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두환 반대세력 '역쿠데타' 모의 동향 알았지만 반대..."12·12사태 되돌려도 처참"

美, 전두환 반대세력 '역쿠데타' 모의 동향 알았지만 반대..."12·12사태 되돌려도 처참"

2021.09.16. 오후 4:04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미국은 12·12쿠데타로 권력을 잡은 전두환을 몰아내려는 '역쿠데타' 모의 세력이 당시 한국군 내부에 있다는 사실을 입수했지만, 더 처참한 상황을 우려해 사실상 반대했다는 사실이 미국 정부 문서를 통해 처음 확인됐습니다.

당시 국방부 방산차관보였던 이범준 전 교통부 장관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군내 모의 움직임을 미국 정부에 제보한 사실도 처음 공개됐습니다.

이 같은 사실은 미국 카터 대통령 기록관이 최근 외교부에 전달한 5·18 민주화운동 관련 미국 정부의 비밀 해제 문서를 통해 확인됐습니다.

이번에 새로 비밀이 해제된 206쪽 분량의 전문에는 주한미국대사관이 1980년 2월 1일 한국군 내부에 전두환 반대 움직임 관련 정보를 미 국무부에 보고한 내용 등이 담겨 있습니다.

당시 미 대사관은 "미국 정부는 군내 한 세력이 12월 12일 일어난 일들을 되돌리려 하거나 다른 세력이 정부를 완전히 장악하는 수준으로 입지를 더 강화할 경우 한국에 처참한 상황이 벌어질 것으로 믿는다는 점을 모든 관련자에게 최대한 분명히 하는 게 중요하다"고 보고했습니다.

전두환 세력에 대한 역쿠데타 모의는 윌리엄 글라이스틴 당시 주한미국대사 회고록을 통해서도 알려졌는데 클라스틴 대사는 모의 주체를 '선배 장교그룹'으로 묘사했습니다.

최용주 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 조사1과장은 "역쿠데타에 대한 미국의 입장은 글라이스틴 대사 회고록에도 잘 표현이 안됐다"며 "미국의 태도를 분명히 표현한 것은 이 문서가 처음"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별도로 1980년 5월 8일 작성된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실 문서에는 1980년 5월 15일 서울에서 학생과 정부 간 심각한 충돌이 예상되며 전두환이 이미 2∼3개의 공수여단을 서울로 이동시켰다는 정보가 담겼습니다.

이는 전두환을 공수부대 이동의 실질적 명령권자로 지목한 것으로 전두환이 군부를 완전히 장악하고 있음을 미국이 인정한 대목으로 보인다고 외교부는 설명했습니다.

미 정부의 이번 문서 사본은 5·18민주화운동 기록관 홈페이지에 공개됐습니다.

YTN 이교준 (kyojoon@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