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와이] 韓日 관계 좋았을 때 경제도 좋았다?

[팩트와이] 韓日 관계 좋았을 때 경제도 좋았다?

2019.07.17. 오전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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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일 관계가 좋았을 때 우리 경제도 좋았다."

일본의 수출 규제를 우려하는 허창수 전경련 회장의 발언입니다.

일본과 반목하는 것보다는 협력하는 것이 경제에도 도움이 된다는 취지겠죠.

그러나 한일 갈등이 격화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실제로 그랬는지 한번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팩트와이 고한석 기자입니다.

[기자]

▲ 우호적 한일 관계, 경제에도 좋다?

식민지 지배에 대한 반성과 사죄.

1998년 한일 정상의 만남, 이른바 김대중 - 오부치 선언 내용입니다.

이후 일본 대중문화 개방으로 이어지며 한일 관계에 순풍이 불었습니다.

2002년 한일 월드컵과 '욘사마'로 대표되는 한류 열풍.

노무현 정부 초반까지 한일 관계는 좋았습니다.

국민의 정부에서 참여 정부로 이어진 그 시기, 우리 경제는 외환위기를 극복하고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습니다.

일본 때문에 경제가 좋았던 것은 아니지만, 우호적 한일 관계를 조성해 위험 요소를 줄였다는 평가입니다.

[이창민 / 한국외국어대학교 융합일본지역학부 교수 : 일본과 한국 사이에 경제·무역·산업구조 측면에서 상호 보완적인 관계를 어느 정도 이해했기 때문에 리스크 관리를 쭉 해왔던 거죠.]

▲ '화이트 국가' 지정, 경제적 혜택?

일본의 화이트 리스트, 백색 국가에 중국과 대만은 포함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두 나라가 일본에서 우리나라보다 더 많이 사들이는 반도체 소재도 있습니다.

화이트 국가가 아니어도 일본과의 무역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얘기입니다.

한일 관계가 비교적 순탄했던 2004년 일본은 우리를 화이트 국가로 지정했지만, 이후 일본산 반도체 소재를 더 많이 수입하게 됐다고 보기도 어렵습니다.

화이트 국가 지정이 경제적 혜택이라기보다는 우방국에 대한 외교적 우대 측면이 큰 이유입니다.

문제는 그 호의를 거두면 경제 보복의 길이 열린다는 데 있습니다.

[이재형 / 한국개발연구원 전문위원 : 표면적으로는 수입 절차의 불편함이 커지겠죠.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건 언제라도 일본 정부 판단에 따라 수출을 금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겁니다.]

▲ 일본의 경제 보복, 이번이 처음?

경제 위기 상황에서 달러를 쉽고 빠르게 빌릴 수 있는 통화스와프.

2001년 일본과 체결해 금융위기를 거치며 2011년 7백억 달러 규모로 커졌습니다.

그러나 아베 집권과 2012년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 등이 맞물리면서 한일 통화스와프는 끊겼습니다.

일본이 경제를 외교 갈등의 보복 수단으로 삼은 사실상의 첫 사례였습니다.

다음 달 우리를 화이트 국가에서 제외한다면 외교 문제로 경제 협력을 흔들지 않는다는 한일 간 원칙은 완전히 깨집니다.

우리 기업 역시 일본을 더 이상 믿고 거래하는 '화이트 국가'로 볼 수 없게 됩니다.

YTN 고한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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