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N팩트] 미국발 쇼크에도 반등...불안은 여전

[취재N팩트] 미국발 쇼크에도 반등...불안은 여전

2018.10.12. 오전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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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 국내 주식 시장은 '검은 목요일'로 얼룩졌습니다.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폭락했는데요, 일단 오늘은 지수 회복을 시도하는 분위기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앞으로 전망이 밝진 않다는 분석이 나오는데요.

금융 시장의 불안 원인과 전망을 취재기자 연결해 자세히 알아봅니다. 조태현 기자!

어제 금융 시장 상황부터 살펴보죠. 주식 시장이 급락했죠?

[기자]
어제 국내 주식시장은 그야말로 검은 목요일을 맞은 모습이었습니다.

2%대 하락으로 시작한 코스피와 코스닥은 장중 하락 폭을 키웠는데요.

코스피는 결국 전날 종가보다 4.4%, 100포인트 가까이 떨어졌습니다.

지난 2011년 11월 10일 이후 7년 만에 가장 큰 낙폭이었습니다.

코스피가 어제보다 더 큰 폭으로 내린 건 단 5차례뿐인데요.

어제 증발한 시가총액은 65조 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코스닥은 하락률이 더욱 높았는데요.

5% 넘게 급락해 700선을 간신히 지켰습니다.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시가총액 상위 종목 대부분 하락했습니다.

특히 코스피 시총 상위 10위 권 종목 가운데는 액면분할로 거래가 중지된 네이버를 제외하곤 모두 떨어졌습니다.

[앵커]
환율 시장도 크게 술렁였죠? 상황이 어땠습니까?

[기자]
어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0원 넘게 폭등했습니다.

7거래일 연속으로 오르면서 원화 가치는 지난해 9월 29일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최근 금융시장을 정리하면, 각종 악재가 겹치면서 주가와 원화 가치가 동반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앵커]
어제 크게 흔들리다 보니 오늘은 약간이지만 안정세를 찾은 것 같은데요, 현재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일단 조정국면에 진입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코스피 시장 지금 상황을 보면 0.92% 오른 2149.06으로 계속 거래를 이어가고 있고요.

코스닥은 1.93% 올랐습니다.

하지만 구체적인 내용을 보면 다소 아쉬운 부분도 보이는데요.

기관들이 매수를 하고 있지만 개인들이 지금 코스피에서는 710억 원가량 그리고 코스닥에서는 950억 원가량을 내다팔고 있습니다.

따라서 대폭 반등이 다소 쉽지는 않은 상황입니다.

[앵커]
왜 시장이 불안정한가가 중요한데요, 결국 미국의 영향을 받았다고 봐야 할까요?

[기자]
어제 주식 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건 바로 미국 증시 쇼크입니다.

미국 시장은 지금까지 세계 주식 시장에서 나 홀로 강세를 보였는데요.

미국 국채 금리 상승과 애플과 페이스북 같은 기술주의 실적 악화 우려가 겹치면서 어제 폭락했습니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3.15%, 스탠더드앤드푸어스 500 지수는 3.29, 나스닥은 4.08% 폭락했는데요, 간밤에도 1~2%대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미국 증시가 쇼크 수준으로 떨어지다 보니 우리는 물론이고, 아시아 주요국 증시가 모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됩니다.

여기에 국내 경제 상황도 문제인데요.

국제통화기금, IMF가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는 등 각종 경제 지표 악화가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주요 상장기업의 실적 악화 우려도 있다 보니 투자 심리에 나쁜 영향을 준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국내 경제 상황도 있지만, 미국의 영향도 무시 못 할 수준이라는 건데요, 그렇다면 미국 증시가 술렁이는 이유는 어떤 겁니까?

[기자]
가장 큰 원인은 최근 국채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했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국채 10년물 금리는 2011년 5월 이후 최고 수준까지 올랐습니다.

국채는 국가가 발행하는 채권인데요, 정식 명칭은 미국 재무부 채권입니다.

미국이라는 국가가 안정적으로 운용되는 만큼, 사실상 무위험자산으로 평가를 받습니다.

이런 채권 금리가 오르다 보니 상대적으로 위험한 투자처인 주식이 아닌 채권으로 자금이 몰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상태입니다.

여기에 기술주들의 연말 실적이 실망스러울 것이라는 전망치가 나오면서 주가가 크게 하락했는데요,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같은 기존의 악재까지 겹치면서 미국 증시의 변동성이 커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시장이 술렁이는 원인을 보니 단기간에 해결되긴 어려워 보이는 이유가 많은데요, 앞으로 시장 흐름이 어떻게 될 것으로 보입니까?

[기자]
일단 시장에선 공포 심리가 과도하게 작용해 증시가 급락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대내외적 악재가 많은 상태에서 미국 시장까지 불안정해지자 예민하게 시장이 반응했다는 건데요.

그렇다고 해서 이후 전망이 밝지만은 않은 상태입니다.

앞서 언급했던 악재들이 단기간에 해결된 문제가 아니기 때문인데요.

일단 증권사에서는 코스피 지수가 2,100선에서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를 박스권에 갇혔다고 표현하곤 하는데요, 연구원의 설명 직접 들어보시죠.

[조연주 / NH투자증권 연구원 : 조금 과도하게 공포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코스피가 급격하게 상승할 수 있는 여건은 아니지만,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도 적기 때문에 지수가 떨어진 박스권 흐름을 예상합니다.]

[앵커]
그렇다면 주식 투자하는 분들은 앞으로 투자 전략을 어떻게 잡아야 할까요?

[기자]
일단 대체적인 전망은 2,100선에서 하방 지지력을 보일 것이라는 겁니다.

2,100 아래까지 떨어지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건데요, 문제는 반등을 기대할만한 호재가 마땅치 않다는 점입니다.

아무래도 주식 시장에선 실물 경제도 중요하지만, 심리도 무시 못 할 요인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에, 주가가 내려갔다고 해서 섣부르게 저가 매수에 나서기보다는 다소 보수적으로 시장을 바라보고 신중하게 대응하라는 것이 증권사들의 조언입니다.

[앵커]
당국에서도 상황을 예의주시할 것 같은데요, 구체적인 대책 등이 나왔습니까?

[기자]
아직은 적극적인 대응보단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입니다.

금융위원회는 오늘 오전 한국거래소에서 시장 점검 회의를 비공개로 진행했습니다.

일단 당국 측은 주가 폭락에도 한국 경제의 기본 체력은 여전히 탄탄하다고 평가했습니다.

다만 프로그램 매매 등으로 경제 기반과 관계없이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갈 수 있다고 보고 시장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한국은행은 다음 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결정할 예정인데요.

미국과 금리가 역전된 뒤 그 폭이 갈수록 커지는 것도 금융시장 불안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금리 인상을 둘러싼 한은의 고민도 깊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경제부에서 YTN 조태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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