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억대 동대문 의류 밀수출 中조직 '덜미'...'라벨갈이' 동원

50억대 동대문 의류 밀수출 中조직 '덜미'...'라벨갈이' 동원

2019.08.08. 오후 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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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울 동대문 시장에서 유통되는 옷 수십억 원어치를 중국에 밀수출해 온 조직이 세관에 적발됐습니다.

중국산 옷을 한국산으로 둔갑하는 이른바 '라벨갈이' 수법도 동원했는데,

중국인 소비자들은 자국에서 수출한 옷을 한국산인 줄 알고 비싼 값에 다시 산 셈입니다.

이하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동대문구에 있는 한 사무실!

직원 20여 명이 모여 앉아 옷 속에 붙어있는 라벨을 조심스럽게 잘라냅니다.

'메이드 인 차이나' 즉, 중국산임을 숨기기 위한 이른바 '라벨 갈이'입니다.

중국인 29살 A씨 등이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주문을 받은 뒤 서울 동대문 시장에서 옷을 구매해 중국 소비자에게 판매한 건데, 구입한 옷이 중국산이면 이런 수법을 이용해 한국산으로 위장했습니다.

중국으로 보낼 때는 상품 가치가 없는 일반 소포처럼 포장해 세관 신고 없이 밀수출하는 수법을 사용했습니다.

A씨 등이 밀수출하려다 적발된 의류입니다.

지난 2017년 동안 몰래 팔아온 옷은 46만 벌! 판매가가 54억 원에 이르는데요,

하지만 옷의 원가가 12억 원에 불과하고, 밀수출로 인해 절감한 통관 비용 등이 2억 원이 넘는다는 것을 고려하면 이러한 불법 판매로 얻은 수익은 수십억 원대로 추정됩니다.

일부 중국 소비자는 자국에서 생산돼 한국으로 수출된 옷을 한국산 제품인 줄 알고 훨씬 비싼 가격에 사게 된 겁니다.

서울 세관은 상품 가치가 없는 품목을 해외로 보낼 때 간이 목록만 제출하고 별도의 세부 신고는 하지 않아도 되는 정부의 수출지원책을 악용한 것으로 보고, A씨 등 4명을 입건해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이동현 / 관세청 서울본부세관 특수조사과장 : 신속 통관이 우선이기 때문에 간이수출신고제도나 검사 비율을 낮추는 방법으로 신속 통관을 해주고 있습니다. 이런 점을 악용해서 상품가치를 0원으로 표시하고 밀수출을 한 것입니다.]

관세청은 앞으로 검사율을 높이는 방안 등을 통해 밀수출 행위를 적발하고, 오는 10월까지 봉제공장과 공항, 물류센터 등에서 수·출입 의류의 원산지 허위 표시에 대한 특별 단속도 추진할 방침입니다.

YTN 이하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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