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경제] '부모보다 가난한 자식' 한국이 가장 심각

[생생경제] '부모보다 가난한 자식' 한국이 가장 심각

2017.02.07. 오후 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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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경제] '부모보다 가난한 자식' 한국이 가장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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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인터뷰]

- IMF사태 이후 기업소득은 늘고 가계소득은 줄어
- 결국 임금올리고 가계소득 올려야 선순환 가능
- "아버지세대 보다 가난한 세대" 사실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우성 PD
■ 대담 : 김영익 서강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 김우성 PD(이하 김우성)> 앞서 신용등급 착시 현상, 뉴스에서 전해드렸지만, 빚 자체로는 위험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소득이 늘지 않거나 소득이 이자도 감당하지 못할 정도라면 이 빚은 아주 위험하게 됩니다. 소득을 논해야 할 텐데요. 가계 소득의 다양한 이슈들에 대한 논의가 현재 논의되고 있지만 아직 가시화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구조적 부분에서 이 소득을 들여다보면, 그간 문제점들이 보일 수 있는데요. 한국은행 자료를 보면 20년간 전체 국민 총소득에서 가계 소득은 점점 줄어들었고, 기업 소득은 점점 늘었습니다. 비율 변화가 있었는데요. 이게 어떤 의미가 있으며 어떤 변화를 얘기해야 할까요? 전문가와 함께 얘기를 나눠보겠습니다. 김영익 서강대학교 경제학부 교수입니다. 안녕하십니까?

◆ 김영익 서강대학교 경제학부 교수(이하 김영익) 네, 안녕하세요.

◇ 김우성> 한국은행 국민계정통계를 통해 GNI, 국민총소득 변화를 볼 수 있다고 하는데요. 가계 소득이 줄어들고 있다, 이러한 분석이 나옵니다. 어떤 얘기인가요?

◆ 김영익> 국민소득이 생기면 가계, 기업, 정부가 나눠 가지거든요. 국민총소득, GNI라는 개념을 조금 이해하실 필요가 있는데요. 우리 경제 올해 2.5% 성장한다고 하면 GDP 개념입니다. GNI는 GDP에서 교역조건, 우리가 외국에 가서 벌어들인 것, 외국인이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인 것을 다 가감해서 실제 우리 국민총소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1인당 국민소득, 작년 것은 발표가 안 되었지만, 2015년 기준 2만7천 달러 정도 되었습니다. 이것이 GNI 국민총소득을 인구수로 나눈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문제는 GNI 국민총소득이 생기면 가계, 기업, 정부가 나눠 가지는데요. 97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었는데요. 두 번의 위기를 거치면서 가계가 가져가는 몫은 줄어들었고, 기업 몫은 상대적으로 늘었어요. 가계는 상대적으로 가난해졌고 기업은 부자가 됐다, 이런 말씀을 드릴 수 있습니다.

◇ 김우성> 전체 총소득 내에서 분배라고 보면 될까요?

◆ 김영익> 네. 구체적 수치로 보면, 97년 이전에 국민총소득 중에서 가계가 71% 정도 가져갔거든요. 그런데 그게 최근에 62%로 줄었고요. 기업 몫은 17%에서 25% 정도로 늘었습니다. 정부 몫은 13%에서 크게 변하지 않고 있습니다.

◇ 김우성> 몫이 줄어들었다는 건, 위기를 겪으면서 가계는 들어오는 돈이 적었는데, 기업은 들어오는 돈이 상대적으로 많다는 얘기인데요. 이렇게 비교해서 설명해주셨습니다. 97년과 2015년까지 설명해주셨는데요. 이 차이들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궁금하거든요. 어떤 문제들이 있습니까?

◆ 김영익> 결국 가계는 기업에게 노동을 제공하지만, 최종적 수요자거든요. 가계가 부자가 되어야지 기업이 생산하는 것을 사주는 거죠. 그런데 가계 소득이 낮아지니까 기업이 생산한 물건을 사 주지 않으니, 장기적으로 기업도 어려워질 수 있는 거죠.

◇ 김우성> 그러면 결국 가계소득이 보전되지 않는다는 건, 내수 측면에서 봤을 때 기업도 어려워지는 악순환 구조가 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건가요?

◆ 김영익> 네, 그렇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 김우성> 경제 상황을 얘기할 때 늘 주변 국가나 글로벌 상황도 보고 있지 않습니까. GNI 변화를 보면 가계가 줄고 기업은 늘고, 이런 부분들이 우리나라만 그런 것인지, 주변 국가도 그런 것인지 궁금한데요.

◆ 김영익> 이게 전 세계적인 현상입니다. 문제는 정도의 차이입니다. 작년 7월에 맥킨지에서 의미 있는 보고서가 하나 나왔는데요. 제목이 ‘부모보다 가난한 자식세대’ 입니다. 일반적으로 자식세대가 역사적으로 보면, 부모세대보다 더 잘 살았거든요. 그런데 맥킨지가 조사해보니, 선진국의 65~70% 실제 소득이 2014년이 2015년보다 줄어들었다는 겁니다. 전 세계적으로 보면 국민소득 중에서 가계 몫이 줄어들고 있거든요. 그런데 그 줄어드는 속도가 우리나라가 제일 빠릅니다. 우리나라 62% 된다고 말씀드렸는데요. 일본은 65%, 선진국은 71~75% 정도 되거든요. 전 세계적 추세이지만, 국민 소득 중에서 가계 비중이 줄어드는 추세가 우리나라가 제일 빨리 진행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김우성> 이어서 금수저, 흙수저와 같은 얘기를 할 텐데요. 이 얘기를 들어보면 월가에서 시위했던 젊은이들, 스페인의 텅 빈 집에서 살아가는 젊은이들 이야기와 우리나라 헬조선을 얘기하는 젊은이들 상황, 다르지 않다는 얘기입니다. 이유가 궁금합니다. 가계 소득은 줄어들고 기업 소득은 늘고 있다. 당연히 돈을 받지 못해서, 또는 임금이 적어서, 이것이 맞겠지만, 이 차이의 원인, 흐름을 어떻게 보아야 할까요?

◆ 김영익> 네 가지로 지적할 수 있는데요. 첫 번째로 기업의 이익증가율만큼 임금을 안 올려줬다는 겁니다. 97년 IMF 경제위기 후 2007년까지 기업의 영업이익은 약 10% 증가했거든요. 임금은 한 7% 정도 상승하는데 그쳤어요. 그 뒤로 격차가 줄어들고 있지만 이익증가율만큼 임금이 안 올랐다. 두 번째로 우리가 경제 위기를 겪으며 많은 근로자들이 자발적, 비자발적으로 직장에서 떠나게 됐습니다. 이 사람들이 자영업을 선택했는데, 자영업 정말 어렵습니다. 이익률이 정말 낮죠. 기업의 이익증가율이 10%라면, 자영업은 3%에 불과하거든요. 자영업은 상당히 어렵다고 볼 수 있고요. 그 다음에 금리가 계속 하락하니까 가계 이자소득이 줄었어요. 가계는 전체적으로 금융회사에 저축하는 주체이며 기업은 돈을 빌려 쓰는 주체이거든요. 이자가 하락하다 보니까 상대적으로 기업은 돈을 빌려 썼으니 이익이 되고, 가계는 전체적으로 금융회사에 저축한 돈이 빌려 쓴 돈보다 많으니까 이자가 떨어지니 가계 이자소득이 줄어든 거죠. 그 다음에 세금 문제입니다. 쭉 보니까 상대적으로 가계가 기업보다 세금을 상대적으로 많이 내고 있습니다. 추세적으로 보면.

◇ 김우성> 실효세 논란도 있는데 보면 사실상 그렇다는 분석들이 나오고 있죠.

◆ 김영익> 그러다 보니 가계는 상대적으로 가난해지고, 기업만 상대적으로 부자가 된 거죠.

◇ 김우성> 응답하라 1988과 같은 드라마 기억나실 겁니다. 은행에 넣어두면 이자가 얼마, 이렇게 말하는데요. 그만큼 기업들이 돈을 빌려가 투자를 했고, 가계는 이자 소득을 얻었는데, 정반대로 가계부채 1,300조 시대이며 기업은 유보금을 어마어마하게 쌓아두고 있다, 이 변화가 있습니다. 결국 재분배 문제로 가야 하지 않습니까? 말씀하셨지만, 기업의 이익 증가분보다 임금 증가분이 훨씬 못 미쳤다고 하는데요. 결국 그것을 바꿔야 하지 않나 생각이 드는데요. 대안을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요?

◆ 김영익> 우리 정부도 2015년 말 기업소득 환류제라고 해서 기업에게 고용을 늘려라, 임금을 올려라, 배당지급 늘려라, 그렇지 않으면 과세하겠다는 정책을 내놓았어요. 그런데 기업들이 작년 말 9월 기준으로 현금성 자산 547조를 가지고 있거든요. 별로 투자할 데가 없죠. 고용 별로 안 늘리고 있습니다. 기업가들이 앞으로 경제가 어려워지면 임금을 깎아야 하는데, 우리나라 임금은 하방경직성이 너무 강하다, 한 번 올려주면 깎기가 힘들다, 그래서 임금 별로 안 올려주고 있거든요. 상대적으로 배당금만 더 주고 있는데, 그래도 우리나라 배당수익률이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편입니다. 작년 우리나라 배당수익률 1.9%라고 통계가 나왔는데요. 다른 이머징 마켓, 신흥 시장을 보면 2.9%로 우리나라보다 1%포인트 높거든요. 그래서 결국 처음 말씀드렸지만, 기업 소득이 가계 소득으로 가야지 가계가 소비를 늘리고 기업도 물건을 팔 수 있는데, 지금 가계가 가난해지다 보니까 이대로 가면 악순환이 되는 거죠.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임금도 늘려주고, 고용도 늘리고, 배당도 많이 줬으면, 이런 생각이 듭니다.

◇ 김우성> 약간 별개의 얘기일 수 있지만, 기업들이 성장이나 투자를 앞두고 하는 말이, 낙수 효과가 있다, 이러한 사회적 합의를 얻어내지 않습니까? 이른바 트리클 다운이 있다는 건데요. 교수님 얘기를 들어보면, 우리나라는 그간 낙수 효과가 없었다고 볼 수 있을까요?

◆ 김영익> 그렇습니다. 물론 기업들이 돈을 많이 가지고, 현금성 자산 547조까지 가지고 있다고 말씀드렸는데요. 이것도 정말 차별화거든요. 우리나라 성장률이, 과거 잠재성장률 10%, 7% 하다가 이제는 3% 이하로 떨어졌습니다. 이러한 저성장 시대에 들어가면 잘 된 기업만 잘 되고, 못 된 기업은 시장에서 퇴출되고, 전체적으로 보면 기업들이 돈 많이 가지고 있는데, 기업 내에서 보면 정말 차별화되었죠. 돈 많은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고용도 늘려주고 이러한 정책을 해야만 우리 경제가 소비도 되고 성장률이 올라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김우성> 가계 소득만 올려라, 임금만 올리라는 얘기가 아니라, 그게 소비 증가, 기업 매출 증가, 고용 창출, 경제 성장, 이런 식으로 선순환될 수 있는 구조라는 것을 기업들도 확인해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 말씀 감사드립니다.

◆ 김영익> 감사합니다.

◇ 김우성> 지금까지 김영익 서강대학교 경제학부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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