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조의문 보내고 느닷없이 '발사체'...靑 "강한 우려"

北 조의문 보내고 느닷없이 '발사체'...靑 "강한 우려"

2019.10.31. 오후 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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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모친상을 당한 문재인 대통령에게 어제 친서 형식의 조의문을 보내왔습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넉 달 만에 직접 소통했다는 의미도 있는데 바로 다음 날 북한이 발사체 발사에 나서면서 기대감이 퇴색했습니다.

청와대는 발사체에 강한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신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고 강한옥 여사의 별세 다음 날 친서 형식의 조의문을 보내왔습니다.

[고민정 / 청와대 대변인 : 김 위원장은 조의문에서 고 강한옥 여사 별세에 대해 깊은 추모와 애도의 뜻을 나타내고 문 대통령에게 위로의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문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윤건영 국정기획상황실장이 판문점에서 조의문을 전달받는 '극비임무'를 수행한 점이 눈에 띕니다.

30일 오후 판문점에서 김 위원장의 조의문을 직접 건네받은 윤 실장은 밤늦게 부산 남천성당의 빈소를 찾아 문 대통령에게 전달했습니다.

청와대는 윤 실장에게 조의문을 건넨 북측 인사가 누구인지는 언급하지 않았는데, 지난 6월 이희호 여사 서거 때 조전을 전했던 김여정 제1부부장은 아니라고만 밝혔습니다.

윤 실장은 당시에도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등과 함께 판문점에 가서 조전과 조화를 받아오는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앞서 지난해 3월과 9월 두 차례 대북특사단으로 북한을 방문해 남북 정상회담 실무 협의에 참여했고 지난 6월 남북미 정상회동 때도 미리 판문점에 가서 동선과 일정을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고 강한옥 여사에 대한 조의문을 문 대통령에게 보낸 것은 남북 정상 간의 직접 소통이 넉 달 만에 이뤄졌다는 의미도 갖고 있습니다.

북한은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와 정주영 전 현대그룹 회장 별세 때는 조문단을,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때는 조의문을 보냈는데 그때그때의 남북 관계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번에도 김정은 위원장이 보낸 조의문이 꽉 막힌 남북 간 소통의 돌파구가 되지 않을까 기대가 있었지만, 북한의 발사체 발사가 낙관적 전망을 제한했습니다.

청와대도 NSC 상임위를 열어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 발사를 포함한 전반적인 군사안보 상황을 점검했습니다.

짧은 서면 브리핑으로 회의 결과를 발표했는데 강한 우려를 밝히는 정도로 수위를 조절했습니다.

문 대통령에게 조의문을 보내고 다음 날 발사체를 쏘아 올린 북한의 조치에서는 김정은 위원장이 연말까지로 시한을 정한 비핵화 논의는 물론 남북 관계 진전에도 너무 속도를 붙이지 않겠다는 의도도 엿보입니다.

YTN 신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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