 수수료를 받는 거잖아요? 그래서 이런거라면 우리나라도 이미 있었고. 그리고 그뒤에 카풀갈등이 있었잖아요? 카카오에서 카풀을 한다고 하다가 택시업계의 반발 때문에 사업을 접었고. 그 다음에 또 타다가 렌터카로 택시 비슷한 서비스를 해서 갈등이 있었잖아요? 그래서 이런 플랫폼 산업이 미국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큰 갈등이 되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또 음식배달같은 서비스도 엄청나게 늘어나고 있고요. 그런데 이부분에 대해서 사회적 제도나 이런 것들이 좀 뒷받침되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제가 직접 경험해보고 그 기록을 남겨보자는 생각으로 일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 김혜민> 원래 기자들이 발로 뛰어서 하는 직업이니까. 직접 뛰어들어서 왜 하셨는지에 대해서는 대략 이해는 가는데. 그래도 취재하실 수도 있고. 다른 방법도 있었을 텐데 직접 내가 이 노동을 해봐야겠다. 이런 생각은 왜 하신거예요?

◆ 김하영> 저도 기자일을 20년 하다보니까 취재를 하고 인터뷰를 해서 하는 내용의 한계도 있고. 그리고 이와 관련된 기사도 많이 나오기는 했죠. 일일체험식으로 나오기는 했는데. 그런 기사들 보면 대부분 힘들다. 어렵다. 그런 내용들이 대부분이었는데.

◇ 김혜민> 너무 당연한 이야기들.

◆ 김하영> 네. 힘들고 어려운데 왜 이 산업은 계속 커지고. 일하는 사람들은 점점 늘어날까. 또 그리고 기사 중에는 자극적인 기사로 월 700을 번다. 배달라이더 연봉이 1억이다. 이런 기사들이 나오는데 실제 그런가. 궁금하기도 했고. 그러려면 제가 직접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좀 오래 관찰을 하고 제가 직접 느끼는 점을 기록하고자 한 겁니다.

◇ 김혜민>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플랫폼 산업이 워낙 호황이고. 그 안에선의 갈등, 역할구조들을 직접 느껴보고 쓰고싶은 마음으로 이 책을 쓰신 것 같아요. 그 경험담은 저희가 차차 듣기로 하고. 우리 박정호 교수님께서는 플랫폼 산업에 관심을 갖게되신 시작. 경제학도로서 당연하시겠지만.

■ 박정호> 사실 플랫폼 관련한 노동자 숫자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2018년도 한국고용정보원에서 추산한 통계가 벌써 한 3~4년쯤 됐죠. 그때는 플랫폼 노동자를 한 55만명 정도 추산을 했던 보고서가 있더라고요. 근데 최근에 한국노동연구원에서 집계해서 발표한 내용을 봤더니. 플랫폼 노동자로 분류할 수 있는 숫자가. 물론 조사방법이 똑같진 않을순 있습니다만 무려 179만명으로 급격하게 는거예요.

◇ 김혜민> 2018년도에 55만명이요?

■ 박정호> 그러니까 불과 한 3년 정도만에 3배 가까이 늘어난 숫자인거죠. 따라서 이런 과정에서 플랫폼 노동자들이 큰 숫자로 늘어난다면. 제도가 상대적으로 미비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요. 그런 관점에서 저도 학자로서 계속 관심을 두고 있었습니다.

◇ 김혜민> 짧은 시간에 급격하게 성장한 산업이다 보니. 당연히 제도같은 부분들이 미비할 수밖에 없고. 그렇다보면 그 안에 있는 많은 노동자들이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으니. 이 산업에 대해 학자로서 관심을 갖게 되신 거예요. 김하영 작가님, 많은 일을 하셨더라고요. 제가 이 “뭐든 다 배달합니다” 책 굉장히 재밌게 봤어요. 눈물없이 볼 수 없는. 일단 뭐뭐해보셨어요?

◆ 김하영> 제일 먼저 쿠팡물류센터에서 출고업무. 물류센터에서 주문이 들어오면. 주문이 들어오는대로 물류센터에서 상품을 집어서 카트에 담아서 포장대에 갖다주는 일을 했고요. 픽업맨이라고도 하고. 그런일을 했었고. 그 다음에 배달의 민족 커넥터라고 하죠. 자전거로 음식배달하는 일을 했었고. 그리고 카카오 대리운전 같은 대리운전일을. 세가지를 했습니다.

◇ 김혜민> 세가지. 쿠팡물류맨, 배달의 민족의 커넥터, 카카오 대리운전까지 이 세가지를 해보셨어요. 어떤게 개인적으로 제일 힘드셨어요?

◆ 김하영> 힘든건 물류센터일이 제일 힘들죠. 거기서 물박스, 음료수박스. 그리고 고양이 화장실 모래 있잖아요? 그게 또 엄청 무겁더라고요. 무거운걸 주로 들고 카트를 끌어야 되니까. 몸으로는 그게 제일 힘들고요. 어려운거로는 대리운전이 제일 어려워요. 항상 남의 차를. 술드신 분들을 태우고 항상 제가 모르는 동네에. 그것도 밤에 운전해서 가야 되잖아요? 주차하는 데도 어려운 데도 많고. 그렇기 때문에 대리운전이 어려운건 제일 어려웠고. 그리고 음식배달 같은 경우는 그나마 제가 잘 아는 익숙한 동네에서만 하니까. 좀 익숙해지면 편하기는 한데. 그래도 길 위에서 하는 일이다 보니까 힘들긴 하죠. 비오면 비 다맞아야하고. 눈오면 미끄러워서 위험하고. 여름엔 무지하게 덥고, 겨울엔 춥고.

◇ 김혜민> 그런데 그런 날 콜이 제일 많이 오잖아요. 또?

◆ 김하영> 이게 음식배달이 봄, 가을이 비수기라고 그래요. 날씨 좋을때는 보통 나가서들 많이 드시고. 비올 때, 눈올 때, 더울 때, 추울 때. 나가기 싫을 때. 보통 비오는 날. 그냥 시켜먹을까. 이렇게 많이 하시잖아요? 그럴때가 오히려 주민이 많기 때문에 더 힘들기도 하죠.

◇ 김혜민> 그럼 이 세가지 중에 적성에 이건 좀 잘맞았다. 이런거 있으셨어요?

◆ 김하영> 제가 일한 양으로 치면 답이 나올 것 같은데요. 일한 일수나 양으로 봐서는 음식배달이 제일 많았던걸로 봐서는 그게 좀 적성에 맞았던거 같은데. 그 일이 나름 즐거웠던 건 어쨌든 배고픈 분들에게 음식을 전달해주는 일이잖아요? 그리고 자영업하시는 음식점 사장님들. 그 분들에게 내가 뭔가 도움이 되는 일이라는 느낌이 들어서 보람을 느꼈다고 할까요? 그런게 있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거의 다 비대면이라서 그렇진 않은데. 코로나가 좀 더 심해지기 전에는 띵동 누르고 음식 기다리는 아이들 보면 참 되게 좋아해주잖아요. 그런거에서 약간 좀 보람을 느끼고 했습니다.

◇ 김혜민> 이 책에서 음식배달하면서 있었던 일들. 에피소드를 쓰신거 보면서 저도 참 재밌게 봤는데. 많은 일들을 하셨네요. 박정호 교수님 김하영 작가 원래 개인적으로 잘아신다면서요?

■ 박정호> 그럼요. 학교 동기기도 하고요. 그렇습니다.

◇ 김혜민> 그렇군요. 근데 플랫폼 노동자로 내가 직접 체험해보겠다. 그 도전. 옆에서 보셨는데 어떠셨어요?

■ 박정호> 참 저로서는 엄두가 안나는 일이죠. 사실 제가 좀 전에 두 개의 연구결과를 발표해드리긴 했습니다만. 사실 플랫폼 노동자들의 현황을 정례적으로 집계하는 시스템은 아직 국가에서 갖추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지금 말씀드렸던 숫자도 나름대로 추계를 한 것을 뿐이에요. 그런데 저희같은 사람들은 정확하게 측정하지 못하면 관리하거나 계도할 수 없거든요. 그런데 그것을 현장에서 이렇게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써가면서 정밀하게 전달할 수 있는. 그것도 단순히 구두가 아니라 책으로 정리한다는 작업을 한다는데. 저는 정말 찬사를 보내고 싶고요. 이것이 단순히 사회적인 현상을 조망하는 것으로 그친게 아니라. 원래 김하영 작가는 제가 존경하는 또다른 이유 중에 하나가 글을 정말 대한민국에서 잘쓰는 기자님 중에 하나고.

◇ 김혜민> 그리고 쉽게 쓰셨더라고요.

■ 박정호> 맞아요. 그래서 이게 잔잔하게 사회적인 현상을 재미와 함께 던져줬다는 것에 대해서 제가 친구로서 존경합니다.

◇ 김혜민> 오늘 박정호 교수와 김하영 작가와 함께 플랫폼 노동자, 플랫폼 산업에 대한 이야기 나누고 있습니다. 지금 문자로 4562님이 저는 카카오블루 택시기사입니다. 카카오는 사용자는 좋은데. 일방적으로 손님의 의견만 반영해서 기사들을 평가하기 때문에 그것도 굉장히 마음 아프다고. 김하영 기자님은 굉장히 동의하시겠어요? 아까 대리운전하시다 어려운 얘기하셨잖아요?

◆ 김하영> 이게 은근 스트레스가 있는게. 쿠팡잇츠 같은 경우가 라이더 평가가 있어요. 별점으로 그게 다음날 본인에게 노출이 되거든요. 이게 지금까지 이거에 의해서 불이익이 있는지 없는지는 모르겠어요. 그런데 지금까지는 저는 좀 잘받은 편이기는 했는데. 이제 나중에 은근히 신경이 쓰이는게 있거든요. 더 나은 서비스를 위해 필요한거라고 한다면 괜찮지만. 또 진상손님들도 있을 수 있잖아요? 그러면 라이더나 기사분들이나 고객에 대한 평가를 역으로 할 수 있으면. 진상손님도 좀 줄어들지 않을까. 그런 생각도 해본적이 있습니다.

◇ 김혜민> 이런것도 제도적으로 우리가 더 갖춰나가야할 부분이죠. 노동자들이 많아지면. 아까 교수님 말씀하셨던 175만명이라고 하셨어요. 이정도 되는 노동자라면 이 노동자들이 역으로. 예를 들면 본인들을 불편하게 하거나. 아니면 갑질을 하는 손님들을 걸러낼 수 있는 제도들도 갖춰질 수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럼 처음 이야기 시작부터 한번 해볼게요. 교수님께서 정리해주시면 좋을 것 같은데, 태초에 플랫폼 산업이 어떤게 있었고. 지금 발전규모, 속도. 아까 이야기 해주셨지만. 시작은 어떤 거였습니까?

■ 박정호> 네. 사실 인터넷이 처음 발달하기 시작하면서 많은 경제주체들이 정보를 쉽게 습득한다는 재미 때문에 점점 인터넷 산업이 발달됐고. 인터넷을 기반으로한 회사들이 창궐했는데요. 그러다가 인터넷이 좀 더 숙성단계로 올라가다보니까 어떤 문제가 생겼냐면 정보가 넘쳐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보니까 정보가 너무 많은 것은 정부가 아무것도 없는 것과 똑같은 효과가 있거든요. 뭘 선택해야할지 모르는거예요. 바로 그래서 이런 것들에 대한 탐색비용을 줄여주기 위한 플랫폼 사업들이 등장하기 시작했고요. 그 다음 또한가지는 아주 작은 사업들을 영위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원거리에 나의 고객들이 있거나. 누군가 있을 거 같은데. 그 사람들이 누군지 접근하기가 애매했던 겁니다. 그런데 그런 원거리에 있는 고객들과 나를 링크시켜줄 수 있는 값싼 비용의 시스템이 있다면. 그걸 활용할 수 있다는 니즈가 차차 올라왔는데. 바로 플랫폼 사업자들이 그런 니즈를 하나하나 발굴하면서 이렇게 성장해왔고요. 지금은 전세계에서 시가총액 1등 기업부터 10등 기업. 전세계를 기준으로요. 그렇게 했을 때 무려 6개 기업이 플랫폼 사업을 하는 기업들이다. 이렇게 보시면 되겠습니다.

◇ 김혜민> 정보가 넘쳐나면서 이 정보를 선택해줬으면 하는 니즈와 원거리 고객과 연결해주는 무언가가 있으면 좋겠다는 니즈들. 이런 욕구들이 만나서 플랫폼 산업이 시작됐다. 정리를 해주셨어요. 그러면 김작가님, 우리나라에서 특히 플랫폼 산업이 단기적으로 굉장히 비약적으로 발전한거 같아요. 이게 인터넷 기반이기 때문에 우리가 IT강국이어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비약적으로 이렇게 발전할 수 있었던 배경은 뭐라고 보십니까?

◆ 김하영> 플랫폼 산업을 제가 경험했던 배달이나 택배나 대리운전으로 한정해서 생각해보면. 첫째는 밀집도가 높아서 가능했던거 같아요. 사람들이 다 모여 살다보니까. 배달을 해도 배달거리가 짧고. 그리고 물량이 충분히 많을 수 있고. 그렇기 때문일테고. 둘째로는 뭐니뭐니해도 인터넷 통신 환경이겠죠. 통신 환경이 우수하다보니 사람들이 스마트폰 사용에도 훨씬 익숙하고. 그런 것 때문에 더 빨리 적응을 했던 것 같고요. 그리고 저는 이것도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하는데. 아무래도 우수한 치안상태? 대리운전 같은 경우는 미국이나 남미같은데서는 도저히 상상할 수가 없는 서비스.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 내차와 나의 생명을 맡긴다는 자체가 쉽지 않은 일이거든요. 그런데 이걸 너무나 자연스럽게 우리나라는 산업화가 됐고. 그리고 택배나 음식배달 같은 경우도 마찬가지인거 같아요. 택배만 해도. 예전에는 아파트 경비실에 맡기고 그랬는데. 요즘은 그냥 다 집앞에 두는게 일상화가 됐잖아요? 음식배달도 마찬가지고. 비대면 서비스 이런게 가능한 이유가. 갖다놔도 아무도 안가져가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이런 산업이 좀 더 비용을 줄이면서 발전할 수 있지 않았을까. 라고 생각을 합니다.

◇ 김혜민> 생각해보면 택배라는게 제 모든 정보가 공개되는 거잖아요. 물론 이름 가운데 하나 별표돼있지만. 주소, 전화번호. 다 돼있고. 말씀하신대로 문앞에 두고가도 가져가지 않고. 이런 훌륭한 치안상태와 IT기술의 집약. 또 아파트가 거의 저희의 주 거주지 형태니까. 대한민국은. 이런 부분들이 우리나라의 플랫폼 산업이 비약적으로 발전할 수밖에 없었던 배경이다라고 꼽아주셨습니다. 오늘 토론 아니고 수다. 배달의 특집으로 함께하고 있습니다. 본인이 직접 플랫폼 노동을 해본 경험을 “뭐든 다 배달합니다” 라는 책으로 쓴 김하영 작가와 명지대 박정호 특임교수와 함께하고 있습니다. 2부부터는 조금 더 구체적인 이야기를 나눠볼게요. 김하영 작가님. 이 책의 많은 부분에 쿠팡 배달했던 경험. 배달이 아니고 뭐하셨다고 그랬죠? 분류? 물류센터. 이거 굉장히 복잡하네요. 어떻게 나눠져있는 거예요?

◆ 김하영> 쿠팡이 풀필먼트 서비스라고 해가지고. 물건, 상품들을 미리 다 사서 물류센터 안에 쌓아놓고 있다가. 주문이 들어오면 바로 집어서 포장을 해가지고 보내는 시스템이에요.

◇ 김혜민> 그게 로켓배송 아니에요?

◆ 김하영> 그래서 하루만에 당일배송이 가능한 이유죠. 그 안에서 저는 물류센터 안에 쌓여있는 상품에 대해서 주문이 들어오면. PDA 단말기에 상품이 뜹니다. 그러면 그 위치에 가서 그 물건을 카트에 담아서 포장대에 갖다주는 일을 하는거예요.

◇ 김혜민> 직접 해보시니까.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이건 좀 달랐다. 하는게 있으셨어요?

◆ 김하영> 일단 엄청난 규모에 놀랐고요. 정말 없는게 없더라고요. 몇만가지의 상품이 있다고 하는데. 물, 라면, 휴지, 기저귀. 이런 생필품뿐만 아니라. 요즘은 반려동물 용품도 되게 많이 나와요. 사료, 고양이 모래, 고양이 장난감. 이런 것도 굉장히 많고. 그리고 아이들 학용품 같은 경우도 되게 많아요. 다음날 학교갈 때 뭔가 필요하다. 그러면 바로 주문하면 그날 바로 받을 수 있으니까. 요즘은 동네에서 문방구 찾기도 힘들잖아요? 그런 것까지 없는게 없다는거에 놀랐고. 그리고 빠른 배송이 가능했던 이유가 방금 말씀드린 것처럼 미리 다 사놓고 있다가 바로 집어서 배송하기 때문에. 빠른 배송이 가능했던 건데. 이게 쿠팡의 가장 큰 경쟁력이 아니었나 싶어요. 물건을 가장 싸게, 가장 빨리 보냈던 거죠. 이게 가능했던 이유는 택배기사들을 쿠팡은 직고용해서 직원으로 운영을 하고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그게 가능했던거고. 그리고 요즘은 신선배송부터 해가지고. 계속 품목을 늘려가고 있죠. 근데 이게 다른 온라인 쇼핑몰 물류센터랑 좀 다른 점이라고 하더라고요. 요즘은 자동화가 관건인데. 물건들 포장상태가 다 제각각이잖아요? 어떤건 쌀포대가 있고. 어떤건 박스에 들어있는게 있고. 근데 이게 로봇이나 기계가 하려면 포장의 표준화가 되어 있어야 되는데. 아직은 그게 안돼있으니까. 더 많은 품종을 취급하기 위해서는 여전히 아직 사람이 해야 되는거예요. 저는 그 사람이었던거죠.

◇ 김혜민> 대체할 수 없는 노동이군요. 지금까지는. 규모와 시스템에 놀랐고. 그럴 수 있었던 여러 가지 요인들 중에 하나가 직고용. 저도 초반에 쿠팡이 우리는 쿠팡맨 정규직입니다. 이걸 굉장히 홍보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직접 김하영 작가가 쿠팡에서 일을 해보셨는데. 그러면 코로나 터지고도 하셨어요?

◆ 김하영> 제가 2월초부터 일을 시작했는데요. 일하던 중에 대구에서 코로나가 급격히 확산되면서 한번 큰 변곡점이 있었죠. 제가 처음에 일할 때 놀랐던 것 중에 또 하나가 그 축구장만한 물류센터에 일하는 사람이 별로 없는거예요. 그때 저같은 픽업맨이 제가 일할 때 한 5명 정도였거든요? 그 5명이 돌아다니면서 그걸 다하고. 어쩔 때 물량 끊기면 재고조사도 하고. 그런 일 했었는데. 이게 대구에서 번진 이후로는 안그래도 큰 물류센터가 더 넓어졌어요. 한쪽 칸을 커튼으로 쳐가지고 비워두고 있었는데. 거기까지 다 치우고 물건을 쌓아놨더라고요. 그리고 일하는 사람도 한 3~4배 정도 늘어났고. 그때부터 물량이 폭발하기 시작한거죠.

◇ 김혜민> 교수님, 실제 코로나 시대에 쿠팡이 엄청나게 성장했잖아요. 상장도 앞두고 있고. 저도 몇 번 다뤘는데. 산업적인 측면에서 쿠팡을 어떻게 보고 계세요?

■ 박정호> 일단 쿠팡 자체는 크게 성장한 기회가 오히려 코로나19 때문에 성장한 대표적인 업종입니다. 2019년, 코로나 터지기 전이죠. 그때 쿠팡의 매출액은 추정 결제 금액을 15조원정도로 잡고있는데요. 코로나19가 터진 바로 작년같은 경우 21조원으로 41% 가까이 급증했습니다. 그야말로 정말 단기간에 급성장했는데요. 이러한 성장세에 힘입어서. 저도 얼마전에 보도를 보고 알았는데. 쿠팡이 우리나라 증시가 아니라 나스닥에 상장을 준비한다고 하더라고요. 바로 이렇게 회사 자체가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었던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이렇게 말씀드립니다.

◇ 김혜민> 우리가 너무나 잘 알고 인정하는 얘기에요. 쿠팡이 코로나19의 수혜를 본건. 이렇게 급속하게 선장을 한 산업의 뒷면에는 당연히 노동자들이 있습니다. 직접 김작가님 일해보시니까. 이건 정말 너무 인간적으로 힘들더라. 이 환경은 너무 아니더라. 이런거 있으셨어요?

◆ 김하영> 일단 쿠팡에서 일은 되게 힘든데. 결국은 딱 최저임금 수준이거든요. 쿠팡에서는 식사도 제공하고, 셔틀버스도 제공하고. 여러 가지 처우에 대해서 신경을 많이 쓰고있는 건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저임금인것도 사실이고. 그리고 이렇게 코로나 때문에 일자리가 되게 어려워지니까. 많은 사람들이 또 일을 하러 오세요. 그러면 일용직 같은 경우는 지원했다 떨어지는 경우도 있고. 일자리 구하는 것도 쉽지 않은 경우가 있고요. 또 물량 자체가 늘어나니까. 요즘 쿠팡 친구라고 하죠. 배송기사를 예전에는 쿠팡맨이고 요즘에는 쿠팡친구라고 하는데. 기준물량 자체가 좀 늘어났다고 하더라고요. 예전에는 하루에 7~80가구 하다가 지금은 한 140가구 정도 해야되고. 그것도 다 처리하지 못해서 일을 다 먼저 끝낸 기사들이 도와주기도 하고. 또 그걸 일반인들에게 물량을 풀기도 해요. 그걸 쿠팡플렉스라고 하는데. 일반인들이 자기차 가지고 물류센터가서 그걸 받아서 건당 800원~1000원씩 받고 배달을 해주는거거든요. 대신. 그렇게 물량이 늘어난거에 비해서 고용이 과연 따라가느냐. 그건 좀 생각해볼 필요가 있는거 같고. 그리고 쿠팡에서는 배송기사가 2년동안 비정규직으로 일하다가 2년후에 정규직으로 채용이 되는거거든요. 쿠팡에서는 정규직 채용률이 90%라고 그래요. 그런데 실제로 배달현장에서 90%인 이유는 2년후에 정규직 자격이 생기기전에 힘들어서 나가거나. 그렇기 때문이 아니냐는 반론이 있거든요. 그만큼 노동강도가 강한거 아닌가. 생각해볼 필요가 있을거 같습니다.

◇ 김혜민> 이 책에도 작가님이 쓰셨지만. 쿠팡맨의 성과측정이 기준 물량처리여부로 결정되고. 그게 하루 기준 물량이 140가구 안팎이라고 하니. 노동의 강도는 엄청나고요. 노동 환경은 어떻습니까? 제가 얼마전에 정말 가슴 아팠던게 50대 여성분이 쿠팡에서 일을 하다가 핫팩조차도 못해서 돌아가신. 어떻습니까?

◆ 김하영> 일단 물류센터 자체가 냉난방이 불가능한 구조거든요. 워낙 크고 창문도 있고 하다보니까. 그러다 보니까 겨울에 춥고 여름에 더운건 감수를 해야되는게 있고. 그리고 일주는 자체가 사람이 직접 일일이 지시를 하지 않아요. PDA 단말기 하나 주고 PDA의 지시에 따라서 움직여야 되는데. PDA의 물량처리기준이라는게 있어요. 시간당 처리량을 측정하는 숫자가 나오거든요. 그게 또 은근 스트레스를 주기도 하고. 쿠팡 측에서는 그거에 따라서 불이익을 주지 않는다고 하는데. 아무래도 그게 신경 쓰일 수밖에 없죠. 그리고 기계, 인공지능의 지시로 일을 하다보니까. 사실 쉬는 시간이 별로 없어요. 보통 작업의 기본은 50분 근무에 10분 휴식. 이런게 좀 있어야 되는데. 거의 일하는 동안 4시간. 식사시간 되기 전까지는 거의 쉬지않고 일하는 경우가 많죠.

◇ 김혜민> 그래서 택배 노동자 과로사 방지 대책을 위한 사회적 합의기구가 오늘 발표를 한거거든요? 분류작업은 택배사가 책임 지도록 하고. 심야배송제한. 이런것들을 합의했는데. 이런 움직임은 교수님 어떻게 보세요? 사실 이렇게 하기까지 굉장히 많은 시간이 걸렸잖아요?

■ 박정호> 네. 맞습니다. 법이라는걸 한번 제정하는데도 많은 분들이 노력이 같이 들어야 되는거거든요. 근데 좀 아쉬웠던 것은 이번에 제정됐던 플랫폼 노동자의 기본법이 마치 플랫폼 노동자가 배달업이 중심이 된다는 것에 너무 기반한 것 같아요. 좀 설명을 드리면. 지금 코로나19로 어떻게 보면 산업의 전영역이 플랫폼화 되고 있고. 비대면 환경속에서 일을 진행할 수 있는 여건들이 만들어져나가고 있거든요? 가장 대표적으로 말씀드리면 소프트웨어 개발을 한다든가. 디자인업을 하는것도 이렇게 플랫폼 상황에서 노동자를 고용해서. 그 사람에게 일을 시킬 수 있는 그런 기반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그것은 단순히 국내에서만 그 사람을 고용할 수 있는게 아니라. 해외 엔지니어가 한국에서도 편하게 고용할 수 있는 시스템들이 만들어졌거든요. 그러면 여기서 무슨 문제가 생기냐면요. 우리나라가 그동안 우리나라 근로자들의 기본적인 권한을 보호하기 위한 최저임금제라든가 주52시간제. 이런 법률들은 내국인들만을 대상으로 적용되고 있는 법입니다. 그러면 누군가는 좀 더 값싼 노동자를 고용할 수 있는 방편이 없을까 했을 때. 이제는 제가 좀 전에 말씀드렸던 플랫폼들을 활용해서 해외에 있는 엔지니어들을 최저임금 이하로 얼마든지 고용할 수 있는 상황이 생겨버린 것입니다. 따라서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는 근로현장. 이런 것은 배달업이나 특정 직군에만 구속된 것이 아니라. 전산업으로 확장되고 있는데 그런 것까지도 반영되는 법안은 아니었다. 이런 생각이 드네요.

◇ 김혜민> 정말 어렵게 한발을 내딛었는데. 말씀하신 것처럼 이게 택배기사님들 만의 얘기는 아니니까요. 플랫폼 전반의 노동자들을 위한 제도적 장치들이 정말 점차 세워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너무 늦게 세워지면 안되고요. 지금 7874님이 심야배송, 새벽배송하는 택배기사들에게 정당한 대우를 주는게 중요하지. 이것을 아예 없애는건 시대적 흐름에 어긋나는거 아닙니까? 이렇게 문자 보냈어요. 근데 사실 이런 이야기하시는 분들도 계세요. 어떻게 보세요? 김작가님?

◆ 김하영> 네. 원래 회사를 다닌다면 심야, 야근 수당은 1.5배죠. 그런데 택배기사들은 심야에 배송을 한다고 해서 택배비가 1.5배가 되지는 않잖아요? 그날 물량을 다 처리해야되기 때문에 늦게까지 일할 수밖에 없는건데. 만약에 그 시간 늦게까지라도 배달을 완료해야되는 급한 물건이라면 택배비를 조금 더 차등을 두거나. 그렇게 하는 방법도 가능하다고 보고요. 어쨌든 야간노동은 발암물질이라고도 하잖아요? 우리가 이 문제는 좀 심각하게 생각할 필요도 있을 것 같습니다.

◇ 김혜민> 제가 교수님께 여쭙고 싶은 것도 이런 의견을 의견을 내신 분들은 이런 입장이신 거예요. 플랫폼 산업이 우리나라에 이렇게 적확하게 맞는 산업이고. 세계적으로 앞서 나가는 산업인데. 이렇게 되면 후퇴하는거 아니냐. 심야배송 없애고 새벽배송 없애면. 그런데 이 안에서 택배기사들 어려움 당하니 정당하게 대우해주고. 시스템을 갖춰나가야지. 이걸 아예 제도적으로 못하게 하는건 안된다. 이런 의견이거든요? 학자로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 박정호> 네. 저도 사실 이부분에는 일부 동의를 합니다. 심야에 배송하시거나 새벽에 배송하시는 분에게 사실 제일 적합한 것은 적정한 거기에 대한 대가를 지급하는 것이지. 못하게 하는 것은 사실 그 시간대 누군가 일을 하고 싶은 사람의 일자리를 자칫 잘못하면 뺏는 효과도 생기거든요. 따라서 이것이 적정한 대가를 지불하는 형태로 좀 더 논의가 이루어지는게 더 적합해보이고요. 우리는 우리나라 내부에서만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글로벌 사회에서 해외기업들과 경쟁을 하게 되는데. 해외기업들 같은 경우는 우리는 심야에도 배송해드립니다. 우리는 새벽에도 배송해드립니다. 빨리 갖다드립니다. 라는 경쟁력을 앞세워서 다시 그걸 치고 나갈 경우 우리나라 기업들의 경쟁력도 더 쇠퇴할 수가 있거든요. 저는 그래서 조금 더 적정한 급여를 지급하는 방식에 대한 논의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었는데. 사실 김하영 작가님의 책을 보면 거기에 대해서 굉장한 혜안이 하나 담겨져있었어요. 최저임금이라는걸 모든 직군에 상관없이 단일기준을 적용할 것이 아니라. 이런 플랫폼 노동자들을 최저임금은 좀 더 높여야되는 객관적인 근거들을 말씀해주신게 있었거든요.

◇ 김혜민> 그 이야기 좀 해주시겠어요, 작가님?

◆ 김하영> 네. 일반적인 회사를 다니면 주휴수당, 연월차, 퇴직금, 건강보험, 국민연금, 고용보험, 산재보험. 다 적용을 받잖아요? 근데 플랫폼 노동자는 프리랜서이거나 개인사업자인 경우에 이런 것들을 전혀 혜택을 못받습니다. 그래서 최저임금인 시간당 8720원 이면 거기에는 회사에 고용되어있을때는 다른 비용들이 추가가 되는거지만. 이런 플랫폼 노동자들은 다른 비용을 본인이 다 부담을 해야되기 때문에 한시간에 12000원은 벌어야 다른 최저임금 정도의 수입이 되는거예요. 다른 혜택은 전혀 못받기 때문에. 그렇기 때문에 일단 이 노동하시는 분들이 자기의 기대수준을 높여야 돼요. 한시간에 9000원 벌었으니까 괜찮아가 아니라. 이 일을 하려면 한시간에 12000원, 15000원은 벌어야돼. 그런 기준이 있어야되고. 그리고 사회적으로도 이런 플랫폼 노동자들이 사회 안전망에 편입될 수 있게. 고용보험이나 이런 것들을 좀 지원해준다면 플랫폼 노동자들이 무리하고 과로하는 일이 줄어들 수 있게 되겠죠.

◇ 김혜민> 그러면 작가님도 책에서 쓰셨지만. 배민커넥터 모집광고에도 시간당 평균 15000원. 이런거 써있고. 아까 말씀하신 월 700보장된다. 이런거 다 아니에요? 과대광고였어요?

◆ 김하영> 전국에서 상위 한 2% 정도는 가능할거 같긴 한데요. 그렇게 더 버는 분들도 있는거 같아요. 근데 그런 경우는 서울 강남이나 마포나 밀집지역. 주문이 많은데. 그런데서나 가능하고 대부분의 지역은 그렇게 벌기 힘들다고 보거든요. 배달료가 건당 3000원인데. 사실 생각해보면 음식 조리하는데 한 10분 걸리고. 배달하는데 10~15분 걸린다고 치면. 한시간에 한건씩 배달하면. 한시간에 3건? 많이해봐야 4건이거든요. 그러면 3000원씩 받아가지고 15000원이 되기 어렵죠. 그리고 만약에 자기가 오토바이로 배달한다고 치면 오토바이값들어가죠. 또 보험료가 좀 비쌉니까. 그리고 기름값 들어가죠. 유지비 들어가죠. 그런거 다 제하고 나면 남는게 별로 없거든요. 그래서 배달대행 같은 경우는 하루에 한 50건은 해야 한달에 250~300은 가져간다고 하거든요. 근데 그렇게 배달하기 어려운게 하루에 10시간 일한다고 치면. 50건을 배달하려면 한시간에 5건씩만 하면 되잖아요? 그런데 음식이라는게 점심시간, 저녁시간, 야식시간 몰리는 시간이 있잖아요. 그러니까 몰리는 피크타임에 한시간에 10~15건씩 소화를 해야 하루에 50건을 할 수 있거든요. 몰리는 시간에 그렇게 배달을 하려다 보니까 여러개 넣어가지고 다니고. 그러면 소비자도 불만이고. 음식점도 불만이고. 배달라이더는 위험하게 달려야 되고. 그런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는거 아닌가. 그런 생각이듭니다.

◇ 김혜민> 지금 0524님은 현직 플랫폼 업체에서 일하는 라이더입니다. 너무 사람을 많이 뽑아서 적정인원제도 시행도 시급합니다. 이렇게 하셨거든요? 이것도 사람이 너무 많으면 본인이 혼자 감당할 수 있는 일이 줄어들거 아니에요. 떨어지는 일들이. 교수님, 조금 더 이런 제도들이 도입됐으면 좋겠다. 하는거 있으세요?

■ 박정호> 사실 사측에서 사람을 더 뽑는다는 권리 자체를 제한하는건 사실 쉽지는 않고요. 한가지 제가 걱정하는 부분은 코로나19로 인해서 아마 올해 4월 이후부터 중소기업, 중견기업 중에서는 구조조정을 앞두고 있는 회사들도 꽤 있습니다. 그럼 그런데서 이탈하시는 분들이 또 다시 쉽게 직업을 구할 수 있는 경로가 이 부분이거든요? 그래서 이 많은 분들이 동시에 이런 직업을 원하시는 분들이 더 늘어나기 때문에. 방금 청취자가 말씀하신 그런 고충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여요. 그러면 사측에서는 어떤 생각을 갖게 되냐면. 근로자 한사람, 한사람이 사측과 교섭할 수 있는 능력이 더 떨어지게 되겠죠. 왜냐면 내가 아니라 이걸 원하는 사람이 많으니까요. 바로 이런 과정에서 더더욱 플랫폼 노동자 분들을 위한 법적인 제도적인 보완이 더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렇게 말씀드립니다.

◇ 김혜민> 알겠습니다. 쿠팡에 관한 이야기 지금까지 나눠봤는데요. 지금 쿠팡을 비롯해서 택배서비스에 대해서 많은 분들이 의견 주셨어요. 8894님은 코로나라 시기가 시기이니만큼 모이지 말자 해서 혼자 제사 준비하고 있는데. 제사준비도 쿠팡, 마켓컬리에 시키니 현관문앞까지 배달해줘서 편하게 음식만들고 있네요. 이렇게 말씀해주셨고. 5372님은 우리나라 택배기사님들 정말 대단한 분들입니다. 0808님 캐나다 토론토에 살고있는 큰딸에게 택배 배송이 5일정도 도착하고 실시간으로 알수있는 정보. 우리나라 최고인 것 같아요. 요즘은 코로나19로 두배정도는 걸리는것 같습니다. 이렇게 보내주셨어요. 7958님은 저희 방송듣고 배고파져서 음식 주문했다고. 흐린 날엔 김치전이죠 하셨는데. 김치전도 배달되나요?

◆ 김하영> 네. 안되는게 없습니다.

◇ 김혜민> 안되는게 없군요. 알겠습니다. 많은 분들이 플랫폼 정답 보내주셨어요. 좀 다른 이야기 한번 해볼게요. 타다 논란. 저희도 사실은 라디오의 아주 중요한 청취자 분들이 택시기사분들이어서. 저희도 사실 심적으로 택시기사님들 편이기는 한데. 사실 타다라는 산업 역시 신산업이라고 우리가 부르기도 하고요. 이부분은 좀 어떻게 바라보고 계세요? 작가님께서는.

◆ 김하영> 저는 이걸 좀 더 거시적인 시각에서 봐야될 필요가 있다고 보는데요. 택시기사라는 직업이 1970~80년대때만해도 중산층 이상으로 취급받는 직업이었죠. 예전에는 택시기사하기 쉽지 않았거든요. 일단 운전도 잘해야 되지만 길도 잘 알아야 되고. 그리고 어느 시간에 어디가면 손님이 많은지 영업력도 갖춰야 되고. 그래서 택시기사는 오래하면 할수록 돈을 더 많이 벌 수 있는 숙련도가 되게 중요한 직업이었어요. 그런데 기술이 발전하면서 네비게이션이 나오니까 길을 몰라도 택시기사를 할 수 있거든요? 그리고 손님을 받는 것도 길에서 잡는게 아니라. 콜을 받아서 손님을 태우는 시스템으로 바뀌고 있잖아요? 그러니까 영업력도 더 이상 필요가 없단 말이에요. 그러니까 계속 택시기사는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직업이 됐고. 계속 수입은 낮아지고 있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택시기사들의 처우개선도 좀 필요하지만. 이런 기술에 의한 새로운 산업이 생겨날 때마다 사회적 대화나 이런 것들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는 구조가 필요하고. 그리고 기존의 택시산업이나 택시기사분들도 이런 기술의 발전에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해야 되는데. 기업들은 기업대로 따로 놀고. 또 정부는 정부대로 생각이 다르고. 기사분들은 기사분들 대로 생계에 위협을 받다보니까 다툼만 계속되고 해결책은 못찾는 부분이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김혜민> 네. 생계의 위협으로만 택시기사님들이 보지말고.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이라든지. 생계의 진전으로 볼 수 있는 대화의 장을 정부가 마련해줘야될 것 같은데.

◆ 김하영> 기술발전의 혜택을 고루 나눌 수 있게.

◇ 김혜민> 지난번 국토부와 여러 가지 갈등에도 저도 좀 안타까운 부분들이 많았거든요. 이렇게 얘기듣다보면 결국 플랫폼 노동자라는게 존재할 것인가. 이런 생각이 들어요. 전혀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플랫폼 노동자들이 생겼지만. 앞으로 기술이 더 발전하면 자동차도 자율주행. 자동화 나오고. 예를 들면 그러면 대리운전도 없어질 수 있고요. 택배도 로봇이 다할 수 있고. 이렇게 되면 노동시장에서도 또다른 구조적 실업이 다가오지 않겠습니까. 교수님? 이부분은 우리가 어떻게 생각해야 됩니까?

■ 박정호> 네. 맞습니다. 사실 어떤 직군이 어떻게 보면 영구적으로 존재하는 경우는 거의 없죠. 마부라는 직업이 없는 것처럼요. 그래서 그렇다면 어떤 직군을 지키기 위해서 기술발달이나 창업자들이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을 막아야 되느냐? 그건 절대 아닙니다. 사실 지금 가장 대표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활동하고 있는 직업군들을 보면 기술이 발달되면서 거기서 생긴 파생적인 직업들이 많았고. 그거에 종사하시는 분들이 대거 있거든요. 그러다보니가 기술발달을 막는 것은 맞지도 않고요.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사실 역사적으로 어떤 기술발달을 막는데 성공한 사례는 단한차례도 없습니다. 마부들이 예전에 자동차 등장을 어떻게든 막아보려고 했지만. 다 실패했었던것처럼요. 그래서 저는 어떻게 보면 참 이게 비정한 현실인데요. 자신의 직업군이 가지게 될 위상의 변화를 개인들이 철저히 확인하시는 것도 중요해요. 그래서 내가 가지고 있는 직업의 사회적인 가치가 낮아질 것 같으면 나는 그 다음 직업은 뭘 선택하는게 좋을까. 나는 그 다음 노후는 어떤 직업을 선택해서 어떻게 대비하면 좋을까를 반드시 고민하셔야된다. 저는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김혜민> 개인도 철저히 나의 직업의 위상을 스스로 현실을 체크하면서. 미래를 좀 예측하라고 하셨어요. 그러면 작가님은 노동자 입장에서 이 일들을 하셨으니까. 노동자 입장에서 사측에 요구하는게 있으시다면 어떤게 있으세요? 플랫폼 산업에 있어서.

◆ 김하영> 첫째는 안전에 관한 문제인데요. 제가 한달전에 배달을 하다가 팔이 부러졌어요. 되게 추운날이었는데. 블랙아이스라고 하죠. 살얼음이 살짝 끼어서 그걸 미처 확인을 못하고 미끄러져 넘어져서 팔을 다쳤는데. 제가 다치고 나서 산재보험의 도움을 받고 있거든요. 산재보험같은 경우도 업체마다 이걸 권장하느냐. 의무화 하느냐가 좀 다른거 같아요. 이런 안전문제를 좀 심각하게 생각해서. 플랫폼 노동자들이 산재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게. 정부나 기업이 좀 더 신경을 썼으면 좋겠고. 그리고 기업들 같은 경우는 기업이 내놓는 기술이나 서비스나 이런 것들에 의해서 노동자들이나 사회가 어떻게 이걸 받아들이고 변화하는지 좀 더 예민하게 관찰하고 생각할 필요가 있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 김혜민> 어제 제가 본 기사로는 특고, 플랫폼 노동자 상관없이 산재적용하도록 추진하겠다. 기재부 차관이 이야기하셨는데. 앞으로도 이것들이 잘 절차들이 밟아지는지 생생경제에서도 계속해서 보도록 하겠습니다. 지금 2979님 택배기사님들께 늘 감사합니다. 이렇게 보내셨고. 1009님은 사람이 플랫폼에 지배를 받는 세상으로 가는군요. 사람이 먼저입니다. 이렇게 보내주셨네요. 그리고 아까전에 어떤분은 본인이 플랫폼 산업했었던 경험을 보내주셨는데. 몇년전 전자업종을 경쟁력있는 업체를 묶어서 플랫폼 사업을 진행하다가 각사의 이익배분율에서 합의가 안되어 무산 되었습니다. 지금도 너무 아쉽습니다 하셨어요. 9767님은 CJ택배 기삽니다. 코로나 덕분에 물량이 장난이 아닙니다. 퇴근후 자리에 누우면 온몸이 신음에 밤이 지나갑니다. 그래도 웃으며 해야겠죠? 이렇게 보내주셨습니다. 오늘 배달의 특집으로 함께 했는데. 작가님 나중에 또 뭐 경험해서 책 써보고 싶으세요? 계획있으세요?

◆ 김하영> 아직 이 업계 자체가 워낙 변화가 심한곳이어서. 지금도 일을 하면서 계속 변화를 관찰하고 있거든요. 혹시 속편이 나올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 김혜민> 그렇군요. 코로나19 이후에 또 어떻게 플랫폼 산업이 바뀌는지. 거기에 대한 경험담 굉장히 재밌을거 같네요.

◆ 김하영> 네. 일단 자동화나 인공지능이나 로봇이 계속 일자리를 치고 들어오기 때문에요. 이 변화를 보는것도 과제중에 하납니다.

◇ 김혜민> 알겠습니다. 오늘 교수님 어떠셨어요? 친구와 함께 하셨는데.

■ 박정호> 저는 어느날 김하영 작가가 책을 냈다고 하길래. 제가 오래전부터 기다리던 책이 하나 있었거든요. 김하영 작가님은 아내분과 함께 세계일주를 한번 하신적이 있어요. 그책을 내는구나 했는데. 플랫폼 노동자 책을 냈길래. 내가 원하는 책은 언제 내주냐고 했는데. 제발 그것도 빨리 내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김혜민> 코로나19때 그 책 괜찮을거 같은데요? 다들 여행 못가잖아요.

◆ 김하영> 대리만족을 한다고 하시더라고요.

◇ 김혜민> 교수님하고 제가 아이디어 드린거예요. 오늘 함께 해주신 두분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고맙습니다.

◆ 김하영> 감사합니다.

■ 박정호>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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