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도 속 정치권 '일정 취소'...김종인 "대선 버금, 서울시장 선거 준비"

애도 속 정치권 '일정 취소'...김종인 "대선 버금, 서울시장 선거 준비"

2020.07.10. 오후 4:02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박원순 서울시장의 사망 소식에 정치권은 여야 할 것 없이 주요 일정을 취소하거나 축소하며 고인을 애도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공식 석상에서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대선에 버금가게 준비해야 한다고 언급해 비판이 일고 있습니다.

국회 연결합니다. 이승배 기자!

민주당은 아무래도 더 침통한 분위기겠군요?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박원순 시장의 사망 소식이 알려지자 큰 슬픔에 빠졌습니다.

이해찬 대표 등 대부분 의원들은 아침 회의에 참석하면서도 검은색 양복에, 검정 넥타이를 매고 왔는데요.

회의 분위기는 내내 무거웠습니다

이 대표는 모두 발언을 시작하면서 감정에 북받친 듯 말을 잇지 못하다가 입을 뗐습니다.

고인은 민주화 운동을 해 온 오랜 친구이자 80년대 이후 시민운동의 씨앗을 뿌리고 크게 키워낸 인권변호사였고 강조하며

평생 시민을 위해 헌신한 고인의 삶과 명예를 기리며 추모의 마음을 바친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고인이 그렇게 아꼈던 서울 시정에 공백이 없게 각별히 챙기겠다고도 약속했습니다.

[이해찬 / 더불어민주당 대표 : 민주당은 평생 동안 시민을 위해 헌신하신 고인의 삶과 명예를 기리며 고인이 가시는 길에 추모의 마음을 바칩니다.]

민주당 지도부는 부동산 후속 대책 당정 회의를 포함해서 오늘 예정됐던 일정 대부분을 취소했습니다.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이낙연 의원과 김부겸 전 의원도 장례 일정이 마무리될 때까지 당권 레이스를 당분간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정의당도 오늘 잡힌 일정을 모두 취소했는데요, 논평을 통해 박 시장이 걸어온 삶을 반추하면 비통한 마음이 든다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습니다.

열린민주당은 박원순 시장이 천만 촛불 광장을 지켜줬던 것을 잊지 않겠다고 밝혔고 국민의당 역시 참담하고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애도의 뜻을 표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민주당과 대립각을 세워왔던 미래통합당 분위기는 어떤가요?

[기자]
미래통합당도 박 시장의 비극적 선택에 안타까움을 표현했습니다.

오늘 새벽 대변인을 통해 구두 논평을 낸 데 이어서 오늘 아침에는 주호영 원내대표가 직접 메시지를 냈는데요.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주호영 / 미래통합당 원내대표 : 박원순 서울시장의 비극적 선택에 대해서 매우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큰 슬픔에 잠겨있을 유족들에게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박 시장의 성추행 의혹에 대해서는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주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소속 의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여러모로 엄중한 시국이라면서 말과 행동을 조심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추모 분위기 속에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오늘 오전 공개석상에서 서울시장 보궐 선거 얘기를 꺼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먼저 발언 내용부터 들어보겠습니다.

[김종인 /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 : 내년 4월 7일에 우리가 겪어야 할 서울시장 보궐선거라든가 부산시장 보궐 선거라든가 또 경우에 따라서 또 다른 어느 한 도의 선거를 전제한다면 대통령 선거에 버금가는 선거를 해야 합니다.]

앞으로 선거에 이기려면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자는 취지였다고는 하지만,

장례 절차가 이제 막 시작된 상황에서 서울시장의 유고가 통합당에게 기회라는 식의 발언을 한 것은 너무 성급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모든 정당이 성추행 의혹에 대해서 발언을 하기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 속에 정의당에서 쓴소리가 나왔습니다.

박 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여성의 2차 피해를 우려한 건데요.

정의당 류호정 의원은 SNS를 통해 고인의 죽음은 애석하고 슬프지만 벌써부터 시작된 2차 가해와 신상털이에 가슴팍 꾹꾹 눌러야 겨우 막힌 숨을 쉴 수 있을 당신이 혼자가 아님을 알았으면 좋겠다면서 자신은 박 시장 빈소를 조문하지 않을 거라고 밝혔습니다.

지금까지 국회에서 YTN 이승배[sbi@ytn.co.kr]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