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성 천막에 담긴 목소리...굳게 문 닫힌 국회

농성 천막에 담긴 목소리...굳게 문 닫힌 국회

2023.01.24. 오전 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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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민의를 대변하는 국회 앞엔 각자의 절박한 목소리가 담긴 농성 천막들이 한겨울 추위를 이겨내며 오늘도 길게 늘어서 있습니다.

2023년 새해에도 국회 문을 두드리며 자리를 지키고 있는데요.

손효정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문 앞, 200m가량 되는 인도엔 천막 10여 개가 빼곡히 들어서 있습니다.

천막들엔 제각각 국회에 바라는 간절한 요구사항이 담겨있는데요.

한겨울 추위에도 길 위에서 보낼 수밖에 없는 절박한 사정을,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노조 파업에 대한 무분별한 손해배상을 제한하는 '노란봉투법' 처리를 요구하는 노동자들은 오늘도 국회 앞에 섰습니다.

지난해 말 30일 동안 단식 투쟁까지 벌였지만, 입법 논의는 여전히 제자리걸음입니다.

과반 의석을 가진 민주당마저 노조법 2조의 '사용자' 개념을 어떻게 정의할지 의견을 모으지 못해 법안이 상임위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유성욱 / 택배노조 CJ대한통운본부 본부장 : 수차례 국회에 호소도 하고 탄원도 했지만 전혀 진척이 없는 상황에서 이번에야말로 이번 회기에서야말로 반드시 노조법 2조·3조가 개정되지 않으면….]

코로나19 유행 4년차, 2023년 새해가 됐지만 백신 부작용 피해자들에게 '평범한 일상'은 아직 먼 이야기입니다.

피해자와 그 가족들은 백신 접종으로 인한 피해 보상 범위가 지나치게 협소하다며, 특별법 마련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김두경 / 코로나19 백신피해자가족협의회 회장 : (백신 피해 신고 건수가) 48만 건이 넘습니다. 왜 우리가 이렇게 길거리에 나올 수밖에 없었고 왜 우리 부모가, 우리 자식이 이렇게 죽을 수밖에 없었고 중증으로 고생할 수밖에 없었던 건지를 조사해달라는 거예요. 우리 삶이 다 망가졌어요.]

길을 건너면 대표적인 '일몰법안'이었던, 화물노동자 안전운임제 연장을 요구하는 천막이 있습니다.

끝내 여야가 연장안 합의에 실패하면서 새해부터 안전운임제 효력은 사라졌고, 정부가 강제성 없는 '표준운임제' 추진을 발표하자, 화물연대는 사실상 제도를 폐지하는 개악안이라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박귀란 / 화물연대 전략조직국장 : 지난해 1월부터 국회와 정부를 쫓아다니면서 지금부터 논의해야 안정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여러 차례 논의를 해왔습니다. (그런데) 3월에 대선이 있으니 3월 이후에 논의하자, 5월이 지나면 논의하자 이런 식으로….]

지금도 국회 앞 천막을 지키고 있는 사람들은 바로 이 국회 문턱이 너무나 높고 무거워 보인다고 말합니다.

국민의 여러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했던 국회가 경청과 숙의보단 정쟁과 갈등에 골몰하며 이들을 애써 외면하진 않았는지 돌아봐야 할 때입니다.

YTN 손효정입니다.



YTN 손효정 (sonhj0715@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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