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득권 주장에 모욕감"...거물 불출마에 정치권 술렁

"기득권 주장에 모욕감"...거물 불출마에 정치권 술렁

2019.11.18. 오전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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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진 용퇴’ 요구에 불출마 신호탄?…정치권 촉각
이인영 "개인 거취 문제보다 정치 구조 혁신"
우상호 "운동권 출신들 기득권화? 모욕감 느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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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휴일인 어제 자유한국당의 김세연 의원과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잇달아 내년 총선 불출마를 깜짝 선언했습니다.

각각 민주당과 한국당의 중진 인사들의 불출마 발표로 정치권은 한 주의 시작과 함께 곧장 인적 쇄신 바람에 휩싸였습니다.

국회로 가보겠습니다. 나연수 기자!

어제 두 정치인의 불출마 선언, 깜짝 발표였고 정치권에서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당혹스러워하는 반응이었어요.

여느 월요일과는 달랐을 것 같은데요?

[기자]
기존 비례대표 출신, 또는 초선의원들의 불출마 선언과는 분위기가 또 다른 것 같습니다.

어제 두 정치인의 불출마 선언이 정치권 후배들의 '용퇴' 요구에 대한 선배들의 '응답'으로도 읽히기 때문인데요.

임종석 전 비서실장의 불출마 선언 이후 곧장 여론의 눈이 쏠린 민주당 내 운동권, 이른바 '86세대' 정치인들부터 보겠습니다.

전대협 초대 의장 출신인 이인영 원내대표는 오늘 오전 회의에서 먼저 이 얘기를 거론하진 않았고요.

다만 회의 후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개인의 거취 문제보다는 우리 정치 문화 구조를 어떻게 혁신할 것인지에 대한 지혜들이 좀 더 이야기되면 좋겠다고 돌려 말했습니다.

20대 국회 첫 원내대표를 지낸 우상호 의원 역시 오늘 아침 라디오 인터뷰에서 운동권 출신 정치인들이 기득권화 되었다는 뉘앙스의 보도에 모욕감을 느낀다고 말했습니다.

민주당 안에서도 공개적으로 나오는 발언들은 조심스러운데요.

박주민 의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현직인 김세연 의원의 불출마 선언문을 언급하며 국회가 지금 국민의 신뢰를 받지 못하고 국민 뿐 아니라 의원들도 회의에 빠져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앵커]
자유한국당 경우에는 김세연 의원이 직접 지도부를 겨냥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김세연 의원이 "한국당은 존재 자체가 민폐"라는 격한 평가까지 인용하면서 , 지도부에 결단을 요구했죠.

오늘 오전 회의에서 황교안 대표가 먼저 입을 뗐습니다.

만일 이번 총선에서 국민들에게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다면 자신부터 책임지고 물러나겠다는 건데요.

당 쇄신이 국민의 요구이자 시대적 소명이라며 폭넓게 의견을 수렴해 확실하고 과감하게 쇄신하겠다고 공언했습니다.

당연한 얘기이긴 합니다만, 어쨌든 총선과 거취를 연결해 언급한 건 처음입니다.

나경원 원내대표도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 의원이 지도부 사퇴를 이야기한 것은 충정이라 생각한다며, 패스트트랙에 올라간 법안을 막는 게 자신의 소명이고, 이후에는 어떤 것에도 연연하지 않겠다고 답했습니다.

당 청년 최고위원인 신보라 의원은 김세연 의원의 결단을 '보수정당을 위한 불쏘시개'로 규정하고 청년과 여성에 대한 과감한 공천을 당에 요구했습니다.

여당과 제1야당의 잇단 불출마 선언을 지켜본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는 제3지대론 띄우기에 나섰습니다.

거대 양당의 기존 구조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 것이라며 지금이 바른미래당과 제3지대의 골든타임이라고 말했습니다.

지금까지 국회에서 전해드렸습니다.

나연수 [ysna@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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