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N팩트] 국내 최대 포털 네이버...검색기록 조작에 공정위 제재

[취재N팩트] 국내 최대 포털 네이버...검색기록 조작에 공정위 제재

2020.10.07. 오후 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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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지난 2012년부터 오픈마켓 서비스 시작
네이버 쇼핑검색 노출 대가로 판매 수수료 수익
자사 오픈 마켓 업체 노출되도록 알고리즘 조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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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내 최대 포털 사이트인 네이버가 검색 알고리즘을 조작해 자사 서비스를 화면에 더 많이 노출해온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공정위는 고강도 제재와 함께 온라인 플랫폼 감시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인데 네이버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해 자세한 내용 하나씩 알아보겠습니다. 김태민 기자!

일단 네이버의 검색기록 조작, 어떤 내용인지부터 짚어보죠.

[기자]
네이버는 8년 전인 지난 2012년, 오픈 마켓 서비스를 시작합니다.

오픈 마켓이란 개인이나 소규모 업체가 상품을 팔 수 있는 일종의 '온라인 장터'로 이해하면 쉽습니다.

네이버는 이 오픈 마켓 입점 업체의 상품을 자신들의 쇼핑검색 서비스에 노출해주는 대신, 판매가 이뤄질 때마다 최대 5.8% 정도의 수수료를 받습니다.

즉, 네이버 입장에선 자사 입점 업체의 상품이 많이 팔리면 팔릴수록 수익도 늘어나는 구조인 셈입니다.

이 때문에 네이버 쇼핑검색 상단과 첫 화면에 '네이버 오픈마켓' 입점 업체의 상품이 더 많이 노출되도록 검색 알고리즘을 조작했다는 게 이번 공정위 조사 결과입니다.

동영상 검색도 비슷한 구조인데요, 자사 동영상 서비스인 '네이버 TV'의 영상이 더 많이 노출되도록 알고리즘 수정이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앵커]
구체적으로 검색 알고리즘을 어떻게 수정한 건가요?

[기자]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핵심은 검색 후 첫 화면과 상단에 자사 서비스 상품이 더 많이 노출되도록 하는 것입니다.

특정 키워드를 검색하면 검색 엔진은 여러 다양한 조건에 맞춰 관련성이 높은 순서대로 결과를 보여줍니다.

하지만 네이버는 자사 서비스 더 많이, 경쟁사는 더 적게 노출되도록 검색 조건을 계속 조정, 변경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예를 들어, 쇼핑검색 첫 화면 결과에 자사 입점상품이 일정 비율 이상으로 노출되도록 수치를 조작하는 방식 등이 이용됐습니다.

동영상 검색의 경우엔 검색 알고리즘을 대대적으로 개편하면서 관련 내용을 자사 서비스인 '네이버 TV'에만 전달하고 경쟁업체엔 알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앵커]
검색 화면 상단에 노출되는 게 정말 효과가 있었나요?

[기자]
소비자들은 검색을 통해 노출 순위가 높은 결과를 더 많이 선택했습니다.

네이버 쇼핑에서는 첫 페이지에 노출된 상품을 선택하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높았고 동영상 검색 역시 전체 소비자의 55%가 검색결과 1위로 노출된 영상을 선택했습니다.

이처럼 검색결과를 인위적으로 손본 결과, 네이버 오픈 마켓의 시장 점유율은 지난 2015년 5% 남짓에서 3년 후 21%로 4배 넘게 성장했습니다.

네이버TV 역시 검색 알고리즘을 변경한 후 1년도 채 되지 않아, 재생 비율이 13% 넘게 늘어났습니다.

[앵커]
이런 검색기록 조작에 대해 공정위 제재가 내려진 건 처음이라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공정위는 이런 검색 알고리즘 조작이 경쟁업체를 방해했을 뿐 아니라 검색 결과가 객관적이라고 믿는 소비자를 속인 행위라고 보고 처음으로 제재 결정을 내렸습니다.

특히 네이버처럼 검색 서비스에서 시장 지배적 권한을 지닌 플랫폼 사업자의 불공정 행위를 더 무겁게 봤는데요,

쉽게 말해 심판과 선수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면서 공정한 경쟁을 방해했다는 공정위의 설명입니다.

공정위는 시정명령과 함께 네이버가 검색 순위 조작으로 벌어들인 수익으로 추정되는 267억 원을 과징금으로 부과했습니다.

[앵커]
이번 제재에 대한 네이버 측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네이버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공정위가 충분한 검토와 고민 없이 사업 활동을 본질적으로 침해했다며 발언 수위를 높였는데요,

이번 결정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하고 법원에서 부당함을 다루겠다고 밝혔습니다.

네이버 측은 검색 알고리즘을 개편한 건 소비자들의 다양한 요구에 맞춰 변화를 준 것일 뿐이라고 항변했습니다.

그러면서 다른 오픈마켓 서비스 역시 네이버 쇼핑 생태계를 구성하는 중요한 파트너라면서 의도적으로 불리함을 줄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네이버는 지난달에도 부동산 매물 정보 서비스에서 경쟁사를 방해했다는 이유로 한 차례 공정위 제재를 받았습니다.

[앵커]
하지만 공정위는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감시를 더욱 강화할 방침이라고요?

[기자]
최근 비대면 서비스 비중이 급격히 높아지면서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들의 영향력도 확대되고 있습니다.

공정위는 이런 온라인상의 불공정 행위에 엄정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꾸준히 밝혀왔는데요,

온라인 플랫폼 특성상 한 번 시장을 선점한 뒤에는 지배력을 이용해 다른 경쟁자들의 진입을 막기 매우 쉬운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ICT 특별전담팀을 만들어 불공정 행위 단속에 집중하고 있는데요,

최근 입법 예고한 온라인 플랫폼 법이 제정되면 감시와 제재는 더욱 강화될 전망입니다.

지금까지 경제부에서 YTN 김태민[tmkim@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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