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 '김계관 담화'로 새해 벽두부터 난관

남북관계, '김계관 담화'로 새해 벽두부터 난관

2020.01.12. 오후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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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레발’ ’호들갑’ 등 표현으로 강한 불만 표출
지난해 8월 조평통 담화보다는 표현 수위 완화
북, 지난해 11월 이후 대남 비난 진정 추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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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김계관 외무성 고문이 담화를 내고 남한은 북미 관계에 끼어들지 말라고 경고하면서 새해 주요 정책 과제로 남북 관계 개선을 제시한 정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지난해 8월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해 막말을 퍼붓던 상황에 비해서는 수위가 완화된 부분도 있다는 점에서 북한의 대남 전략에 대한 분석이 면밀하게 진행돼야 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왕선택 통일외교 전문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김계관 북한 외무성 고문 담화에서 남측이 북미 관계에 끼어들지 말 것을 강조한 것은 우리 정부 입장에서 보면 당혹스런 부분입니다.

특히 설레발을 친다거나, 호들갑, 바보 신세, 중뿔나게 끼어든다거나 하는 표현은 남측에 대한 불만 수위가 매우 높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그렇지만, 김계관 고문 담화는 지난해 8월 북한이 '삶은 소 대가리' 등의 욕설을 퍼부은 것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표현 수위가 완화됐다는 점에서 면밀한 분석이 필요합니다.

북한은 지난해 10월까지 한미 연합 군사 훈련이나 첨단 군사 장비 도입과 관련해 욕설 수준의 험담을 했지만, 11월 이후 진정 추세를 보였습니다.

이번에도 문재인 대통령을 직접 겨냥하는 표현이 제외된 것은 면밀한 계산의 결과로 분석됩니다.

북미 대화 가능성이 없다고 경고하면서도 북한 요구를 전적으로 수긍하면 대화가 가능하다고 지적한 것은 대화 방법을 알려준 북한식 화법으로 해석할 여지도 있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김계관 고문 담화는 남북 관계 개선 노력 자체를 경멸한 것이 아니라 우리 정부 행보에서 특정 부분을 공격했을 가능성이 적지 않습니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4월 이후 북한의 대남 비난 초점은 한국 정부가 존재감을 보여주는 데만 관심을 두고, 실제적인 성과는 내지 못하는 점에 대한 불만 표출이었습니다.

비핵화와 평화 체제 구축에서 우리 정부가 빛나는 중재자로서 존재감을 보여주는데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조용한 촉진자 역할에 집중함으로써 북한 반응이 달라질 가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YTN 왕선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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