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투데이] 이란 韓 유조선 억류 12일째...협상내용 일방 공개

[인터뷰투데이] 이란 韓 유조선 억류 12일째...협상내용 일방 공개

2021.01.15. 오전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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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이승민 앵커
■ 출연 : 장지향 / 아산정책연구원 중동연구센터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이번에는 이란 혁명수비대에 나포 중인 억류 중인 한국케미호 상황 알아보겠습니다. 교섭을 위해서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이 이란을 방문했지만 우리 정부와 이란 측의 입장 차만 확인하고 돌아왔는데요. 이 때문에 협상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장지향 아산정책연구원 중동연구센터장이 화상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센터장님, 안녕하십니까.

[장지향]
안녕하세요.

[앵커]
벌써 나포된 지 열흘이 넘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지금 20명이 가까운 선원들의 안전 또 건강상태가 걱정이 되는데요. 지금 어떻게 전해지고 있습니까?

[장지향]
저희 선박이 사우디아라비아의 주바일항을 떠나서 UAE의 푸차이라항으로 가던 중에 호르무즈해협을 접하고 있는 이란의 반다르아바스항에 나포가 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어쨌든 지금까지 전해진 바로는 선원들의 건강은 크게 이상이 없다고 하고요. 그리고 이번에 차관님이 갔을 때도 통화로 다들 안전을 확인했다고 들었습니다.

[앵커]
실제로 가족들과 통화를 한 선원도 있다고 전해지는데 그런데 지금 우리 선박은 이렇게 나포를 해 놓은 상황에서 이란은 또 신형 함정을 동원해서 대규모 해상훈련을 시작했더라고요.

[장지향]
맨 처음에 이란 혁명수비대가 우리 선박을 나포했을 때 도대체 의도가 무엇이었을까. 왜냐하면 이 선박이 나포되기 전에 이란 외교부와 우리 외교부 사이에서는 계속 물밑협상이 있었고 그리고 이번에 차관이 이란에 갔었던 것도 이 선박 나포와 상관없이 꽤 오래전에 굉장히 좋은 관계를 더 발전시키자라는 차원에서 계획이 되어 있었던 거였거든요. 그런데 갑자기 이란 정부가 아닌 혁명수비대, 즉 이란은 지금 이슬람공화국이기 때문에 최고 종교지도자의 산하에 최정예부대인 혁명수비대라는 군부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 혁명수비대가 갑자기 우리 배를 나포한 것이거든요. 그랬을 때 전문가들은 뭔가 정치적인 의도가 있다, 내지는 자신들의 입장을 우리와 미국을 상대로 뭔가 밝히려는 것이 아니냐라고 했을 때 굉장히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이란 핵 합의가 복원될 것이다라고 선언을 했는데 그 핵 협상을 앞두고 자신들의 협상력 제고를 위해서 뭔가 정치적인 의도를 가지고 우리 선박을 나포한 것이 아니냐라고 분석을 했어요. 그런데 그 분석이 맞는 것이 아니나 다를까 우리의 선박을 나포하기 직전에 이란이 핵합의에서 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던 농축도를 20%까지 올리더니 이제는 또 이렇게 해상훈련까지 하면서 뭔가 시위를 하는 것이 분명히 정치적 의도가 있는데 가장 큰 것이 미국의 새로운 행정부의 출범을 앞두고 자신들의 입지를 확고히 하려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앵커]
그러니까 말씀하신 것처럼 우리 선박을 나포한 이유가 다른 의도가 있는데 일단 이란 쪽에서는 표면적으로 내세우고 있는 이유가 우리 선박이 바다를 오염시켰다, 이렇게 주장을 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걸 설득할 만한 합리적인 근거는 제시를 못하고 있어요.

[장지향]
맞습니다. 계속 우리 측에서는 이란 정부가 하는 말이 우리의 원유 대금 동결과 선박 나포는 다른 일이다, 별개의 문제라서 선박 나포는 자신들의 사법부의 판결에 맡기겠다라고 했으니 우리 정부 측은 당연히 그러면 환경오염에 대한 이런 증거를 제시해 달라라고 했는데 아직까지 묵묵부답이고요. 그러면서 또 중간중간에 이란 당국에서는 우리가 원유 대금을 동결했기 때문에 이건 용납할 수 없는 최대의 실수다라고 자신들의 입장을 강경하게 말하는 걸 보면 실제로는 환경오염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우선 증거를 제시하지 않고 있고 그리고 중간에 계속 미국의 하수인인 한국은 큰 실수를 했다고 하는 걸 보니 진짜 다른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닌가라고 생각되는 부분입니다.

[앵커]
지금 우리 외교부 실무진도 갔다 왔고 외교부 1차관, 그러니까 최종건 1차관도 가서 협상을 어떻게 해 보려고 했는데 이란 측과 좀처럼 협상이 이뤄지지 못하고 빈손으로 돌아오고 말았거든요. 가장 큰 문제가 결국은 동결되어 있는 원유자금 문제가 걸림돌이라고 봐도 될까요?

[장지향]
그렇겠죠. 방금 말씀드린 것처럼 이들이 선박을 나포한 이유에 대한 근거를 제시하지 않으면서 중간마다 계속 우리에게 큰 실수를 했다라고 말하는 것을 보면 당연히 그 이유가 더 큰 것 같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차관이 가셔서 어쨌든 외교라는 건 방문한 사람의 격과 여기서 맞아주는 사람의 격이 맞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차관이 갔는데 장관도 만났고요. 그리고 말씀드렸다시피 이란 같은 경우는 행정부가 최고 종교지도자의 산하입니다. 그런데 최고 종교지도자실 고위층들도 이번에 많이 만났거든요. 그런 것은 앞으로 향후 그래도 좀 긍정적인 이번 방문의 결과를 기대해 볼 수 있을 만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조심스럽게 들고요.

그리고 지금 우리에게 가장 급박한 것은 우리 선원들 그리고 선박이 무사하게 풀려나는 것일 테고 그 이후에도 이란이라는 시장이 우리에게는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이 2000여 업체 넘게 진출해 있었다가 지금 미국 제재로 인해서 잠시 중단된 곳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이번 차관이 가셔서 최고 종교지도자실의 인사들을 만나고 왔다는 것은 향후에 미국 정부와 이란이 핵협상을 잘 체결을 해서 이란 시장이 열리면 우리의 중소기업이 진출해도 간접적이나마 장기간으로 봤을 때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앵커]
지금까지 최종건 차관이 이란을 방문해서 이란 쪽의 고위인사들을 만나고 온 부분이 앞으로 협상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을 해 주셨는데 그런데 지금 이란 쪽에서 우리와 협상한 내용을 일방적으로 공개를 했단 말이죠. 그것도 본인들, 그러니까 이란 쪽에 유리하게 입장을 얘기한 부분도 있는 것 같은데요. 이런 걸 본다면 협상이 뭔가가 잘 안 이루어졌다 이렇게 평가하는 게 더 맞지 않을까요?

[장지향]
지금으로서는 빈손으로 돌아왔다고 평가하는 게 맞고요. 그런데 협상이라는 게 특히 이란처럼, 그러니까 우리가 협상을 해야 될 상대가 두 곳이거든요. 이원화된 체제라서 우리는 외교부 그리고 행정부와 협상을 하지만 동시에 정말 실세라고 하는 이란의 최고 종교지도자실과도 또 막후협상을 해야 되는 거라 단기적으로 성과를 논하기에는 좀 어려움이 있는 것 같고. 그리고 또 둘째로는 정말 말씀하셨다시피 둘 사이에 협상의 내용을 혼자서 일방적으로 단독이 발표를 하는 건 상당한 외교적인 결례이거든요.

그리고 그렇게 함으로써 정말 이란 쪽에서 원하는 실용적인 목표, 인도적 물품이나 의료물품이라도 빨리 받을 수 있는 그런 기회를 지금 당장으로서는 닫아버린 것이기 때문에 다시 한 번 정치적 의지를 재표명하려는 거구나라는 생각이 들다 보니 여러 가지 면에서 우리가 같이 협상을 하기에는 상당히 어려운 상대이기는 합니다.

[앵커]
지금 보면 일단 대통령 비서실장이 우리 쪽에서 동결자금으로 구급차를 사주겠다고 했는데 이란 쪽에서 이걸 거절했다라고 주장을 했거든요. 그런데 우리 외교부에서는 또 입장이 다릅니다. 먼저 이란 쪽에서 구급차를 요구했었다, 이렇게 얘기하고 있거든요. 이런 부분들을 보더라도 서로가 생각하는 부분 그리고 서로의 입장이 너무나도 다르지 않나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장지향]
서로의 입장이 굉장히 달라졌죠. 무슨 말이냐면 우리에게 의료품이나 아니면 인도적 물품이라도 동결된 원유대금에서 풀어서 달라고 하면 우리 같은 경우는 미국 정부와 협의를 해야 됩니다. 왜냐하면 우리 정부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우리의 민간 은행인 우리은행과 기업은행이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원화가 기축통화가 아니라서 은행이 뭔가 해외를 상대로 돈을 보내거나 사업을 하려면 미국의 거미줄망 같은 제재시스템을 벗어나서는 하기가 어렵거든요.

그래서 우리가 조금이라도 독단적으로 움직이면 바로 우리 민간 은행 두 곳이 미국의 제재에 걸리기 때문에 이건 미국과 우선 상의를 해서 해야 되는 것인데 트럼프 행정부 시기에 우리가 먼저 미국에 가서 이란이 지금 코로나 사태도 심각하니 의료품이나 인도적 물품을 구입해서 제공할 수 있게 해 달라라고 했을 때 당연히 미국 입장은 굉장히 단호했었고 인도적 물품마저도 극소만 허용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그 당시에는 이란 정부가 트럼프 행정부 시기에 우리가 어렵게 승인을 받은 것이니 그거라도 달게 받겠다라는 입장이었는데 미 대선이 끝나고 바이든 당선인이 이란과 새로운 핵협상을 할 용의가 있다고 먼저 운을 띄우니까 이란의 입장이 좀 바뀐 거죠.

[앵커]
그러면 지금 우리 정부로서는 최종건 차관이 우리가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것과 그리고 미국 측과 협의를 해서 할 수 있는 부분들을 여러 가지로 고려를 하면서 추진을 하고 있다, 진행을 하겠다고 밝혔는데 그럼 우리가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장지향]
글쎄요. 만약에 이란 측에서 원하는 것이 동결된 원유대금에서 뭔가 현금화 내지는 아까 말했던 인도적 물품, 의료물품이라면 현금화는 우리가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부분이 거의 어렵고요. 그다음에 인도적 물품으로 바꾸는 것은 우리가 미국의 승인을 받으면 그 품목에 관한 한 이란과 독자적으로 합의는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란 측에서는 이제 어쨌든 미국이 이란을 향해서 이전보다는 호의적인 입장을 보이니까 좀 더 많은 것을 받고 싶은 건지 과거에 우리와 물밑으로 합의가 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그런 부분에 대해서 이제 더 목소리를 높이면서 이건 우리가 좀 더 결정권을 갖겠다는 입장을 보이는 것으로 읽혀지네요.

[앵커]
그러면 지금 센터장님 말씀을 들어보면 결국은 미국과 우리가 상의를 한 다음에 이란 측에 입장을 내놓을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지금 아시다시피 미국은 바이든 대통령이 새로 행정부가 출범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란에 억류돼 있는 우리 선박 문제가 과연 최우선적으로 다뤄질 수 있을 것인가. 이런 부분에 대한 우려 때문에 지금 억류되어 있는 선원들이 상당히 오랫동안 억류가 더 이어질 수도 있겠다는 전망들도 많이 나오고 있는데 어떻게 보세요?

[장지향]
제가 여기서 확실한 전망을 드릴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란 당국에서 1월 20일 전까지 바로 바이든 행정부의 출범일이죠. 20일 전까지 우리에게 확실한 해결책을 가져오기를 원했었거든요. 원한다고 얘기를 했거든요. 그러면 어쨌든 1월 20일 전까지 우리가 미국 정부와 함께 그리고 또 이란 정부도 수시로 같이 합의를 하면서 뭔가 대화의 물꼬를 튼다면 손에 잡히는 결과물이 없더라도 선박의 억류는 풀어주지 않을까. 이번 달을 넘어가서까지 이걸 억류하고 있다는 것은 이란에게도 부담이 될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미국과 핵협상을 시작하면 가장 먼저 이루어질 일들이 제재를 완화하면서 이란과 접해 있는 유럽의 여러 기업들이 또 투자를 하겠다고 나설 것이거든요. 지난 오바마 행정부 때처럼요. 그랬을 때 이란은 어쨌든 지금으로서는 유럽발 투자를 적극 유치를 해야 되는데 이란이 국제법이나 국제규범을 지키지 않고 약간 생떼를 쓰면서 한국의 선박을 장기간 억류한다라는 이런 평가도 외자 유치에 굉장히 부담이 되기 때문에 제가 볼 때는 한 달 이상 억류를 하거나 그런 일은 없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앵커]
한 달 안에 어떻게든 마무리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장지향 아산정책연구원 중동연구센터장과 함께했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장지향]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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