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규탄 결의안 줄다리기...'김정은 사과' 다른 해석

북한 규탄 결의안 줄다리기...'김정은 사과' 다른 해석

2020.09.26. 오전 12:00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민주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사과와 별개로 북한 민간인 피살 사건에 대해 단호한 결의를 보이겠다며 북한 규탄 결의안을 추진하겠다고 공언했습니다.

국민의힘은 한 발짝 더 나아가 진상을 묻고 확인하자는 긴급현안 질의까지 요구하고 나서면서 여야 사이에 줄다리기가 예상됩니다.

국회 연결해보겠습니다. 이승배 기자!

대북 메시지를 어떤 과정을 거쳐 내놓을지 두고 민주당과 국민의힘 입장이 확연히 다르네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사과 이후에도 민주당은 이번 사건은 절대 용납될 수 없는 야만적인 만행이라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김태년 원내대표는 국회 차원의 대북 규탄 결의안을 서둘러 추진하겠다고 밝혔는데요.

국방위에서 이미 여야 만장일치로 결의안이 채택된 만큼 국회 차원에서 북한의 만행에 대한 엄중하고 단호한 결의를 세계에 알리겠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한 발짝 이상 더 나가야 한다는 입장이 확고합니다.

북한이 어제 피살 사건 경위를 우리 측에 알려왔는데 이전에 우리 군이 밝힌 경위와 다른 부분이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총리는 물론 외교통일안보 분야 장관들을 상대로 현안 질의를 반드시 해야 한다는 겁니다.

주호영 원내대표와 하태경 의원, 그리고 무소속인 홍준표 의원까지 국민을 대신해 엄중하게 질의하겠다며 질문 주자 명단까지 공개했습니다.

[앵커]
이렇게 입장이 다른 이유 가운데 가장 큰 건 아무래도 어제 있었던 김정은 위원장 사과에 대한 시각차 때문이겠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민주당은 일단 북측이 우리 국민을 사살한 건 결코, 용납할 수 없다는 점은 분명히 했습니다.

하지만 이와 별개로 김 위원장의 사과에는 큰 의미를 부여했는데요.

전례 없이 북한의 최고지도자가 신속하게 사과를 했고 경위설명과 재발 방지 등이 담긴 답변이 온 것은 발전된 것이라는 겁니다.

이낙연 대표는 북한의 사과를 두고 이런 표현을 썼는데요.

청와대가 발표한 내용을 보면 북측 지도부가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고 얼음장 밑에서도 강물이 흐르는 것처럼 남북관계가 엄중한 상황에서도 변화가 있는 것 같다고 느낀다, 이렇게 말했습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대단히 미안하다'라는 단 두 마디를 빼고는 진정성을 찾아볼 수 없는 의미 없는 사과라고 일축했습니다.

특히 서훈 국가안보실장이 북측의 통지문을 대신 읽고 문재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친서까지 공개한 건 직분을 망각한 몰지각한 처사라고 강하게 쏘아붙였습니다.

국민의힘은 이번 사건의 진상을 철저히 따지겠다며 국회 국방위 간사인 한기호 의원을 팀장으로 하는 당내 전담팀을 꾸리고, 오늘 오전에 첫 회의를 열었는데요.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적반하장식 책임 회피만 가득한 북한의 통지문을 보고 정부와 여당은 김정은 위원장 칭찬과 변호에 여념이 없다고 비판하면서, 국제 형사 재판소를 통해 이번 만행 사건의 진상을 밝히는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북한이 무거운 책임을 지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회의 시작에 앞서 북한 총격으로 살해당한 해양수산부 공무원의 친형이 국회에서 김종인 위원장과 TF팀을 만나 면담하기도 했습니다.

지금까지 국회에서 YTN 이승배[sbi@ytn.co.kr]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