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N팩트] 집합금지명령에도 역대 최대 재개발 한남3구역 총회...현대건설 품으로

[취재N팩트] 집합금지명령에도 역대 최대 재개발 한남3구역 총회...현대건설 품으로

2020.06.22. 오후 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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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회 시작 전부터 전시장 앞에 조합원들 몰려
현대건설, 대림산업·GS건설 따돌리고 수주 승리
시공사 선정 호재로 현대건설 주가도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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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역대 최대 규모 재개발 사업으로 꼽히는 서울 용산구 한남3구역 조합이 지자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어제(21일) 시공사 선정 총회를 열고 현대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했습니다.

총 사업비 7조 원에 이르는 한남3구역 재개발 사업 시공사 선정이 마무리되면서 본격적으로 사업이 진행될 예정입니다.

현장에 다녀온 취재기자 연결해 자세한 내용 짚어보겠습니다. 최두희 기자!

어제 총회 현장에 다녀왔는데, 현장 분위기 어땠나요?

[기자]
네. 총회는 어제 오후 2시에 열렸는데요.

시작 1시간 전부터 총회가 열리는 서울 코엑스 전시장 앞엔 조합원들이 길게 줄을 섰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 1미터 간격으로 바닥에 스티커가 부착돼 있었고,

조합원들은 체온을 잰 뒤에야 총회장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조합원들은 모두 마스크 차림이었는데, 연령대도 다양한 모습이었습니다.

조합 측에서 방역에 신경을 쓰면서 거리두기는 대체로 잘 지켜졌지만,

사람들이 몰려들 때 거리두기가 느슨해지는 모습도 종종 눈에 띄었습니다.

또 총회장에는 현장 채증을 하기 위해 강남구청 관계자들도 자리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앵커]
구청 측이 집합금지 행정명령을 전달했지만, 조합 측에서 총회를 강행한 거군요?

[기자]
네, 총회를 앞두고도 우여곡절이 많았는데요.

총회에 앞서 장소가 삼성동 코엑스이다 보니, 강남구청에서는 조합 측에 집합금지 행정명령을 내렸습니다.

코로나19 확산이 우려된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또 코엑스 측도 대관 계약 취소를 검토하기도 했는데요.

이런 우려에도 조합 측은 방역수칙 준수를 약속하고 어제 총회를 강했습니다.

조합 측은 지난해 11월 서울시와 국토교통부의 입찰 무효 결정, 검찰 수사, 여기에 코로나19 등으로 사업 일정이 미뤄져

시공사 선정을 늦춘다면 사업 장기화가 우려된다는 게 조합 측 입장이었습니다.

강남구청도 감염병 예방법에 따라 집합금지 행정명령을 내리긴 했지만, 총회를 강제로 막을 권한이 없어 지켜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구청 측은 집합금지명령을 어긴 조합뿐 아니라 참석한 조합원 개인에게 최대 3백만 원까지 벌금을 물리겠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습니다.

강남구청은 만약 총회로 인해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다면 치료비와 방역비 등에 대해 구상권을 청구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앵커]
조합원이 2,800여 명이나 참여했다고 하는데,

어제저녁까지 이어진 투표에서 한남3구역 재개발 시공사로 현대건설이 선정됐다고요?

[기자]
네. 어제 총회에 참석한 조합원은 약 2천8백여 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시공사 선정을 위해서 참석이 필요했던 전체 조합원 약 3천8백여 명의 절반인 천9백여 명을 훌쩍 넘긴 건데요.

애초 예상했던 2천여 명보다도 더 많은 조합원이 모여 총회 열기는 뜨거웠다고 할 수 있습니다.

어제 오후부터 이어진 총회 1차 투표에선 현대건설과 대림산업이 1위와 2위를 차지했는데요.

하지만 과반수를 넘기지 못하면서 2차 결선 투표까지 하게 됐습니다.

여기서 현대건설이 조합원 1,409명의 지지를 받으면서 경쟁사인 대림산업을 따돌리고 결국, 시공사로 선정됐습니다.

[앵커]
하지만 '한남3구역 재개발 사업', 시공사 선정까지 이어진 여정은 순탄치 않았군요?

[기자]
네. 한남3구역 재개발 사업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 686번지 일대에 5,816가구와 근린생활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입니다.

총사업비는 7조 원, 공사비 1조 8천억 원 규모로 역대 가장 큰 재개발 사업으로 꼽히는데요.

무엇보다 서울 도심에 남산을 등지고 앞쪽엔 한강이 있다 보니, 서울 강북에서 대표적인 노른자위 주거지로 꼽힙니다.

지난 2003년 뉴타운 지정 이후 2009년 정비구역 지정, 2012년 조합설립인가, 그리고 다시 2017년 서울시 건축심의 통과를 거쳤는데요.

이후 지난해 3월 말 사업시행인가 이후 약 1년 3개월 만에 시공사 선정 절차까지 마무리된 겁니다.

하지만 지난해 8월 수주자 입찰 첫 공고가 난 뒤에도 수주전이 과열되면서 우여곡절이 많았고,

국토교통부와 서울시의 입찰 무효 결정, 검찰 수사, 재입찰, 여기에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일정 지연이 이어졌습니다.

[앵커]
앞서 말씀하셨듯 한남3구역이 상징성이 큰 사업장인 만큼, 수주전을 승리로 이끈 현대건설의 기대도 크겠네요?

[기자]
네. 이번 한남3구역 수주전은 사업 규모는 물론, 한강 변의 랜드마크라는 상징성 때문에 현대건설, 대림산업, GS건설 등 대형 건설사들의 수주 경쟁이 치열했는데요.

현대건설 측은 탄탄한 재무구조와 풍부한 현금 유동성을 바탕으로 경쟁사들보다 나은 사업조건을 제시해 조합원들의 표심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수주전 승리가 앞으로 줄줄이 예정된 한남 재개발 지구 수주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습니다.

한남3구역 재개발 시공사 선정 호재로 국내 주식시장에서 오늘 오전, 현대건설 주가도 급등했습니다.

지금까지 경제부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최두희[dh0226@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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