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경제] "그래서 어떻게 바꿀 겁니까?" 故김용균 씨 엄마 외침에 응답해야

[생생경제] "그래서 어떻게 바꿀 겁니까?" 故김용균 씨 엄마 외침에 응답해야

2018.12.13. 오후 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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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경제] "그래서 어떻게 바꿀 겁니까?" 故김용균 씨 엄마 외침에 응답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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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혜민 PD
■ 대담 :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 소장



[생생경제] “그래서 어떻게 바꿀 겁니까?” 故 김용균 씨 엄마의 외침에 어떤 응답해야





◇ 김혜민 PD(이하 김혜민)> 오늘 가장 뜨거운 경제뉴스를 제일 생생하게 전해드리는 시간입니다. 태안 화력발전소에서 숨진 스물넷 김용균 씨는 제대로 된 업무 숙련 기간도 없이 2주 만에 혼자 4kg에 달하는 설비를 책임지게 됩니다. 그리고 그는 최소한의 안전장치인 랜턴도 없이 휴대폰 불빛에 의지해서 석탄이 이송되는 벨트에 발생한 석탄을 처리하던 중 벨트에 끼여서 사망합니다. 과연 이 일이 개인의 부주의와 불운 때문일까요? ‘을’들과 함께 한 매주 수요일 ‘을아차차’ 코너가 지난주에 막을 내리자마자 이런 참사가 벌어져 마음이 굉장히 무겁습니다. 을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분입니다. 민생경제연구소 안진걸 소장 나오셨어요. 안녕하세요?

◆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 소장(이하 안진걸)> 네, 안녕하세요.

◇ 김혜민> 안 뵀으면 좋으면 좋았겠는데, 우리 소장님을 이런 문제로 안 만났으면 좋겠는데...

◆ 안진걸> 좋은 일로 봬야 하는데, 저도 면목이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 김혜민> 용균 씨가 외아들이었대요.

◆ 안진걸> 어머님이 절규하는 모습이 너무 마음이 아프더라고요. 많은 국민들이 2년 전 구의역에서 돌아가신 김 군 사망 소식에 이어서 2년이 지났으니까 많이 좋아졌겠지, 위험 업무를 무조건 외주화시키고, 특히 둘이 해야 할 업무를 혼자 하는 것. 구의역 사망사고 현장을 제가 가봤거든요? 정말 기차가 들어오는 데에서 바로 앞입니다. 거기에 정말 혼자서 몰두해서 해야 하고, 또 얼른 다른 역으로 옮기게 되어 있었잖아요? 가방 안에 가슴 아픈 컵라면이 있었고요. 그러면 정말 두 명이서 해야 하는데, 혼자 하다 보면 빨리 고치고 옮겨야 하니까 밥 먹을 시간도 없고요. 그러면 바로 그때 동료가 한 명 있으면서 기차 들어옵니다, 잠깐 쉬세요, 이렇게 해주어야 하는 것이잖아요? 그 찰나의 순간에 기차에 치이신 거거든요. 마찬가지로 이번에 돌아가신 김용균 님도 새벽에 밤샘근무를 하다가 11일 새벽입니다. 지금 CCTV가 없습니다. 밤에 컨베이어 벨트가 도는, 굉장히 장거리의 컨베이어 벨트거든요? 밤에 거기로 들어가는 것이 CCTV에 찍힌 것이 마지막입니다. 10일 밤에. 그리고 11일 새벽에 돌아가신 것으로 발견됐는데, CCTV가 없기 때문에 어떻게 된 것인지는 모르고, 동료들도 정확히 어떻게 된 지 알 수가 없어요. 보지를 않았기 때문에요.

◇ 김혜민> 그래서 유족들은 지금 보상보다는 어떻게 우리 아들이 이런 환경에 처해졌고, 어떻게 생을 마감했는지를 알고 싶다, 이렇게 울부짖고 있습니다. 제가 오프닝에서 온수관 이야기를 했던 이유도 결국은 사망 사고가 나서 정부에서 온수관 조사를 했거든요? 그러면 구의역 사건이 있었을 때, 우리가 조금 더 이 문제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나섰다면, 얼마나 많은 국민들이 분개했어요? 그리고 추모했고요. 사실 우리 모두의 책임이에요. 그때 그러고 잊어버렸거든요. 뒤에 그 얘기는 조금 더 해보도록 하고요. 회사가 서부발전이잖아요. 한국 서부발전. 제가 홈페이지에 가봤더니 기업 구분, 공기업. 매출액, 4조 2,224억 원. 평균 연봉, 7,000만 원 이상에서 1억 미만. 이런 공기업이에요. 이 공기업에서 외주를 준 거예요. 왜 외주를 줬을까요, 이런 안전 작업을요?

◆ 안진걸> 원래 이렇게 매출이 엄청난 공기업이잖아요. 사실은 일반 민간 기업과 달라서 이윤만 추구하거나 주주에게 배당을 해주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비용 절감에 목매달 필요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원래 한국전력이었던 것을 이렇게 분할해서 공기업으로 만들었던 역사부터가 어떤 것이냐면, 공기업이 비대하니까 분할해야 하고, 또 일부 민영화한다는 신자유주의적인 논리가 있었습니다. 정부는 조금 작게 만들고, 시장이라는 큰 시장에 가급적이면 맡긴다는 거잖아요? 그런데 역사적으로 보면 아시겠지만 시장에 모든 것을 맡기면, 이윤논리 때문에, 비용 효율 논리 때문에요. 너무나 많은 참사가 발생한 역사가 있는데, 우리 한국도 그것을 그대로 답습했던 거죠. 그래서 서부발전이 발전회사로 이렇게 쪼개져있는데, 그 발전회사 안에서 또 위험한 업무나 또는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업무는 최소 입찰로 하도급을 주는 겁니다.

◇ 김혜민> 그러니까 경쟁 입찰을 하는 것 아닙니까?

◆ 안진걸> 경쟁 입찰을 하는데, 그 자체도 굉장히 잘못된 것이죠. 자기들이 상시적으로 안전하게 해야 하는 업무니까 서부발전 정규직 직원들이 2인 1조로 나눠서 하시면 되는 거예요. 그런데 그것을 비용을 절감한다는 미명하에 외주를 주고요. 또 그런 곳이 산재가 많이 발생하게 되어 있으니까, 서부발전은 산재가 나더라도 서부발전의 산재로 기록이 안 남고, 외주회사의 산재로 되잖아요. 이렇게 관리나 책임은 떠넘기고요. 그런데 발전회사에서 석탄을 공급하는 것보다 핵심적인 일이 어디 있습니까? 예를 들면, 제가 백 번을 양보해서 입구에서 경비를 하는 분들이나, 주차를 안내하는 분이면 외주 줄 수 있겠다, 그것도 가급적이면 정규직을 써야 한다는 사회적 논리가 있지만요. 그런데 핵심적으로 컨베이어 벨트에 석탄을 싣고, 그것을 나르고, 그것이 제대로 들어왔는지 관리하고, 우리 용준 님 같은 경우에는 떨어지는 석탄을 이렇게 올리는 것. 낙탄이라고 하는데, 그것을 올리고, 또 쓰레기 치우고요. 그러니까 석탄을 컨베이어 벨트에 올리기 때문에 얼마나 많은 가루가 날리겠습니까? 관리도 해야 하잖아요? 그 와중에 뭔가에 끼어서 불의의 사고가 생긴 것 같은데요. 이런 업무야말로 핵심적으로 정규직이 직속으로 했어야 했습니다. 그리고 2인 1조로 했어야 했고요.

◇ 김혜민> 방송국에도요. 저는 여기 직원이잖아요? 저는 정규직이에요. 제작 필수 업무를 하는 사람들은 정규직이어야 해요. 왜냐하면, 그래야 회사의 생각도 직원을 통해 실현할 수 있고, 직원 역시 회사의 보호를 받으면서 제작할 수 있는 거예요. 이건 기본 중의 기본이거든요? 그런데 말씀하시는 것처럼 발전 회사에서 석탄을 다루는 업무가 굉장히 핵심적이고, 중요한 업무인데, 이것을 외주를 줬어요. 제가 서부발전, 이름이 너무 낯익어서 봤더니 올해에 라오스에서 댐 건설했었는데, 수력발전 댐이 무너졌던 사건이 있죠? 그 댐이 SK 건설과 한국 서부발전의 합작 설립이었어요.

◆ 안진걸> 그래서 을아차차에서도 라오스 댐 전문가들 몇 번 인터뷰해서 폭로도 하고 그랬잖아요? 그런 식으로 해외에 진출하는 것까지는 좋은데, 그때도 그런 지적을 했잖아요. 비용을 절감하는 과정에서, 또는 사고를 인재인데 축소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고 현지에서도 말했는데, 그런 기업의 문화가 인간과 안전 중심이 아니라 이윤과 효율 중심으로 가는 역사 속에서 서부발전이 라오스에서도, 물론 고의는 아니었겠지만 그런 일이 있었고요. 이번에는 고의는 아니죠. 당연히. 사람이 죽기를 바랐겠습니까? 다만 우리가 이런 것을 사회적 타살이라고 하는 이유는 뭐냐면, 2년 전에 분명히 2인 1조로 해야 할 작업을 혼자 하면 죽을 수도 있다는 것,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라는 사실이 나오는 겁니다.

◇ 김혜민> 그러니까 죽기를 바라지는 않았지만, 죽을 수도 있는 환경 가운데에 그 노동자를 보냈다는 것. 제가 이 기사를 보고 가장 눈물을 쏟았던 부분이 뭐였냐면요. 랜턴도 지급이 안 됐대요. 핸드폰 플래시로 작업을 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 사고 현장에 가니까 핸드폰 플래시가 켜져 있는 상태로 떨어져 있었다고 하는데, 저는 그 부분에서 정말 눈물을 쏟았어요.

◆ 안진걸> 네, 맞습니다.

◇ 김혜민> 왜 이런 것이 지급이 안 됩니까?

◆ 안진걸> 그러니까 그것도 다 비용 절감에 올렸을 것이고요. 서부발전 관계자들은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그것은 우리 일이 아니라 도급 업체인 한국 발전이 알아서 하는 것이었다. 우리는 분쟁이나 소음이 심한 지역에서 2인 1조로 하라는 규정도 있었다, 이렇게 이야기를 합니다. 그런데 본인들이 규정이 있으면 뭐 합니까? 그것을 최소 비용으로 입찰해서 떠넘겼는데요? 위험한 업무를요. 그리고 거기서 알아서 관리한 것이었거든요? 그리고 산재는 많이 발생했지만, 한 번도 자기들은 무산재 기업이라고 포상을 받았어요, 오히려. 이런 일이 반복된 것이거든요? 요즘에 CCTV가 엄청 많이 설치하잖아요. 너무 많이 설치해서 문제잖아요? 그런데 당연히 설치되어 있어야 할 위험한 작업장에 설치되고, 누군가가 그것을 보고 있어서 방송으로라도 주의를 줄 수 있잖아요? 지금 2인 1조로 해야 하는데, 혼자 왔느냐고 하는 지적도 할 수 있고요. 혼자 하더라도 그쪽은 위험한 것 같으니까 주의해라, 새벽인데, 밤샘근무 중인데, 이러면서 계속 환기도 시킬 수 있잖아요. 저는 조금 더 조사해봐야겠지만, 조명도 제대로 안 되어 있고, CCTV도 없는 것으로 봤을 때 비용을 아끼기 위해서 정작 그런 것이 잘 되어 있어야 할, 환하게 정신을 바짝 차리고 일해야 할 곳에 CCTV도 없고, 조명도 잘 하지 않은 것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 김혜민> 이야기를 더 못하겠어요. 너무 마음도 아프고, 미안하기도 하고요. 대안이라고 말하기에는 조금 그렇지만, 이야기를 해보죠.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 수리하다가 김 군의 사망 사고가 있었어요. 그 후에 국회에서 앞다투어서 입법 경쟁하듯이 법안 발의를 했단 말이에요? 어떤 법안들이 발의되었습니까?

◆ 안진걸> 일단 가장 핵심적인 법이 최근 대형 산재사고라든지, 사망 사고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거의 95%가 비정규직이고, 하청업체에서 발생했잖아요? 문제가 된 서부발전에서도 지난 8년 동안 12명의 하청 노동자가 숨졌는데, 그중 97%가 하청 노동자였습니다. 아무래도 정규직들은 권리를 주장하기에도 편하고, 노동조합의 보호도 받을 수 있고, 또 예를 들면 직속 직원들이니까 아무래도 관리자들이 조금 더 신경을 쓰겠죠. 흔히 말하는 한솥밥 먹는 동료들이기도 하고요. 그런데 어디에 떠넘겨 버리면 퇴근하고 모르는 것이거든요. 최근에 생긴 모든 산재 사망 사고의 특징이 비정규직, 하청 노동자였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위험 업무를 아예 외주를 방지하자, 정규직으로 쓰게 하자, 직접 관리하게 하자고 하는 법이 7개, 8개가 제출되었는데 그게 통과되지 않았던 것이고요. 방금 전에 제가 오면서 YTN 뉴스를 잠깐 봤는데, 강병원 의원 나와서 일부 야당이 반대해서 통과가 안 됐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야당 의원님이 그러면 정부도 노력을 했어야 한다고 받아치던데요? 여기서는 책임을 묻지 말자고요. 어쨌든 정부도 최근에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을 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냈어요. 10월 정도에 냈어요. 너무 늦었죠, 정부도. 어쨌든 민주당도 할 말이 있는 것은 맞아요. 그때 당시에 박근혜 정권 시절이었고, 야당이었죠. 법안 많이 냈어요. 그리고 기업살인법이라고 해서 기업이 잘못하면 살인 비슷하게 처벌하자는 법도 냈어요.

◇ 김혜민>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냈었죠.

◆ 안진걸> 법안 낸 것은 맞아요, 민주당과 정의당이. 그런데 자유한국당이 소극적인 것은 맞습니다. 다만, 정부도 법안을 너무 늦게 낸 것도 마찬가지이고, 어쨌든 최근에 민주당도 여당이 됐잖아요. 1년 반이 됐잖아요. 노력을 한다고는 했지만, 부족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책임을 이 자리에서는 따지지 않겠지만, 지금이라도 위험한 업무, 외주 업무는 하청 못 하게 해주고요. 두 번째, 반드시 2인이 해야 하는 업무라는 것은 우리가 성격상 알 수가 있잖아요. 입구에서 경비를 하는 경우라든지, 주차 안내를 해야 하는 경우는 혼자 해도 되잖아요? 그런데 이런 위험한 현장은 2인 1조로, 저는 2인 1조를 의무화시켜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서부발전도 자기들은 매뉴얼에 있다고 하지만, 최소비용을 하청업체한테 준단 말이에요. 그러면 하청 기업이 2인 1조로 할 수 있겠습니까? 못하는 거죠. 저는 이 대목에서 눈물이 났어요. 풀 코드라는 장치가 있대요. 풀 코드가 뭐냐면, 컨베이어 벨트가 사고가 생길 수 있잖아요. 영화 같은 것을 보면 사람이 낄 수도 있고, 꼭 사람이 아니더라도 물건이 떨어져서 잘못하면 고장이 날 수도 있잖아요? 매뉴얼을 당겨서 기계를 정지시키는 장치 이름이 풀 코드라고 해요. 한 명만 있었거나, 두 명만 있었거나, 아니면 어느 누구라도 얼른 내렸으면 되는 거잖아요? 그래서 저는 정말 저도 반성 많이 해보거든요. 이런 것을 왜 의무화 못 했을까, 우리가 시민감찰단 활동을 하면서도 이런 풀 코드가 설치되어 있다는 것은 그만큼 위험하다는 거잖아요? 이런 업무들은 무조건 2인 1조로 아예 법으로 의무화했으면 좋겠어요. 혼자서 해도 되는 업무 말고, 2인 1조가 반드시 필요한 업무들이 있잖아요? 한 명은 보조를 해주거나 아니면 위험한 상황을 예방해야 할 상황이 있는 경우는 2인 1조 의무화. 이게 제일 시급하다고 생각합니다.

◇ 김혜민> 아까 2시쯤에 저희가 노종면의 더 뉴스, 여러분도 들으셨을 텐데, 거기서 김현아 자유한국당 의원도 그런 말을 했어요. 어떤 정치인이 노동자들을 죽게끔 내버려 뒀겠느냐, 그런데 여러 가지 산적해 놓은 안건 중에서 이 안건이 밀렸다는 거예요.

◆ 안진걸> 그 설명은 정말 납득하기 어렵더라고요. 이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었을까요?

◇ 김혜민> 지금 말씀하셨지만 통계가 말해주고 있거든요? 지금 사망한 사람의 95%가 하청업체고, 비정규직이에요. 그래서 제가 서두에 여러분들께 질문을 드린 거예요. 이게 개인의 불운입니까? 아니거든요. 이것은 우리 모두의 이야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국민들이 움직여주셔야 할 것 같아요.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던 공공기관의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이게 얼마나 진행됐습니까?

◆ 안진걸> 처음에 대통령께서 인천공항공사 방문해서 화제가 됐잖아요? 첫 번째 외부 일정이었거든요. 상당히 많이 진척이 됐습니다. 그다음에 박원순 서울시장도 많이 진척했는데, 다만 문제는 완전 정규직화가 된 곳이 있는가 하면, 자회사를 통한 정규직화도 있습니다. 그것을 합쳐서 현재 수십만 명이 되기는 됐거든요. 그런데 자회사를 통한 정규직화에 대해서는 노동자들이 이게 외주 하청이랑 비슷한 구조로 되어 있다, 자회사의 예산을 조금만 배정하면 거기서 또 2인 1조로 안 하고, 1인 1조로 한다, 이런 식으로 된다는 것이거든요? 저는 문재인 대통령께서 다시 한번, 그때 인천 공항을 찾았던 그 마음처럼 이런 사고도 있었고, 특히 이번에 숨진 김용균 님이 더 가슴 아픈 것이 며칠 전에 대통령님 만나주세요, 라는 1인 피케팅 캠페인을 했었잖아요. 자기가 비정규직으로 일을 해보니까 이게 심각하다고 생각했으니까 동참했을 것 아닙니까? 정규직화를 계속 추진하되, 그것이 제대로 된 정규직화, 그다음에 안전 예산이 확보되는 정규직화로 되고 있는지에 대한 집중 점검이 필요하고, 지금 여야가 선거제 개편 때문에 논쟁 중이기는 하지만, 선거제 개편 논의하는 그 자리에서 먼저 이것부터 논의해야 하지 않을까. 30분이라도 짬을 내서 먼저 위험 업무를 외주화하는 것은 금지하고, 반드시 2인이 해야 하는 업무는 의무적으로 2인이 하게 하는, 그래서 그것이 아예 법으로도 강제가 되고, 그렇지 않으면 처벌도 받게 하고, 심지어 외주 하청줄 때도 그게 아예 법으로 조건이 되도록 해야겠습니다.

◇ 김혜민> 그래야죠. 그러면 사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굉장히 필요하고, 해야 하지만 단시간에 다 할 수는 없단 말이에요. 일단 우선순위를 세우는 것이 중요해요. 그러면 소장님이 보시기에 일단 1순위는 이렇게 위험 업무에 노출된 분들?

◆ 안진걸> 일단 공공 부문에 종사하고 있는 분들, 넓은 의미에서요. 그다음에 위험 업무, 안전 업무와 관련된 것들은 우리나라 국민들, 노동자들의 생명을 지켜주는 분들이잖아요. 지금 예를 들면 소방관 선생님들하고, 경찰관 선생님들이 비정규직이라고 여러분들이 생각해보세요. 얼마나 끔찍합니까? 이분들이 처우도 안 돼서 열악하면 업무에 전념도 못하는 거잖아요? 그런 것처럼 위험 업무, 안전 업무는 완전 정규화, 2인 1조 의무화, 그다음에 공공분야에 종사하는 분들부터 먼저 정규직화 하고요. 그다음에 민간 시장에서도 원래 지금 국가 부도의 날 영화가 굉장히 화제가 되고 있는데, 그전까지는 정규직이 원칙이었어요.

◇ 김혜민> IMF 이전에는요.

◆ 안진걸> 그 이후로 비정규직이니, 정리해고니, 고금리니, 이런 문제가 생긴 거거든요. IMF가 강요해서요.

◇ 김혜민> 실제 그 이후에 우리나라 자살률도 굉장히 높아졌고요.

◆ 안진걸> 살벌한 나라가 됐죠. 그전까지는 인정 많은 나라에서요. 그다음에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이 지금은 없어져 버렸는데요.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은 어렵다고 하더라도 상시 지속업무는 정규직으로 뽑는 원칙을 다시 확립해야 합니다. 지금 2년 이상 못 쓰게만 해놨거든요. 그게 아니라 상시, 지속 업무는 정규직으로 쓰고, 그것을 비정규직으로 못 뽑게 하고, 예외적으로 본인이 원한다고 하거나, 진짜 단기 업무이거나, 아니면 고액 프리랜서의 경우는 알아서 비정규직으로 해도 되도록 하면 우리 사회가 더 안전해지고, 그러면 당연히 정규직인 분들도 일을 더 열심히 해서 기업의 생산성도 올라갑니다. 이게 어떤 무리한 방식이 아니라 오히려 더 자본주의적 방식이거든요. 인센티브를 주고, 소속감을 줌으로써 생산력도 높이고요. 그다음에 계속 노동자들이 다치고, 죽고, 아프면 그 회사 일이 잘 되겠습니까? 그 회사로도 엄청난 타격이 되고, 일도 안 되는 것이거든요.

◇ 김혜민> 제가 자살률 이야기를 했는데, YTN 라디오 저희가 특집으로 자살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면서 제가 느낀 것이 있습니다. 저는 사실 자살을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그런데 그 이유가 제가 성격이 좋아서라든지, 능력이 돼서가 아니고요. 제가 든든한 가족이라는 울타리 밑에 있고, 안정적인 직장이 있기 때문이었어요. 저도 가족이 없고, 안정적인 직장이 없다면, 저도 자살의 유혹에 시달릴 거예요. 이런 맥락에서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해야 한다고 사회가 주장하는 겁니다.

◆ 안진걸> 조금만 더 덧붙이면 저출산 문제도요. 이미 통계가 나와 있습니다. 공무원인 사람과 비공무원인 사람, 정규직인 분과 비정규직인 분. 대기업 다니는 분과 중소기업 다니는 분의 출산율이 차이가 나요. 방금 피디님이 말씀하신 것과 비슷한 이치거든요. 공무원이고, 정규직이고, 대기업 다니는 분들은 애도 많이 낳거든요? 저출산 대책, 방법은 그겁니다. 다 좋은 일자리, 정규직, 물론 다 좋은 일자리에 들어갈 수는 없겠죠, 다 대기업 갈 수도 없고요. 그렇지만 가급적이면 우리 국민들에게 꼭 필요한 공공부문 서비스를 늘리고, 그만큼 사람도 뽑고, 그다음에 비정규직을 원칙적으로 못 쓰게 하고, 기본적으로는 정규직으로 쓰게 만들고, 급여 차이는 있다고 하더라도요. 이렇게 하면 출산율이 올라갈 수밖에 없습니다. 그게 통계상으로도 이미 나와 있거든요. 당연히 자살률도 줄어들죠. 그런데 우리나라는 정반대로 출산율은 세계 꼴찌, 자살률은 세계 1위잖아요? 정말 근본적으로 촛불시위 혁명 당시 초심으로 문재인 정부나 여당이나, 그리고 계속 입법에 발목 잡는 야당이나 그때로 돌아갔으면 좋겠어요. 온 국민이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을 때 핵심은 세월호 참사 같은 것이 일어나지 않아야 하는 안전한 나라, 그다음에 대통령이 국민 위에 군림하고, 비리 저지르고, 나쁜 짓 하지 말고, 오로지 국민을 위해서 봉사하고, 제일 시급한 것부터 해달라는 절박한 호소였거든요. 그때로 다 돌아가야 할 것 같아요.

◇ 김혜민> 누군가에게만 우산이 필요한 게 아니잖아요? 우리 모두에게 우산이 필요합니다. 위험의 외주화 방지 법안, 꼭 통과되기를 바라고요. 정부와 여당은 더 이상 핑계대지 말고요. 국회의원분들, 이 부분에 있어서 해결해주시기를 바랍니다. 저희가 똑똑히 지켜보겠습니다. 오늘 함께 해주신 민생경제연구소 안진걸 소장님, 고맙습니다. 우리 매주 한 달의 한 번, 월요일마다 을들의 이야기 계속할 거예요.

◆ 안진걸> 이 문제를 한 달의 한 번씩 법이나 상황이 어떻게 진척되는지 보고드리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 김혜민> 네, 꼭 그렇게 해서 잊지 않을 거예요.

◆ 안진걸> 저도 잊지 않겠습니다. 같이 발로 뛰겠습니다.

◇ 김혜민> 오늘 고맙습니다.

◆ 안진걸> 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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