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와 다른 핵-경제 병진...韓美에 공 넘긴 北

과거와 다른 핵-경제 병진...韓美에 공 넘긴 北

2021.01.14. 오전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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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8차 당 대회에서 경제·핵무력 강화 제시
핵·경제 병진노선 연상…과거와 다르다는 지적도
北, 강대강·선대선 강조…한미에 공 넘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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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이번 8차 당 대회를 통해 핵과 경제 강화 방침을 내놓은 것을 보면 과거의 '핵·경제 병진 노선'을 떠올리게 됩니다.

하지만 '강대강, 선대선 원칙' 등 미국과 남측에 대한 조건부 입장과 자력갱생을 강조하면서 향후 협상의 여지는 남겨뒀다는 평가입니다.

김문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북한이 이번 당 대회를 통해 내놓은 대내외 메시지 가운데 우선 눈의 띄는 건 경제건설과 핵무력 강화입니다.

경제건설의 경우 대북제재에 이어 코로나19에 따른 자체 봉쇄로 심각한 경제 상황을 감안한 조치로 보입니다.

[김정은 / 북한 국무위원장 : 무엇보다도 국가경제발전의 새로운 5개년계획을 반드시 수행하기 위한 결사적인 투쟁을 벌려야 합니다. 사회주의경제건설은 오늘 우리가 총력을 집중하여야 할 가장 중요한 혁명과업입니다.]

그러면서도 핵무력은 더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천명했습니다.

실천 방안으로 핵잠수함 건설, 대륙간탄도미사일 정확도 향상, 단거리 전술핵무기 개발 등을 꼽았습니다.

2013년 3월 노동당 전원회의를 통해 제시됐던 새 전략노선인 핵-경제 병진노선을 연상케 하지만, 국방력 강화를 위해 경제를 희생했던 과거의 병진노선과는 다르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김동엽 / 경남대 극동연구소 교수 : 이제 정말 국가의 경제발전을 희생하지 않고 실제 국가의 경제발전을 중심으로 놓고 그러면서도 지금까지 투입했던 군사적 발전을 포기하는 게 아니라 이 두 가지를 같이 가는 거예요.]

하지만 2018년 당 전원회의에서 경제건설 총력집중을 결정하며 폐기됐던 것으로 알려진 경제-핵무력의 동시 강화가 이번에 다시 등장했다는 점에서 우려도 제기됩니다.

북한은 일단 미국과 우리 측에 공을 넘겼습니다.

[북한 조선중앙TV : (보고는) 새로운 조미관계수립의 열쇠는 미국이 대조선 적대시정책을 철회하는데 있다고 하면서 앞으로도 강대강, 선대선의 원칙에서 미국을 상대할 것이라는 우리 당의 입장을 엄숙히 천명했습니다.]

북한의 이 같은 이중전략도 미국 바이든 정부의 불확실한 대외정책을 염두에 둔 것이어서 핵과 경제 가운데 무엇이 더 우선시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YTN 김문경[mkkim@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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