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들의 '광고 수수료' 출혈 경쟁 왜 벌어지나?

업체들의 '광고 수수료' 출혈 경쟁 왜 벌어지나?

2018.12.10. 오후 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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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광고업체의 출혈 경쟁을 유도한 중소기업중앙회도 잘못이지만, 업체들의 출혈 경쟁 그 자체에도 문제가 있습니다.

대책은 없는지, 이 문제 취재한 이정미 기자 연결해서 들어보겠습니다. 이정미 기자!

중소기업중앙회의 입장은 가격 경쟁력을 평가하려면, 어쩔 수 없다는 것 아닙니까?

[기자]
중소기업중앙회는 국가 계약에서도 가격 평가를 의무화하고 있다며 가격 평가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인데요.

광고업계에서는 광고 시장에선 가격 경쟁 자체가 부적절하다고 말합니다. 들어보시죠.

[광고업계 관계자 : 제조업이나 건설업의 경우에는 가격 경쟁을 할 수 있죠. 광고 산업은 가격 경쟁을 할 수 있는 곳이 아니에요.]

TV광고 단가는 프로그램 시청률에 따라 정해지기 때문인데요.

예를 들어 200명이 보는 프로그램의 광고가 200만 원이라고 하면, 100명이 보는 프로그램은 100만 원, 이런 식으로 가격이 정해져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통상 광고주는 업체가 가져가는 수수료를 낮추라며 경쟁을 시키는 게 아니라, 다른 식으로 접근한다고 합니다. 들어보시죠.

[광고업계 관계자 : 다른 회사는 100 정도 거래하는데 우리는 300 정도 거래하는 회사다, 그래서 우리는 물량이 많은 곳이기 때문에 물량 할인을 받을 수 있다, 그래서 매체를 싸게 구매해줄 수 있다고는 할 수 있어요. 예를 들어 한 번 낼 걸 우리는 1.1회를 내줄 수 있다, 이건 지금 우리나라는 가능해요.]

[앵커]
요약하면 중간에 업체가 가져가는 수수료를 경쟁시키면 안된다는 얘기군요.

그런데 사실 업체들이 스스로 이걸 낮춰서 경쟁하는 측면도 있는 것 같은데요?

[기자]
사실 발단은 업체들 스스로가 너무 낮은 수수료를 써낸 데 있을 겁니다.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그런 건데요.

공식적으로 드러나진 않지만 물밑에서는 이런 출혈 경쟁이 일반화돼있다고 합니다.

가격 경쟁이 공식화돼있는 건설업계에서는 이런 출혈 경쟁 탓에 부실 공사가 이어지자 하한선을 정해두고 있는데요.

광고업계에는 이런 제도가 미비한 측면도 있습니다.

[앵커]
광고대행사가 수수료를 낮게 쓰는 건 그만큼 받아도 유지가 된다는 얘기일 수도 있는데요.

광고대행사가 10에서 15%의 수수료를 가져가는 게 적절한가도 논란 아닙니까?

[기자]
대행사가 도대체 뭘 하느냐라는 지적도 나오는데요.

대행사가 광고 기획과 판매까지 다 맡는 곳도 있지만, 판매만 맡는 곳도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판매만 맡더라도 광고 편성과 매체와의 협력 등은 대행사의 역할이고요.

광고주와 매체 사이에서 대금 지급을 보증하는 역할도 있습니다.

광고주가 부도가 나면 돈을 대신 내야 하는 거죠. 부정한 직거래를 막는 역할도 합니다.

또, 중소기업이 한 곳이 유지가 되려면 기본적인 수입은 있어야 할 텐데 최근 줄줄이 업체들이 문을 닫는 걸 보면 수수료 할인이 출혈이라는 건 명확해 보입니다.

들어보시죠.

[광고업체 前 직원 : 중견기업들이 최근 10년 동안 엄청나게 없어졌어요. 제가 거쳤던 회사만 해도 4군데가 없어졌는데. 그런 식으로 거래를 많이 해오니까 아무래도….]

지상파나 종편 수수료율을 10% 이상으로 법에서 정하고 있는 이유도 이런 데 있을 겁니다.

스스로의 구조조정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결국 업체가 망하면 직장을 잃는 사람들이 생겨날 수밖에 없는 만큼, 제도적인 보완도 필요해 보입니다.

지금까지 기획이슈팀에서 YTN 이정미[smiling37@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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