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쑥 나온 여당발 '집값 90% 대출'..."원금만 갚아도 37년"

불쑥 나온 여당발 '집값 90% 대출'..."원금만 갚아도 37년"

2021.04.14. 오후 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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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집값의 90%까지 대출을 해주겠다는 파격적인 제안이 야당이 아닌 여당에서 갑자기 나오면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당권 경쟁에 나선 송영길 의원이 제안한 건데 다른 주자들은 너무 과하다고 평가하면서도 대출 규제 완화 쪽에 무게를 두는 건 마찬가지입니다.

여당발 정책 기조 변화 가능성이 있긴 한데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습니다.

최아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차기 당권을 노리는 송영길 의원은 재보궐선거 참패의 원인으로 부동산을 지목했습니다.

부동산 문제를 반드시 해결하겠다며, 생애 최초로 집을 살 경우 집값의 90%까지 대출을 허용하는 파격적인 제안을 내놨습니다.

특히 청년은 결혼식 축의금만 있으면 집을 갖게 하겠다고도 약속했습니다.

[송영길 / 더불어민주당 의원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새아침') : 기존 집값의 10%만 있으면 언제든지 집에 들어와 살 수 있고 일할 능력과 직장이 있다면 얼마든지 목돈이 없어도 바로 자기 집을 가질 수 있도록….]

이에 과거 박근혜 정부 때처럼 '빚내서 집 사라'것이냐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오승재 / 정의당 청년 대변인 : 최저임금을 받는 청년 노동자가 90%를 대출받아 서울에서 평균 정도 수준의 아파트를 사려면 한 푼도 안 쓰고 아껴 원금만 갚는다고 해도 꼬박 37년이 걸립니다.]

당권 경쟁자인 홍영표 의원도 과도한 완화라며 반대를 표했습니다.

[홍영표 / 더불어민주당 의원 : 그런 정책을 실행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문제점은 없는지 살펴봐야 하는데 저희가 약간 수정, 보완이 필요하지만 90%까지 하는 것은 동의하지 않습니다.]

다만 실수요자의 대출 규제는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며 일부 완화를 시사했습니다.

아울러 우원식 의원도 부동산 정책의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했습니다.

[우원식 / 더불어민주당 의원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 부동산 가격 폭등은 물론 부동산 정책에서의 무능을 그대로 드러냈습니다. 그래서 민심은 개혁도 민생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과도한 대출 완화에 대해선 경계의 목소리를 분명히 했습니다.

[권대중 / 명지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 : 예를 들어 (대출을) 90% 해주면 10억짜리 (집을) 9억 대출받고, 집값이 만약 8억이 되면 어떻게 돼요. 대출금을 못 받으니까 금융 시장이 불안해지겠죠.]

세 당권 주자 모두 부동산 정책의 실패를 인정한 만큼, 누가 당 대표가 되더라도 변화는 불가피해 보입니다.

다만 정책 일관성을 강조해온 정부와 엇박자를 내면서 부동산 시장에 혼란만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YTN 최아영[cay24@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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