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남북은 동족 아닌 교전국"...도발 강도 높이나?

북 "남북은 동족 아닌 교전국"...도발 강도 높이나?

2024.01.01. 오후 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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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조진혁 앵커
■ 출연 :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24]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북한 관련 정세 알아보겠습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남북 관계를 적대적 국가관계로 규정하며 대남 노선의 근본적 변화를 예고했습니다. 동족이 아닌 전쟁 교전국 사이에통일을 논의하는 것도 모순이라며 전쟁 위협을 고조시켰는데요.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과 함께 올해 남북 관계 전망해보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차두현]
안녕하십니까?

[앵커]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달 30일 노동당 전원회의 5일차 회의에서 남북관계를 동족이 아닌 '적대적 두 국가 관계'로 규정했습니다. 지금 저희가 녹취가 준비돼 있는데 조선중앙TV 보도를 보고 이야기를 나눠가겠습니다.

[조선중앙TV : 북남은 더 이상 동족 관계, 동질관계가 아닌 적대적인 두 국가관계, 전쟁 중에 있는 두 교전국 관계로 완전히 고착되었습니다.]

[앵커]
이제 동족이라는 말도 쓰지 않고 교전국이라는 표현을 쓰니까 상황이 아주 심각해 보이는데 이게 갑작스러운 방향 전환인지, 아니면 그동안의 인식을 이번에 확실하게 드러낸 것인지 궁금하거든요. 어떻게 보십니까?

[차두현]
근본적인 인식이 전환됐다기보다는 그동안의 인식을 반영한다고 봐야 돼요. 작년부터 북한이 대한민국이라는 표현을 쓰거나 아니면 한국이라는 표현을 썼는데요. 이게 작년 같은 경우에 대부분 인용부호에 들어가 있었어요.

다시 말해서 두 국가급 관계를 서로 인정을 하고 거기에 대해서 어떤 평화적인 관계 형성을 모색하는 것이 아니라 다분히 경멸하는 의미입니다. 이번에는 노동신문에 보도된 걸 보면 대한민국이라는 표현에는 인용부호가 빠지기는 빠졌는데요.

다른 표현들이 훨씬 대한민국이라는, 우리를 인정하는 용어를 압도합니다. 한번 보면 남조선 놈들 그다음에 충견, 특등주구 이런 표현들을 쓰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결국 남북한 관계를 공존이라든가 협력이 아니고 극복과 타도의 대상으로 보는 거예요, 우리를.

그렇기 때문에 일부 작년에 얘기가 됐을 때 북한이 대한민국이라는 명칭을 쓰면서 공존을 모색하는 게 아니냐, 이걸 국가급 관계로 보는 게 아니냐, 이런 분석들도 나왔지만 근본적으로 북한은 우리에 대해서 적대적인 의지를 가지고 있었고 그것이 이번에 공식화가 됐다고 봐야 되겠죠.

[앵커]
그동안의 인식의 발로다, 이렇게 정리할 수 있겠는데요. 그리고 북한이 통일 논의도 포기하겠다면서 김일성 주석 때부터 고려민주연방공화국 방안을 주장해 왔었는데 이게 그러니까 우선 통일을 하고 동질성을 서서히 회복해 나가자. 1국가 2체제를 뜻하는 거잖아요. 이걸 수정할 것처럼 얘기를 했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차두현]
이 자체가 금방 수정되지는 않을 거예요. 왜냐하면 북한이 작년에 핵무력 정책법 공표할 때도 그랬고 이번에도 영토 완정이라는 표현을 썼거든요. 그러니까 어떤 거냐 하면 사실은 자신들이 주도권을 가지고 결국 우리를 극복하거나 자신들 위주의 통일을 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거예요.

그런데 이게 1980년대 당시에 김일성이 얘기했던 고려민주연방제라든가 90년대에 제시가 됐던 1민족 그다음에 1국가, 2체제 2제도론 이게 성립될 때는 사실은 두 제도가 공존한다는 표현인데요.

사실은 이것도 지금 조금 숨은 의도는 있다고 봐야 됩니다. 왜냐하면 이 당시에 가지고 있던 두 체제의 공존이라는 의미는 90년대하고 80년대의 여건으로 볼 때는 우리에 대해서 흡수되는 걸 굉장히 두려워하고 그걸 방지하기 위한 하나의 장치였다고 보는 거고요.

지금 김정은 같은 경우에는 1민족 1국가 2제도를 얘기하면서 근본적으로 극복의 대상이기 때문에 이걸 북한 위주로 통일해야 한다는 의지를 밝힌 거죠. 그리고 또 하나는 김정일 이전까지의 시대가 한국에 대해서 흡수당하는 것을 방지하는 소극적인 의미의 것이었다면 지금 북한이 주도권을 가지고 거기에 따라 통일해 나가겠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김정은의 의식 자체는 북한이 남북한 관계에 주도권을 쥐고 있고 그 주도권의 근본적인 핵심 역량이 바로 핵무기라고 보는 겁니다.

[앵커]
예전에는 흡수통일에 대한 염려였는데 지금은 자기 체제로 주도해서 통일을 해내겠다, 이런 표현이라고 말씀해 주셨는데요. 지금 분위기가 이렇게 되면 대남기구도 축소될 가능성이 커보이는데 어떻게 바뀔 것으로 보십니까?

[차두현]
제가 보기에는 기능 자체는 바뀌지만 그 기구 자체가 축소될 것 같지는 않아요. 왜냐하면 북한 노동당의 대표적인 대남기구라는 게 통일전선부 아닙니까? 그런데 통일전선부란 명칭 자체가 한국 사회 내에 있는 북한을 지지하거나 북한에 대해서 동조감을 가지고 있는 세력들과의 연합을 통해서 기존 정부를 타도해 나가겠다는 게 통일전선의 가장 큰 목적이기 때문에 통전부는 그대로 유지되지만 기존 기능이 대화나 협력보다는 이면 공작이라든가 이런 쪽으로 더 무게가 기울지 않을까 생각이 되고요.

다만 북한의 정부급 기구로서 존재하고 있는 외곽단체죠.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조평통 같은 것의 입지는 오히려 상당히 축소될 수 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기조가 바뀌면 가장 주목이 되는 게 또 북한의 군사도발 우려 아니겠습니까? 국정원도 올해 4월 우리나라 총선 그리고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북한이 군사적으로 도발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전망을 했는데요. 위원님께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차두현]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봐요. 물론 북한이 호전적인 대남정책을 공표를 한 건 그동안 한두 번이 아닙니다. 주로 총선이나 대선 국면에서 여러 차례 도발을 가했고. 그런데 그게 꼭 먹히지는 않았어요.

그러나 지금 북한 같은 경우에 생각하고 있는 게 아마 2017년 데자뷔 효과를 바라는 것 같아요. 2017년에도 미북 간에 상당히 긴장이 올라갔다가 이게 2018년에 싱가포르 정상회담으로 이어지지 않았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이번 올해 대선에서 만약에 공화당의 트럼프 후보가 당선된다면 다시 한 번 2018년 싱가포르 회담과 같은 분위기 조성을 노려보는 거고요. 바이든 정부가 다시 2기를 맞이한다고 해도 바이든 정부의 대북정책 실패를 부각시키는 걸로 가장 좋은 게 결국 우리는 핵능력을 발전시켰다라는 거거든요.

그걸 이용해서 미북 관계에서도 더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겠다는 의도가 있기 때문에 일단 한반도 긴장을 상당히 고조시키는 행위를 할 거고요. 무엇보다도 북한이 이걸 통해서 바라는 게 여러 가지 의미가 다중적인데요.

결국은 북한이 바라는 요구사항을 들어주지 않으면 한반도 긴장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 다시 말해서 한반도 긴장을 임의로 올리고 내릴 수 있는 건 북한이다라는 면을 부각시킴으로 인해서 결국 우리 국내에서도 일부 그런 목소리들도 있잖아요. 공연히 북한을 자극해서 긴장이 올라간다. 이런 착시를 유도해내겠다는 기도가 있다고 봐야 되겠죠.

[앵커]
그러니까 긴장감을 고조해서 협상장에서 무언가를 얻어내겠다, 이런 전략으로 보인다.

[차두현]
계속적으로 자기들이 주도권을 쥐는 인상을 유지하겠다는 거예요.

[앵커]
그리고 북한이 7차 핵실험을 할 수도 있다는 전망은 지난해부터 계속 나왔는데 지금도 가능성이 계속 점쳐지고 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이번에 핵무력 역량을 동원하겠다라는 말까지 직접 했는데요. 일단 조선중앙TV 보도부터 보고 오겠습니다.

[조선중앙TV : 유사시 핵무력을 포함한 모든 물리적 수단과 역량을 동원하여 남조선 전 영토를 평정하기 위한 대사변 준비에 계속 박차를 가해나가야 하겠습니다.]

[앵커]
핵무력 그리고 물리적 수단, 대사변 준비, 이런 말들이 등장하는데 북한의 7차 핵실험이 임박했다고 볼 수 있는 징후입니까?

[차두현]
일단 핵무력 역량을 동원하겠다는 표현이 나왔고요. 또 지금 이번 전원회의에서 기존에 얘기했던 국방 분야 5대 핵심과업을 조기에 완결해야 된다는 얘기들도 나왔거든요. 그런데 국방분야 5개 핵심과업이라는 것이 그동안 한번 정리를 해 보면 극초음속미사일이라든가 고체연료 미사일, 그다음에 사정거리 1만 5000km 정도 되는 장거리탄도미사일의 정밀성 강화, 그다음에 핵어뢰 및 핵잠수함이었단 말이에요.

이 4개는 그런 대로 달성됐다고 북한은 주장하고 있는 거예요. 그런데 초대형 핵탄두가 남아 있거든요. 이 부분은 다시 말해 기존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폭발력을 지니는 탄두를 개발했다고 선전을 해야 되는데 이건 그냥 주장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입증을 해야 되겠죠.

그러면 핵실험이 필요할 수밖에 없고요. 또 북한이 김정은 시대 들어서 유난히 강조하고 있는 것이 우리를 타격할 수 있는 전술핵 능력이에요. 이건 비교적 적지만 어느 정도 북한이 통제 가능한 폭발력 규모의 한 5킬로톤 내외의 핵탄두를 의미합니다.

이것도 실질적으로 이제 완성됐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핵실험이 필요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핵실험 가능성은 과거에 비해서 어느 때보다 높다고 볼 수 있죠.

[앵커]
혹시 시기나 이런 것도 전망되는 게 있습니까?

[차두현]
지금 이게 오늘내일 당장 그 징후가 진행될 것 같지는 않아요. 아마 김정은 입장에서는 금년에 여러 가지 선거 변수들이 있어요. 우리 내부의 총선도 있지만 1월에 대만 총통 선거가 있죠. 3월에 러시아 대통령 선거가 있습니다.

그다음에 올 11월에 미국 대통령 선거가 있죠. 이 중간 시기, 아까 얘기했지만 그런 걸 생각하면 일단 긴장을 대통령 선거 전에 올려놔야 된다는 점에 있어서 상반기 중에 시도할 가능성은 충분히 있는데 현재 나타난 징후 상으로는 이게 오늘, 내일 당장은 아닐 것 같아요.

[앵커]
그래도 위원님께서 보시기에는 상반기 정도는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이렇게 말씀해 주셨고요. 그리고 대미정책 관련해서도 김정은 위원장이 강대강, 정면승부, 초강경 정책 이런 말들을 쏟아냈는데 이게 한미 그리고 한미일 안보 협력이 강화되니까 이것에 대한 반발로 이런 표현들이 나오는 걸까요?

[차두현]
그렇다고 봐야죠. 그러니까 결국 이번 전원회의 결정문 보도 내용들을 보면 워싱턴선언이라든가 그다음에 한미 간 확장억제 조치에 따른 핵추진 잠수함 입항 그리고 전략핵폭격기의 우리 기항 문제 등, 이런 것들을 계속 언급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결국 아까 얘기한 여러 가지 대내, 대외용 메시지가 있는데요.
우리 사회를 통해서도 이런 조치들 때문에 자기네들이 계속 긴장을 올리고 핵무력을 증강해 나간다. 일종의 자기정당화 조치라고 봐야죠.

[앵커]
그런데 미국에 이렇게 적대적 공세를 예고하면서도, 미국의 전략핵잠수함 이런 전략에 대해서 경계심을 드러냈는데, 있어서는 안 될 일이겠습니다만 만약에 한반도 전쟁이 현실화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대비를 해 놔야겠죠. 어떻게 평가를 하십니까?

[차두현]
북한이 이걸 왜 이렇게 자주 언급을 하고. 이번뿐만이 아니거든요. 매번 민감하게 반응을 보였다는 것은 이 자체가 신경이 쓰인다는 얘기예요. 무슨 얘기냐면 북한은 이런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에 입각한조치들이 구체적으로 실시되면 실시될수록 그리고 NCG 같은 핵협의그룹이 작동하면 작동할수록 자신들에 대한 억제력이, 전쟁을 못하게 하는 억제력이 더 늘어난다고 보는 거예요.

주도권 가져가기에 이상이 생기는 거겠죠. 북한이 여기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을 자꾸 쓸데없이 긴장을 올린다고 얘기하시는 분들이 있는데요. 오히려 이것이 북한의 실제로 모험적인 행동을 억제해 주는 데는 중요한 효과가 있다는 걸 반증하는 거죠, 북한의 반응 자체가.

[앵커]
그렇다면 어떤 교전이라든지 이런 식의 긴장감이 극도로 올라갈 만한 상황에 대해서는 그렇게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시는 겁니까?

[차두현]
그렇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볼 때는 분명히 핵실험이라든가 올해도 탄도미사일 시험 같은 걸 할 거예요. 그런데 이걸 더 격화시켜서 실질적인 물리적인 도발까지를, 아주 심각한 도발까지 할 가능성은 오히려 우리의 확장억제라든가 자체능력 증강이 그걸 막을 수 있다는 거죠.

[앵커]
그런데 북한이 이렇게 적대적 입장을 계속 드러냈지만 우리 정부는 규탄을 하면서도 남북관계 정상 추진 의지를 밝혔습니다. 하지만 정상화가 쉽지 않아 보이는 분위기인데 어떻게 하겠다는 걸까요?

[차두현]
정상화 추진이라는 것 자체가 북한에 대해서 갑자기 유화적인 정책을 취하겠다는 게 아니에요. 그러니까 우리가 가진 정체성이 있잖아요. 자유민주주의에 입각한 통일 준비를 강화해 나가고. 또 그동안 북한에 대해서 우리 체제로는 용납이 안 되는 행동들, 인권 문제에 대해서 침묵하거나 이런 걸 계속 그동안 요구해 왔잖아요.

그런데 이제는 우리가 지향하는 가치에 따라서 흔들림 없이 나가겠다는 게, 이게 남북관계 정상화의 핵심 내용이거든요. 그리고 북한의 아까 얘기한 통일관이라든가 이걸 보면 북한은 어떻게 보면 흔히 북한이 체제안전보장이라고 얘기하지않습니까?

그런데 북한이 체제안전 보장의 가장 위협으로 보는 게 우리 존재 자체인 거예요. 우리가 가진 체제라든가 가치라든가 이거 자체를 위협으로 보는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그런데 북한이 얘기하는 건 결국 그걸 돌파하는 방법이 핵개발이라는 국제사회의 기본적인 규범과는 맞지 않는 거거든요.

그런데 우리가 자유민주주의 체제에 입각한 우리 정체성을 가지고 북한을 상대한다는 건 이건 국제사회 자체도 지지하는 거란 말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기존 정책에 흔들림 없이, 그리고 북한의 이런 언동이라든가 북한의 행태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우리 중심을 유지해나가겠다, 이런 의지의 발로라고 봐야겠죠.

[앵커]
알겠습니다. 갑작스럽게 어떤 유화정책을 한다기보다는 그간의 원칙을 계속 지켜나가겠다는 표현이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과 함께했습니다. 말씀 고맙습니다.

[차두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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