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손실 예측' 상암동 133층 랜드 마크가 뭐길래?...'박원순 제동' 부각

'1조 손실 예측' 상암동 133층 랜드 마크가 뭐길래?...'박원순 제동' 부각

2021.02.21. 오전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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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얼마 전 국민의힘 나경원·오세훈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서울 상암동에 100층 이상의 초고층 빌딩을 세우겠다는 공약을 동시에 내놨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 재직 시절 추진했는데 순손실만 1조 원 이상이 예상되면서 박원순 전 시장 때 제동이 걸린 사업입니다.

10여 년 만에 이를 왜 다시 꺼내 들었을까요?

이대건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2009년에 열린 133층짜리 서울 상암동 초고층 빌딩 기공식.

추산된 총 사업비는 3조 7천억 원, 부지 대금만 3천6백억 원에 달했습니다.

당시 오세훈 서울시장이 '버즈 두바이'에 버금갈 정도의 초고층 빌딩을 세우겠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오세훈 / 당시 서울시장 (지난 2009년, 10월) : 아마도 디지털 미디어 콘텐츠 산업이 이 근처에 집적되어 생기는 그런 시너지 효과가 굉장히 클 것으로 기대됩니다.]

그런데 현재 빈 터로 남아 있습니다.

오세훈 전 시장에 이어 시장직에 오른 박원순 전 시장 때 제동이 걸린 겁니다.

가장 큰 이유는 막대한 손실 전망 때문입니다.

한 신용평가회사는 이 사업의 총수입은 4조 원 정도인데, 소요 자금은 5조 원 이상 들어간다고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사업을 그대로 추진하면 순손실액만 1조 원이 넘는다는 의미입니다.

사업 추진 당시 몰아친 금융위기는 사업 추진 부담을 더욱 키웠습니다.

이후 오랜 소송전이 이어지다 결국 무산됐는데, 국민의힘 나경원·오세훈 두 예비후보가 4월 보궐 선거를 앞두고 100층 이상의 '랜드 마크' 건설 공약을 다시 들고 나왔습니다.

서울 빌딩의 공실률이 높은데도 초고층 빌딩을 추진하는 건 미래에 대한 대비라고 설명했습니다.

[오세훈 /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 : 지금 현재로는 서울의 공실률이 높고 그리고 경기도 좋지 않고 이래서 필요성이 높아 보이지 않는 사업도 당초의 계획대로 차근차근 진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보고요.]

공약을 밝히면서 강조했던 건 바로 박원순 전 시장이 제동을 걸었다는 점입니다.

이번 보궐선거의 귀책 사유가 어디에 있는지를 부각하고, 박 전 시장이 반대했던 개발 위주 방식을 재개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입니다.

국민의힘 후보들이 한결같이 강남 재건축 재개발 규제를 모두 풀겠다고 공언한 것도 결국, '박원순 지우기'입니다.

이는 곧 민주당 후보들에 대한 공세의 의미이기도 합니다.

YTN 이대건[dglee@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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