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공에서 대통령으로..."이제부터 진짜 대한민국"

소년공에서 대통령으로..."이제부터 진짜 대한민국"

2025.06.04. 오전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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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안동 산골에서 5남 4녀 중 다섯째로 태어난 이재명의 소년기는 혹독했습니다.

중학교 진학을 포기하고 공장에 나가야 했을 만큼 지독한 가난에 시달렸고, 가혹한 노동환경에 내몰렸습니다.

기계에 찍혀 굽어 버린 왼팔이 상징하는 굴곡진 시절은 최소한의 기본적인 삶을 보장하는 사회를 꿈꾸는 배경이 됐습니다.

[이재명 / 당시 성남시장 (2017년 대선 출마 기자회견) : (어머니는) 벨트에 감겨들어 뭉개져 버린 제 손가락을 보고 또 우셨고, 프레스 사고로 비틀어져 버린 제 왼팔을 보고 또 우셨고….]

처절한 환경에서 벗어나기 위해 주경야독에 매진했고, 검정고시를 거쳐 법대에 들어가 만 23살에 사법시험에 합격했습니다.

판검사 대신 인권 변호사의 길을 택하며 성남 지역의 가난한 노동자들을 도왔고, 시민운동에 투신하면서 현실 정치에 발을 디뎠습니다.

[이재명 / 당시 성남시장 (2016년 1월) : 성남시의 자주권과 성남시민의 복지권을 지키는 것은 성남시장인 저의 당연한 책무입니다.]

2010년 성남시장에 당선된 이재명은 막대한 부채를 해소하고, 보수 정권에 맞서 각종 무상복지 정책을 관철하며 주목받는 행정가로 떠올랐습니다.

재선 임기에 드러난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게이트는 '사이다'란 별칭과 함께 전국적 유명세를 타는 계기가 됐고,

[이재명 / 당시 성남시장 (2016년 10월) : 박근혜는 이미 대통령이 아닙니다. 즉각 형식적 권력을 버리고 하야해야 합니다. 아니, 사퇴해야 합니다.]

2018년 경기지사로 체급을 올린 뒤에도 특유의 저돌적인 추진력으로 행정 역량을 입증했습니다.

[이재명 / 당시 경기지사 (2020년 3월) : 지금부터 같이 가서 법률에 따라서 진입해서 또 (이만희 회장을) 검사할 수 있으니까 준비는 하고, 가능하면 말로 해서 진입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취약한 당내 기반 때문에 좀처럼 비주류 딱지를 떼지 못했던 경기지사 이재명은 3년 전 치열한 경선을 뚫고 첫 대권 도전 기회를 잡았습니다.

하지만 조국 사태와 부동산 민심,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대장동 비리 의혹이 맞물리면서 이른바 '별의 순간'은 검사 출신 정치신인에게 내줬습니다.

0.73%p 차, 역대 가장 박빙인 승부였습니다.

[이재명 /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2022년 대선 패배 선언): 여러분의 패배도, 민주당의 패배도 아닙니다. 모든 책임은 오롯이 저에게 있습니다.]

패배 석 달 만에 국회에 입성해 압도적 득표율로 제1야당 대표가 됐지만, 시련은 계속됐습니다.

대선 기간 선거법 위반 혐의부터 성남시장, 경기지사 시절 추진했던 각종 사업이 수사망에 올랐고 두 차례 구속영장이 청구됐습니다.

체포동의안 가결, 24일간의 단식 끝에 법원의 기각 결정을 받아 기사회생했지만,

[이재명 /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 (2023년 9월) : 대한민국의 헌정 질서를 굳건하게 지켜주시고 현명한 판단을 해주신 사법부에 다시 한 번 깊이 감사드립니다.]

12개 혐의, 5개 재판을 받는 피고인 꼬리표는 끝내 떼지 못했습니다.

[조희대 / 대법원장 (지난달 1일) :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재명 /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지난달 1일) : 생각했던 것과 전혀 다른 방향의 판결인데, 정치는 결국 국민이 하는 것입니다. 국민의 뜻을 따라야 하겠죠.]

숱한 고비마다 이재명을 지킨 건 당원들의 절대적인 지지였습니다.

비명횡사, 일극 체제라는 비판적 평가에도 기록적인 총선 압승을 발판으로, '이재명의 민주당'은 갈수록 단단해졌습니다.

"이재명 후보가 89.77%의 득표율로 더불어민주당 제21대 대통령 후보로 선출되었음을 선포합니다."

헌정 사상 가장 강력한 야당을 타협이 아닌 척결할 대상으로 여겼던 대통령은 급기야 국회에 군을 투입하는 최악의 수를 뒀습니다.

[이재명 /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난해 12월 3일) : 신속하게 국회로 와 주십시오. 민주주의의 마지막 보루, 국회를 지켜주십시오.]

체포 위험을 무릅쓰고 국회로 달려간 이재명은 계엄 해제와 대통령 탄핵 정국을 주도하며 3년 만에 정권 탈환 선봉에 섰습니다.

[이재명 /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지난 4월 후보 수락연설) : 반드시 승리하고 정권을 탈환하겠습니다. 완전히 새로운 나라, 희망과 열정 넘치는 진짜 대한민국을 만들어서 보답하겠습니다.]

지난해 총선을 앞두고 흉기 테러로 죽음의 위기를 겪었던 이재명은 두 번째 대선을 방탄복, 방탄유리와 함께 치렀습니다.

봉합과 통합은 다르지만, 적어도 상대를 제거하려는 증오의 정치는 이제 끝내야 한다고 역설했습니다.

[이재명 / 21대 대통령 : 대통령이 뭡니까? 국민을 크게 통합하는 우두머리, 이긴 사람이 싹 다 가지고, 진 쪽은 싹 다 배제하고, 절대로 그렇게 하면 안 되죠. 그건 전쟁이지, 정치가 아닙니다.]

먹고사는 문제 앞에 이념이나 진영은 중요치 않단 실용주의로 거침없이 외연을 넓혔고 결국, 국민의 선택을 받아냈습니다.

[이재명 / 21대 대통령 : 이념이니, 진영이니, 색깔이니, 지역이니, 그게 뭐 그리 중요합니까? 진정으로 중요한 것은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 민생, 경제, 평화, 안전 아니겠습니까?]

유능하고 충직한 국민의 도구로서, 불법 계엄으로 무너진 민생과 국격, 성장 동력을 회복해 세계를 선도하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이재명 / 21대 대통령 : 저 이재명은 위기를 기회로 만들며 수많은 역경을 넘어 이 자리에 왔습니다. 단 한 사람의 공직자가, 단 한 사람의 책임자가 얼마나 세상을 크게 바꿀 수 있는지 실천과 결과로 확실하게 증명해 보이겠습니다, 여러분.]

소년공 시절부터 갈망한 정의롭고 공정한 세상, 함께 잘 사는 '대동 세상'을 구현하기 위해 대통령 이재명은 이제 출발선에 섰습니다.

그가 이끌겠다는 '진짜 대한민국'이 앞으로 5년, 주권자의 기대를 채울 수 있을지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이재명 / 21대 대통령 : 모두가 공평한 존재로 공정하게 취급받고 오늘보다는 내일이 더 나은 세상이라고 믿어지는 그냥 합리적인 세상, 그냥 상식적인 세상, 그런 세상을 우리 손으로 한번 열어봅시다, 여러분.]

취재기자 나혜인
영상편집 문지환
디자인 박유동 김효진
음악 원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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