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혁명의 쌀" vs "정보 도둑질"...데이터 3법 대체 뭐길래?

"4차혁명의 쌀" vs "정보 도둑질"...데이터 3법 대체 뭐길래?

2020.01.11. 오전 0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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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정보 보호법·정보통신망법·신용정보법
새해 첫 본회의 통과 법안 가운데 '최다 반대'
개인 동의 없이도 '가명 정보' 가공·제공 가능
소비성향 분석 등 기업에서 활용 가능성 증가
민감정보 노출·동의 없는 SNS 정보수집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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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새해 첫 본회의에서 통과된 주요 법안 가운데 하나인 이른바 '데이터 3법'은 반대가 가장 많았을 만큼 논란이 적지 않은 법입니다.

4차 산업혁명의 쌀과 같은 존재다, 개인정보를 도둑질하는 법이다, 이렇게 찬반 의견이 극명하게 갈리는데 대체 어떤 법이고, 쟁점이 뭔지,

우철희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데이터 3법은 개인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법, 신용정보법 이렇게 3가지를 일컫는 법입니다.

자유한국당을 빼고 열린 새해 첫 본회의의 문턱을 넘은 198개의 법안들 가운데 반대가 가장 많았다는 점에서 큰 논란을 안고 있습니다.

[문희상 / 국회의장 (지난 9일) : 찬성 114인, 반대 15인, 기권 23인으로서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대안은 가결되었음을 선포합니다.]

핵심은 바로, 개인정보 보호법에 담긴 '가명정보'입니다.

이름과 주민번호 등 일부를 삭제해서 추가 정보 없이는 특정 개인을 식별할 수 없는 정보를 뜻하는데, 누군지 알 수 있는 '개인정보'와 전혀 알 수 없는 '익명정보'의 중간 정도 개념입니다.

법안 통과로 통계 작성이나 연구, 공익적 기록 보존 등을 위해서는 개인이 동의하지 않아도 가명 정보를 수집·가공할 수 있고, 제3자에게 제공할 수도 있게 된 겁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소비자의 여러 정보를 이용해 소비성향이나 이용빈도를 분석하는 등 기업 활동의 토대로 무궁무진하게 활용할 길이 열린 셈입니다.

그래서 기업은 물론, 정부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도 빅데이터 산업 활성화를 통해 4차 산업혁명을 이끌 핵심이라는 입장입니다.

[이인영 /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지난해 12월 6일) : 데이터는 4차 산업혁명의 쌀입니다. 인공지능, 핀테크, 자율주행, 로봇 등 신산업 거의 모든 분야에서 데이터의 자유로운 이동과 관리가 필수적입니다.]

하지만 여야를 막론한 일부 의원들과 시민단체에서는 철저히 보호받아야 할 개인정보가 기업의 돈벌이와 개인정보 도둑질에 악용될 것이라면서 크게 우려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가명 정보라도 여러 정보를 결합하면 누군지 충분히 식별 가능하지만, 개인은 무방비나 마찬가지라는 겁니다.

[채이배 / 바른미래당 정책위 의장 (지난해 12월 6일) : 산업과 기업의 이익도 중요하지만, 개인의 인권보다 우선될 수 없음을 다시 한 번 밝힙니다.]

이 밖에도 의료 기록과 같은 민감한 개인 정보의 노출 우려와 개인정보 보호의 컨트롤 타워 분산도 문제입니다.

게다가 개인 동의 없이도 SNS에 공개한 신용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는 내용 등에 대해서도 논란이 여전합니다.

결국, 나라를 먹여 살릴 신산업의 길을 터주자는 법이 개인정보 유출의 통로가 되지 않으려면 조속한 후속 입법이 절실한데 총선을 앞두고 언제쯤에나 가능할지는 미지수입니다.

YTN 우철희[woo72@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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