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BM도 신도시도 '화성'...작명에 담긴 북한의 이중성
전체메뉴

ICBM도 신도시도 '화성'...작명에 담긴 북한의 이중성

2026.06.20. 오전 04:53.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 명칭 앞엔 '화성'이란 이름이 붙습니다.

그런데 최근 수년 동안 집중적으로 조성된 평양 신도시의 이름도 '화성'인데요.

핵미사일과 신도시의 이름이 같은 이유는 뭘까요?

이종원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시뻘건 화염과 굉음을 쏟아내며 하늘로 솟아오르는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

2024년 10월 말 '화성-19형'을 시험 발사한 북한은 불과 1년 만에 또다시 개량형을 선보이며 핵 무력을 과시했습니다.

역시, '화성' 계열이었습니다.

[조선중앙TV (지난해 10월 열병식) : 최강의 전략핵무기 체계,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포-20형 종대가 우렁찬 모습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북한 체제를 상징하는 핵미사일 '화성'의 이름은 수도 평양 한복판에도 새겨져 있습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대표적인 치적으로 내세우는 신도시 '화성지구'입니다.

밤이 되면 마치 '미사일 모형'처럼 생긴 초고층 아파트에서 화려한 불빛을 뿜어냅니다.

북한에선 꽤 생소한 '반려동물 상점' 등 각종 상업시설이 들어선 모습도 공개됐는데, '입주허가증'을 받아든 북한 주민의 춤사위가 뉴스에 방송되기도 했습니다.

[조선중앙TV(지난 3월) : 근로자들은 살림집 이용허가증을 받아 안은 날 온 가족이 밤새도록 잠을 이루지 못하였다, 하늘에서 엄청 떨어진 것만 같은 희한한 살림집이 우리 가정에도….]

핵미사일 개발 속도만큼 아파트 건설 역시 5년 만에 5만 세대를 짓는 등 '속도전' 양상으로, 북한 매체들은 '화성 신화'라고 치켜세웁니다.

이처럼 '파괴'의 상징인 핵미사일과 '민생'을 내세운 신도시의 이름이 똑같이 '화성'인 건, 고도의 '네이밍 전략'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대외적으론 강력한 군사력을, 대내적으론 체제의 건재함을 선전하는 이중적 구조로, 국방의 당위성과 민생 성과를 공통분모로 묶어 불가분의 관계처럼 인식하게 하는 일종의 '착시 효과'도 노린 것으로 보입니다.

[임을출/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 화성지구는 김정은 시대의 최대 군사 성과인 화성형 ICBM을 평양 시민의 일상 공간에 거대한 기념비 형태로 재현해놓은 구조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고도화된 핵미사일과 평양 아파트 이면엔 심각한 경제난과 지방의 낙후함이 여전합니다.

'화성'에 담긴 전략이 이중적 구조이면서도, 북한의 이중성을 드러내는 작명이란 평가가 그래서 나옵니다.

YTN 이종원입니다.


영상편집 : 전주영


YTN 이종원 (jongwon@ytn.co.kr)

※ '당신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카카오톡] YTN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02-398-8585
[메일] social@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