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 적용 1년...난임 지원, 어디까지 왔나

건보 적용 1년...난임 지원, 어디까지 왔나

2018.09.28. 오전 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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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부가 지난 10년간 저출산 대책으로 130조 원을 쏟아부었지만,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 수는 1명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이 우리 사회의 현주소입니다.

이런 가운데 자기 돈과 시간을 들여 아이를 낳기 위해 애쓰는 난임 부부에 대한 정부의 지원과 관련 제도의 운영상 드러난 문제점은 없는지 한연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38살 강윤숙 씨는 몇 년 전 난임 진단을 받았습니다.

강 씨는 지난해 난임 시술 건강 보험 적용이 결정되고 나서야 올해 처음으로 시험관 시술을 시작했습니다.

[강윤숙 / 난임 환자 : 이전에는 시험관 시술 비용이 더 비쌌었잖아요. 건강보험이 올해부터 적용되는 것으로 바뀌어서….]

보험을 적용해도 한 번에 200만 원을 훌쩍 넘는 시술비가 부담스러웠지만,

기준 중위 소득 130% 이하 가정은 체외수정 시술 1번에 최대 50만 원을 지원해준다고 해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실제 시술을 받은 강 씨는 기대와는 다른 지원금 액수에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강윤숙 / 난임 환자 : (두 번째)이식까지 다 마치고 '저 이번에는 얼마 차감됐어요?' 물어봤더니 5만 원 차감됐다는 거예요.]

정부 지원금이 시술비 가운데 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시술이나 전액 본인 부담금에 한정되다 보니 벌어진 일입니다.

[최안나 / 국립중앙의료원 난임·우울증상담센터장 : 건강보험이 되고 나니까 비급여 항목이 별로 없어진 거죠. 그러니까 50만 원을 지원받을 수 있는 분도 뭐 한 3만 원, 5만 원 이렇게밖에 지원 못 받았다 하시는 경우가 많아서….]

마치 많은 지원을 하는 것처럼 홍보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혜택은 거의 없는 게 현실입니다.

이런 현상은 건강보험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정부는 인공수정 3회와 체외수정 7회, 합쳐서 10회 시술까지 보험을 적용해준다고 홍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공수정이 소용없거나, 동결 배아 체외수정이 불가능한 경우 등도 많아 실제 환자들이 체감하는 보험 혜택은 그리 많지 않다는 지적입니다.

[김 모 씨 / 난임 환자 : 저는 사실 1차, 2차에서 냉동 배아가 나오지를 않았어요. 그러니까 저 같은 사람이 만약에 두 번을 더 했는데 냉동 배아가 나오지 않으면 저는 아예 냉동 횟수는 쓸 수가 없는 거예요. 어떤 식으로 해도.]

그밖에 시술 과정을 생각하면 턱없이 적은 난임 휴가와 현실과 동떨어진 보험 횟수 차감 기준 등 개선이 필요한 부분도 적지 않습니다.

오늘 밤 9시 15분 국민신문고에서는 난임 부부가 겪는 실질적 어려움을 들여다보고, 건강보험 적용을 비롯한 제도 운영상 드러난 여러 문제점을 짚어봅니다.

YTN 한연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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