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조업' 중국어선들, 통발까지 훼손...시름 깊어지는 어민들

'불법조업' 중국어선들, 통발까지 훼손...시름 깊어지는 어민들

2020.10.24. 오전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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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가을 꽃게 철을 맞아 서해에서 불법조업하는 중국어선들도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설상가상 우리 어민들이 해상에 설치한 통발 등 어구까지 훼손하는 행패를 부리고 있는데요.

어민들은 당국에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임성호 기자입니다.

[기자]
서해 5도 지역 전체 어선은 2백여 척, 이 가운데 40%가량은 '통발 어선'입니다.

가까운 해상에 통발을 설치해서 꽃게나 주꾸미·참소라·잡어 등을 잡습니다.

연례행사가 된 중국어선들의 불법조업에 꽃게 어획량이 줄면서, 울며 겨자 먹기로 통발 어선으로 조업 방식을 바꾸는 어민들이 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들의 생계를 최근 중국어선들이 또다시 위협하고 있습니다.

가을 어기를 맞아 지난달 하루 평균 199척이었던 중국어선들은 이달 들어 하루 360척 수준으로 폭증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우리 어민들이 설치한 통발까지 훔쳐가거나 망가뜨리고 있습니다.

백령도에서만 최근 한 달 새 통발 80여 개가 훼손되면서, 어민들은 눈 뜬 채로 1억 원 넘는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진수 / 백령도 어민 : 중국어선들이 쌍끌이 어선 있잖아요. 바닥에 안 닿게 해서 끌어버리니까 통발째 다 끊어지고 끌어가고 이런 실정이에요.]

어민들은 특히 북한군에 피격된 공무원 수색이 길어지며 중국어선 단속이 느슨해지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단속 강화 방안과 피해 보상 대책을 마련하라고 정부와 지자체에 촉구하고 있습니다.

[김복남 / 백령도 어민 : 우리 피해가 크다 보니까, (피격 공무원) 수색에 관해서 우리도 곱게 보지만은 않죠. 이 같은 일이 또 벌어졌으면, 그땐 어쩔 수 없이 나가서 우리가 (중국어선에) 실력행사를 하든가 해야죠.]

이에 대해 해경은 수색 장기화가 중국어선 단속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수색 규모 조정 여부를 고심하고 있습니다.

해경 관계자는 내달까지 중국어선들의 불법조업 개연성이 커진 상황이라며, 피격 공무원 수색에 투입하는 함정 규모를 어떻게 할 것인지 관련 부서와 집중적으로 협의해볼 거라고 설명했습니다.

해경은 지난달 21일부터 서해 5도 어장 인근에 매일 함정 30여 척을 투입해 피격 공무원 수색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YTN 임성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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