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킹] 탁현민 "의전, 포기하면 돼...예언컨대 임기 내내 여러 문제로 시달릴 것"

[뉴스킹] 탁현민 "의전, 포기하면 돼...예언컨대 임기 내내 여러 문제로 시달릴 것"

2022.08.10. 오전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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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킹] 탁현민 "의전, 포기하면 돼...예언컨대 임기 내내 여러 문제로 시달릴 것"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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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방송일시 : 2022년 8월 10일 (수요일)
□ 진행 : 박지훈 변호사
□ 출연자 : 탁현민 전 의전 비서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박지훈 변호사(이하 박지훈): 이번 폭우 피해로, 대통령 집무실 이전에 따른 ‘출퇴근 리스크’가 현실화 됐다는 지적이 나오죠. 지금은 먼 과거처럼 느껴지지만 청와대에 대통령이 머물던 시절에는 대응이 어땠는지 돌아보고자, 이 분을 모셨습니다. 탁현민 전 의전비서관, 스튜디오에 나오셨습니다.

◆ 탁현민 전 의전 비서관 (이하 탁현민): 안녕하세요.

◇ 박지훈: 제주에서는 언제 올라오신 건가요?

◆ 탁현민: 제주에서 계속 지내고 있고요. 9월쯤에 해외 나갈 일정이 있어서 그 전까지는 제주도에 있으려고 했는데, 본의 아니게 자꾸 호출을 해서.. 국민의힘과 김건희 여사님 쪽에서 명예훼손으로 저를 고발한 게 있어요. 경찰 조사 받으러 온 김에 뉴스킹에 나오게 됐네요.

◇ 박지훈: 문재인 전 대통령과도 만나셨던데, 함께 한라산도 오르셨고..

◆ 탁현민: (문재인 전 대통령이) 휴가 차 오셨고요. 제가 제주도에 있었으니까. 전 직장 상사이시잖아요. 대통령께서도 즐거운 시간 보내셨고, 저도 오랜만에 양산에 모셔다 드리고 나서는 처음 뵙는 거거든요. 그래서 같이 산행도 하고, 물놀이도 하고. 어제오늘 수해가 너무 심해서 이런 말씀 드리기는 좀 그렇긴 합니다만 그 당시에는 재밌게 잘 지냈습니다.

◇ 박지훈: 혹시 최근 정국 상황 관련해서도 이야기를 나눈 게 있을까요?

◆ 탁현민: 심각하게 얘기 나눈 것은, 수온이 많이 올라서 어류의 활동이 부진한 거 아니냐.. 제가 물고기를 못 잡았거든요. 그런 얘기를 좀 심각하게 나눴고 다른 이야기는 별로 한 게 없습니다.

◇ 박지훈: 이번 폭우 피해와 대응 과정을 보면서 청와대 시절을 떠올려 봤을 거 같습니다. SNS 상에서는, 2020년 8월 4일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호우 대처를 위해 긴급 상황 점검 회의를 하는 모습과 그제 한덕수 총리 주재 긴급 상황점검 회의 모습이 비교되고 있는데, 이 차이를 한마디로 정리하면 뭘까요?

◆ 탁현민: 제가 이런 말씀을 여기 나와서 하는 게.. 충심에서, 국가나 어떤 위기 상황에 대처하는 정부의 올바른 자세에 대해 조금이나마 경험했던 사람으로서 좋은 마음으로 얘기를 해봐야 그걸 좋은 마음으로 듣겠는지에 대한 우려가 좀 있고. 제주도에서 낚시하고 있는 사람 굳이 또 이 시기에 불러 올려서 이것저것 귀찮게 하는데, 좋은 마음으로만 얘기할 수 있나. 양쪽에 있기는 한데 총론적으로 말씀드리면 이런 상황에서는 야당도, 위기 상황에 몰두하고 해결해야 되는 상황에서 트집 잡는 것처럼 안 했으면 좋겠습니다. 왜냐하면 저희도 정권을 잡고 있을 때 여러 번의 수해, 그다음에 국가적 위기 상황이 있을 때마다 그 당시에 국민의힘이 똑같이 그랬거든요. 정도에 따라서는 더 심하게 불필요한 말들, 논쟁거리, 정쟁화 이런 거 많이 했었거든요. 그때 그렇게 스트레스 받고 힘들어 했었는데 그걸 똑같이 그렇게 할 필요가 있나. 이제 제가 제3자의 입장이 되니까.. 그런 생각이 조금 들고요. 대응의 자세에 있어서는 차이점이 좀 많죠. 많기도 하고 꼭 저렇게 해야 되나, 왜 저렇게밖에 못 하나,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하죠.

◇ 박지훈: 청와대는 직주가 근접해 있잖아요. 걸어서 이동해서 센터에 가는 게 멀지 않을 것 같은데 지금 대통령 집무실하고 자택이 거리가 있다 보니까 고립되는 상황까지 돼버렸어요.

◆ 탁현민: 청와대를 안 쓰겠다고 했을 때부터 우려했던 문제들인데, 예언 아닌 예언을 하면 지금까지 벌어졌던 문제들은 상당히 작은 문제들이고. 아마 임기 내내 그런저런 문제들에 시달릴 거라고 보는데 그 얘기를 또 해 봐야 큰 의미가 없을 것 같고. 다만 이 말씀은 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자택에서 전화로 모든 걸 다 해결했다고 얘기를 했는데 참 난망한 얘기죠. 그러면 위기 대응과 관련한 상황실이 있을 필요가 뭐 있어요. 전화기 한 대만 있으면 다 된다는데. 그러니까 괜한 쓸데없는 논쟁을 불러일으키는, 의미없는 말씀이었던 것 같고. 왜 위기 상황이 벌어졌을 때 모든 부처를 모아서 빨리 대책회의를 해야 하냐 하면, 제가 이렇게 설명을 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우리가 헐리우드 영화 같은 거 보면 어떤 범죄 현장, 사건 현장이나 사고 현장이 벌어지면 주경찰, 동네 보안관, CIA 다 오잖아요. 그러면 그때 첫 번째 나오는 대사가 뭔지 아세요? 누가 관할하냐. 그걸 가지고 엄청 싸워요. 다 좋은 마음으로 자기 역할을 하러 거기 간 사람들이에요. 그렇지만 통제권이 누구에게 있느냐, 그다음에 어떤 방향으로 정리를 해주느냐에 따라서 그 상황이 빨리 결정되고 또 빨리 마무리가 되거든요. 대통령이 위기 상황에서 빨리 대응 회의를 주재해야 하는 이유가 거기 있는 거예요. 다음 날 어떤 수해 현장을 가셨던데, 현장은 나중에 가셔도 돼요. 항상 가장 먼저 해야 되는 게 그 상황 정리. 어디에게 주도권이 있고, 어떤 순서로 일이 처리돼야 한다는 걸 대통령 주재 하에 빨리 정리가 되고, 그리고 그게 매뉴얼대로만 되는 게 아니거든요. 매뉴얼은 당연히 기본으로 있지만 매뉴얼과 다른 여러 가지 부대적인 상황이 벌어질 수 있는 거 아니에요? 세상 사는 게 다 그런 거니까. 매뉴얼을 기본으로 하되 대통령이 주재해서. 각 부처가 조금씩 달라요, 입장이. 소방은 소방대로, 경찰은 경찰대로, 필요할 때는 또 군 병력이 들어와야 될 때도 있고. 서울시 입장, 행안부 입장, 환경부 입장이 다 다르거든요. 그걸 한 번에 한 자리에 모아서 딱 정리를 해 줘야 되는데 그걸 자택에서 전화로 했으니까.. 아무 문제가 없다 이렇게 얘기하면 저 같은 사람이 또 나와서 이렇게 얘기할 수밖에 없는 거죠.

◇ 박지훈: 경호나 의전 때문에 다시 집무실로 가는 것은 의전 담당관이었잖아요?

◆ 탁현민: 의전과 경호를 포기하면 되죠. 못 할 게 뭐가 있어요. 저녁 때 빵 드시러 가면서도 의전, 경호 엄청나게 해서 가서 빵 사신 거 아닐 거 아니에요. 얼마든지 축소할 수 있고 얼마든지 모르게 할 수 있어요. 거기에 대한 많은 경험치가 누적돼 있고, 경호처에도. 또 의전을 담당했던 제 입장에서도 대통령이 간다는 것을 사전에 공지하지 않고 했던 일정들이 얼마나 많은데요. 물론 담당자는 힘들어요. 대통령이 곧 가신다, 라고 하면 준비가 일사불란하죠.

◇ 박지훈: 강원 산불 때 대통령 의전은 어땠습니까?

◆ 탁현민: 마찬가지죠. 굳이 간다고 얘기하지 않았던 경우도 있고, 또 일부러 간다고 할 경우도 있어요. 일부러 간다고 할 경우에는 어떤 경우냐 하면 어느 정도 상황이 일단락되고 거기에 대한 차후의 수습책 같은 것들이 국민들에게 알려질 필요가 있을 경우. 그럴 때는 미리 간다고 얘기를 하고 하나하나 구성을 하죠. 그래서 하나의 뉴스로 국민들에게 보여줘야 되니까. 어제 같은 경우 대통령이 어떤 현장에 가셨던데, 그건 시기상으로도 맞지 않고 본인들의 설명하고도 맞지 않죠. 바로 몇 시간 전에는 “현장 갈 필요 없고 전화로 다 된다”고 했다가 6시간 후에는 현장에 가서 쭈그리고 앉아서 “여기가 거기입니까?” 이런 식의 이야기를 한다는 게. 비가 계속 내리고 있는데.. 맨 마지막에 상황이 어느 정도 일단락 된 다음에 가는 게 맞고.

◇ 박지훈: “퇴근하면서 보니까 다른 아파트들 벌써 침수가 됐더라, 우리 아파트 1층 침수됐더라” 이런 얘기까지 했어요.

◆ 탁현민: 그거는 그냥 말하다가 준비되지 않은 말씀이 나왔다고 보는데,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다 넘어가야지 어떻게 그걸 일일이 말 한마디한마디 다 하겠어요. 다만 대통령의 메시지가 엄중하다. 거기서 쭈그리고 앉아서 한마디를 하는 것조차도 국민들은 상당히 눈여겨보고 있다. 이런 걸 대통령도 아셔야 되고 주변 사람들이 좀 알아야죠.

◇ 박지훈: 홍보용 사진 보셨습니까? 국민 안전이 최우선이라고 하면서, 신림동 간 사진을 홍보용 사진으로 사용하셨는데.. 인명 피해가 발생한 곳인데 홍보용 사진으로 사용하는 게 적절하냐, 이런 논란이 되고 있어요.

◆ 탁현민: 제가 제주도에서 간혹 이 사람, 저 사람들이 이런저런 사진이나 현직 대통령이나 용산에서 만들어진 이미지들을 보여주는 경우가 있는데 이미지 디렉팅이 최저 수준이에요. 이거는 기술이기 때문에, 전문가를 쓰세요. 전문가를 안 쓰시니까. 자꾸 아마추어들을 쓰게 되면 어떤 문제가 발생하냐면 진지하게 보이지가 않아요. 사진도 사진이지만 카피, 구도, 그다음에 이 모습 자체가. 어떤 신뢰감을 주고, 위기를 해결하겠구나 이런 걸 느낄 수가 있나요? 저는 잘 모르겠네요.

◇ 박지훈: 사진 얘기를 이어가면, 예컨대 펠로시 의장 왔을 때 정상회담 만찬 사진에서도 구도도 그렇고.. 기억나실 겁니다.

◆ 탁현민: 전부 청와대를 사용하지 않으면서 벌어진 문제예요. 그러니까 사람들이 공간에 대한 이해를 하실 필요가 있는데. 청와대는 박정희 대통령 때부터 지금까지 누적되어 있는 경험의 결정체이거든요. 단순한 공간뿐만 아니라, 예를 들어 만찬 하나를 하더라도 만찬에서 대통령이 어디에 서야 하는지, 어디에 섰을 때 가장 안정감이 있는지, 그때 조명은 어느 각도에서 치는지. 이런 것들이 다 오랜 경험을 통해서 만들어진 공간인 거예요. 그런데 그것들을 일체 하지 않고 새 공간에서 하려다 보니. 거기에 놀라운 기술이나 혹은 그런 감각이 있다면 또 모르겠지만 그거 갖추기가 쉽지가 않거든요. 제가 혼자 아무리 잘났다고 해도 완전히 낯선 공간을 멋있게 연출하기는 쉽지가 않거든요. 그런 모든 것들을 다 포기하고 하려다 보니 이렇게 얼토당토 없는 그림들, 이미지들 그다음에 상징성이 없는 것들이 자꾸 눈에 띄게 보이는 거죠. 잘하고 싶다는 건 느껴져요.

◇ 박지훈: 대통령실 입장에선, ‘우리는 좋은 일을 하는데 왜 모를까? 왜 알아주지 않을까’ 이런 아쉬움도 있지 않겠습니까?

◆ 탁현민: 잘하고 싶다는 건 느껴져요. 그런데 못하니까 문제죠.

◇ 박지훈: 윤석열 정권에도 탁현민 같은 사람이 필요하다.. 이런 얘기도 들리는데?

◆ 탁현민: 그러니까 그렇게 현실 인식이 없는 거예요. 그런 말을 한다는 것 자체가 저 개인뿐만 아니라 현실에 대한 인식이 참 없구나.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몰라서 그런 건지, 순박하다고 해야 될지.. 프로페셔널을 쓰세요. 프로페셔널을 안 쓰면 아까도 잠깐 말씀드렸지만 진지해 보이지가 않아요. 진지해 보이지 않으면 신뢰가 가지 않고, 신뢰가 가지 않으면 똑같은 말을 해도 사람들이 그 말을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 박지훈: 윤석열 대통령이 곧 취임 100일을 맞습니다. 그런데 며칠 전 우리 방송과 인터뷰한 강승규 수석은, ‘윤석열 대통령은 보여주는 행사를 별로 선호하지 않는다.. 기자회견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떤 형태로든지 국민들에게 보고하는 자리는 생각하고 있다’ 답변했어요.

◆ 탁현민: 이렇게 이상하게 자꾸 보여주니까 그런 말씀이나 그걸 믿지 않아요, 국민들이. 윤석열 대통령이나 지금 대통령실, 용산에 있는 분들이 “우리는 보여주는 거 하지 않겠다”라고 얘기했다고 해서 “이 사람들은 보여주는 걸 안 하는구나” 이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깊은 착각이시고 그리고 끊임없이 지금 계속 보여주고 계세요. 문제는 그게 별로라는 거죠. 멋있게 잘 보여주시면 되는 거예요. 실력으로 판단받고. 그리고 그 실력이 부족하면 더 좋은 사람을 찾고 만약에 지금 쓰는 사람이 최고다라고 생각하면 계속 믿고 가시면 되는 거예요. 그 수준으로 계속 하시면 되는 거고.

◇ 박지훈: 혹시 인적 쇄신이 필요할까요?

◆ 탁현민: 제가 보탤 말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본인이 원하시면 원하시는 사람들이랑 해야죠. 왜냐하면 이게 호흡도 중요하거든요. 대통령이나 혹은 의사결정권자와의 호흡도 중요하기 때문에 아무리 뛰어난 사람이 옆에 있더라도 그걸 받아줄 수 있는 도량이나 혹은 신뢰관계가 구축되어 있지 않으면 못하는 거예요.

◇ 박지훈: 지난번 저희 방송 나오셔서 “대통령 걸고 넘어지면 물어버리겠다” 이렇게 말씀하셔서 이슈가 됐었는데요. 앞으로 계획을 말씀해주신다면?

◆ 탁현민: 썸네일 붙이시는데 상당히 자극적으로 하셔서. 제가 했던 말이니까 저는 상관없는데. 아까 잠깐 말씀드렸다시피 제가 9월쯤에는 해외에 나갈 것 같아요. 한동안은 좀 나가 있으려고 생각하고 있고. 자꾸 이런 불필요하거나 걸리적거리는 일로 저를 자꾸 부르시면 제가 나와서 또 이렇게 인터뷰를 하게 돼요. 하게 되면 연락들을 자꾸 주시거든요. 아무래도 궁금한 것들이 많으실 테니까. 그러면 또 약속을 안 할 수가 없고, 한두 번 거절하고 그러면 또 나오게 되고. 저는 그냥 9월까지 제주도에서 낚시할 테니까요.

◇ 박지훈: 오늘 인터뷰 여기서 마무리하겠습니다. 탁현민 전 의전 비서관과 말씀 나눴습니다.

YTN 이은지 (yinzhi@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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