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방식 어려워"...금강산 시험대 선 정부

"기존방식 어려워"...금강산 시험대 선 정부

2019.10.26. 오전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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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최영주 앵커
■ 출연 : 신범철 / 아산정책연구원 센터장, 조진구 /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금강산 남측 시설을 철거하라는 김정은 위원장의 발언 이틀 만에 북한이 실제 남한 측에 시설을 철거할 것을 일방통보했습니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은 기존의 방식대로 금강산 관광을 운영하는 것은 어렵다고 밝혔는데요. 냉각기가 계속되는 남북 관계 해법은 없을까요? 전문가와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 조진구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위기와 기회가 반복됐던 금강산 관광 20년. 이번에는 아예 남측 시설을 철거하라는 일방 통보를 받았습니다. 먼저 관련 내용 들어보겠습니다.

[이상민 / 통일부 대변인 : 북측은 통지문에서, 금강산지구에 국제관광문화지구를 새로 건설할 것이며, 합의되는 날짜에 금강산지구에 들어와 당국과 민간기업이 설치한 시설을 철거해가기 바란다, 실무적 문제들은 문서교환방식으로 합의하면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앵커]
우리 정부로서는 아쉬움이 큰 것 같은데요. 이게 남북 관계의 현주소가 드러난 게 아닌지라는 생각이 듭니다.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신범철]
안타깝지만 현재 남북관계의 현주소라고 봅니다. 원인을 찾자면 근본적으로 북한이 아직 변하지 않은 것 같고요.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 이후 북한이 계속해서 하는 말이 새로운 길을 갈 수 있다, 이 점을 강조하는데 그 새로운 길에는 결국 경제 발전 방향이 자력갱생이 되는 것이고 그래서 북한이 독자적으로 운영을 한다. 금강산 관광과 같은 경우에는 과거에는 한국의 관광객을 중심으로 운영했지만 새로운 기회, 중국의 관광객이라는 변수가 등장했기 때문에 북한이 독자적으로 운영하면서 자기의 이익을 극대화하고 있다. 그 점이 부각된 거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북한이 독자적인 관광사업을 개발하려는 의도다. 어떻게 보십니까?

[조진구]
저도 신 박사님 말씀에 전적으로 동의를 하고요. 저희가 6월 30일날 어렵게 문재인 대통령이 노력을 하셔서 북미 정상의 회동이 이루어지고 또 스톡홀름에서 실무협의가 있었습니다마는 비핵화 협의가 녹록지 않다는 걸 다시 한 번 보여줬어요. 그렇기 때문에 남북 관계라는 건 지난 1년 동안 거의 대화다운 대화가 없었는데 남북 관계도 결국은 북미 관계의 진전이 없이는 어렵다는 걸 다시 한 번 보여줬고 그런 의미에서 경제 중심으로 북한의 정책이 옮겨졌다 하더라도 그거는 북핵 문제 해결 없이는 어렵다, 남북 관계 독자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여지가 없다, 이걸 다시 한 번 보여줬지 않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앵커]
최근 북한을 찾는 중국 관광객들이 많이 늘어났다고 합니다. 관련 화면을 직접 보시죠.

[OO 북한 전문 여행사 직원 (중국 단둥) : (북한 가는 관광객이) 아주 많아요. 북한 쪽에서 접대를 다 하지 못해서 인원 제한을 하고 있습니다. 올해 들어서 북한 관광이 인기가 정말 높습니다.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어요.]

[앵커]
이렇게 북한 관광 인기가 높다 보니까 남측 없어도 금강산을 독자 개발할 수 있다라는 이런 자신감도 붙은 건가요?

[신범철]
그렇죠. 중국의 동북3성이라고 하죠. 만주지역에 사는 인구만 1억이 됩니다. 그중의 2%만 북한을 방문해도 연간 200만 명이 되는 거죠. 그 액수도 어마어마하기 때문에 북한으로서는 그런 것을 기회 요인으로 보고. 지금 보다 중요한 것은 아마 핵 문제기 때문에 북한 입장에서는 미국에게 미국이 더 추가적으로 양보하지 않으면 북한은 독자 노선을 간다. 그 독자 노선은 중국과의 협력을 통해서. 중국도 제재를 정면으로 위반할 수는 없기 때문에 이 관광과 같이... 관광은 제재 대상은 아닙니다. 우회적으로 북한을 지원하는 방법을 논의했을 것이고 그런 것이 또 북한에 힘이 되고 있기 때문에 그래서 한국에 대해서도 좀 더 고자세를 유지하면서 자기들이 독자적인 운영을 하겠다 하는 통보를 해 온 것으로 추정합니다.

[앵커]
그러니까 독자 개발을 하겠다는 자신감 뒤에는 북미 협상 과정에서 미국 측에 양보를 해라. 그리고 남측에도 압박하는 그런 의도도 숨겨 있다라는 말씀이시군요?

[조진구]
양쪽의 의도가 다 있다고 생각이 돼요. 그런데 기본적으로는 자력갱생이라는 것은 북한의 기본적인 노선이었고 이제까지 한 번도 자력갱생을 하지 않은 적이 없었어요. 또 외부로부터 지원을 받아서 뭔가를 해 보겠다는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우리가 스스로 할 테니까 환경만 마련해 주면 좋겠다 하는 게 기본적으로 북한의 노선이에요. 그리고 김정은 위원장 집권 이후에 가장 심혈을 기울였던 게 관광이거든요. 금강산 지구 방문했는데 양덕군이라는 데 온천지구를 방문했어요. 김정은 위원장도 심혈을 기울여온 것이기 때문에 말씀대로 관광은 제재하고는 무관한 부분도 있고 그래서 조금 새로운 방법이라는 게 무엇인지 아주 명확하게 단정적으로 말할 수 없지만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자력갱생과 관광, 양측에서 같이 해 보자 하는 게 아닐까 하는 의도가 담겨져 있다고 생각됩니다.

[앵커]
금강산이 천혜 자연 환경이 정말 관광 자원으로서는 빼놓을 수 없는 곳이기 때문에 북한 입장으로서도 욕심이 날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지금 드는 궁금증은 관광 산업으로 자체적으로 개발하려면 자금이 있어야 하지 않습니까? 북한 측 어떻게 재원을 조달하겠다는 의미일까요?

[신범철]
우리가 북한 경제를 너무 무시하는 경향이 있어요. 북한 경제가 실질적으로 지금 1인당 GDP가 1000불에서 3000불 사이라는. 학자마다 의견은 다릅니다. 그 정도면 우리 70년대에서 80년대 초반 상황이거든요. 그때 우리도 독자적으로 호텔 다 지었죠. 그렇기 때문에 그런 능력은 있다. 다만 거기에 손님이 와서 그것이 상품으로서 작동이 돼야 되는데. 아까 제가 중국에서 2%만 와도, 동북 3성에서. 200만이 된다고 했는데 그 사람들이 100만 원 정도만 쓰고 가면 그게 약 연간 20억 달러에 가깝습니다. 그러면 지금 미국이 북한에게 영변 핵시설을 폐기하고 농축우라늄 신고하면 제재를 완화해 주겠다는 석탄 수출이나 섬유 가공업 수출 같은 게 20억 불 정도예요. 그만큼 관광 상품으로서의 가치가 큰 거죠. 그렇기 때문에 북한이 그 부분에 있어서 기회요인을 포착하고 밀어붙이는 거고. 당장 북한이 건설할 자금이, 현금이 있느냐 그 부분은 아마 당국의 자금이 아니더라도 돈주들이 당국에서 뺏는다면 불만이 있겠지만 이것을 통해서 수익을 올릴 수 있다면 자발적으로 돈을 낼 수 있기 때문에 이것이 우리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앵커]
그렇군요. 이틀 전에 나온 김 위원장의 발언을 보면 보기만 해도 기분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 시설들을 싹 들어내라, 이렇게 발언을 했단 말이에요. 굉장히 남측에 대한 불만도 표시를 한 것 같아요.

[조진구]
맞습니다. 참 북한의 말이라는 게 뭐랄까요,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강경하고 그런데. 저는 그런 생각이 들어요. 남측 시설이 보기 흉하다 하는 것도 있고 또 하나는 왜 우리가 남측에 의존해서 금강산 관광을 개발해 왔는가 하는 데 대한 불만도 있을 것 같아요. 그렇다고 해서 선대 아버지가 시작한 사업 자체를 비난하는 건 아니고 그 밑에 있는 관계자들이 지나치게 의존적이었다, 자주성을 잃었다 하는 것에 대한 비판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렇다면 지금까지 경협을 비롯한 남북 관계에 있어서 근본적인 전환을 노리고 있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도 드는데요.

[신범철]
북한이 가겠다는 새로운 길이 북한이 주도해서, 그러니까 한반도 문제를 자신들이 주도하겠다는 거기 때문에 남북 경협에 있어서도 우리가 문재인 대통령, 문재인 정부 들어서도 평화경제를 이야기하는데 한국이 북한 경제를 부흥시켜주는, 우리가 주도적으로 무언가를 하려고 하는 그런 접근인데 북한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지 않은 거죠. 아까 교수님께서도 말씀하신 것처럼 북한의 기본적인 방침은 자력갱생이 그 근저에 깔려 있는 것이고 그래서 선택적으로 자신들이 필요한 부분을 한국이면 한국, 중국이면 중국, 일본이면 일본을 경쟁시키면서 북한의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것이지 우리가 생각한 것처럼 한국과의 그런 협력만으로 이렇게 추진하려는 건 아니다. 그걸 미리 잘 드러냈다고 평가합니다.

[앵커]
그렇군요. 어제 문재인 대통령이 출입기자들을 청와대로 초청했습니다. 금강산 철거 문제에 대한 입장도 밝혔는데요. 그래픽 함께 보시죠. 문재인 대통령은 기존의 금강산 관광 방식이 안보리 제재 때문에 되풀이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그러면서도 김정은 위원장의 철거 지시는 국민들 정서에 배치될 수가 있고 또 남북 관계를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도 표명을 했습니다. 어쨌든 국제적으로 대북 제재 문제가 걸려 있기 때문에 금강산 관광 재개, 그러니까 지금 방식대로의 재개는 어렵다는 입장을 대통령도 표명을 한 거예요.

[조진구]
맞습니다. 현재 방식대로 간다면 금강산 관광 제재 자체는 국제 제재에 포함되어 있지 않지만 거기에 따른 캐시죠, 현금이 들어가는 건 소위 말해서 핵이나 미사일에 전용될 우려가 있다, 이런 것들이 자리잡고 있는데. 사실은 꼭 그러냐 하면 그렇지 않은 측면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이 돼요. 다만 그런데 북한 입장에서 본다면 남북 평화 경제라는 것도 결국 대상이 있는 건데 남과 북이 함께해야 하는데 일방적으로 남측에 의해서 제안이 됐기 때문에 혹시 이게 자신들이 북미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마는 국내 정치로 활용되는 거 아니냐 이런 우려를 할 수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북한에게 실제로 돌아오는 이익은 없고 남쪽에서만 정치적인 이익의 희생양이 되는 거 아니냐 그런 우려도 있을 수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사전에 남북 관계가 교착되어 있기 때문에 그렇기도 하지만 하나의 타개책으로 정부에서 구상한 거기는 하지만 좀 더 북한과의 대화, 협의가 필요한 부분인데 일방적으로 취해진 거에 대한 불만도 섞여 있다고 생각이 됩니다.

[앵커]
좀 더 북한과의 대화가 필요하다. 금강산 관광 자체는 UN 안보리 제재에 위반되는 건 아니지만 그 관광을 대가로 뭔가를 지불하는 것이 제재 위반이 될 수 있다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렇다면 다른 방식이 있을 수 있을까요?

[신범철]
말씀하신 것처럼 관광의 대가로 현금, 대량의 현금, 벌크캐시가 UN 제재 위반이 되는 거거든요. 그것 때문에 우리가 관광 특히 현대아산을 통한 관광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부담이 되었던 것이 사실이고요. 만약에 이것이 재개가 돼서. 그런데 저는 재개가 이렇게 바로 되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떠한 환경이 개선돼서 금강산 관광을 재개하는 방식이 된다면 만약에 제재로 인해서 현금을 줄 수 없다면 식량이라든가 또는 영양식이라든가 아니면 보건, 의료 제품 이런 것을 통해서 우리가 간접적으로 제재를 우회할 수 있는 방법은 고려할 수 있다. 다만 그건 두 가지 허들이 있는데요. 국제사회가 우려하는 부분도 있겠고 다른 하나는 북한이 그런 방식을 수용하지 않을 것 같아요. 지금 북한의 입장을 저희가 잘 봐야 되는데 상당히 당당하게 나오고 있어요. 국제사회의 북한 핵개발에 대한 입장은 뭐냐, 불법적인 핵개발이라고 여기고 제재 결의를 하고 있는데 북한은 자신들의 당당한 권리다. 그렇기 때문에 제재 자체를 거부하고 있는 것이고. 그래서 우리 정부가 제재로 인해서 관광과 관련해서 약간 자제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 강도 높게 비난하고 있는 거죠. 양측에 근본적인 인식 차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그렇군요. 이런 정치적 논란은 차치하고 금강산 관광 같은 경우에는 현대아산이 50년 독점 사업권을 갖고 있지 않습니까? 만약에 북한이 일방적으로 시설을 철거한다면 우리 측 입장에서는 재산권은 요구를 할 수 있는 건가요?

[조진구]
그게 아마 북한이 좀 나쁜 말로 하면 노림수라고 할까요,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한국이 갖고 있는 취약한 점. 예를 들면 이제까지는 그렇게 해 왔는데 새로운 방식으로 할 때 한국이 참여할 수 있느냐라고 할 때도 조금 제한이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실제로 우리가 지금 현대아산을 비롯해서 많은 기업들이 투자를 해 왔는데 재산권을 보호받을 수 있을지는 조금 현 단계에서는 단언할 수 없다. 그런 생각이 듭니다.

[앵커]
현 단계에서 재산권을 지킬 수 있는지는 단언할 수 없다.

[신범철]
저는 당연히 우리 정부가 당당하게 나가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북한하고는 현대아산이 북한 당국과 맺은 금강산 관광 개발 50년 권리가 있는 것이고 2003년인가요, 그래서 북한 당국과 4대 경협 합의서를 맺어서 투자를 보장하겠다고 북한이 밝혔습니다. 그럼 그 책임을 당당히 요구해야 되는 거죠. 만약에 북한의 일방적인 의사 결정에 의해서 현대아산의 운영권을 종식시킨다고 한다면 그에 따르는 피해를 보상해야 된다고 우리 정부는 이야기해야 되고 이건 여론화를 시켜야지 북한도 부담이 돼요. 왜냐하면 북한도 어떤 방식이든 외국의 투자 유치를 필요로 할 것인데 이렇게 손바닥 뒤집듯이 합의를 뒤집어버리면 누구도 북한과 거래를 하지 않을 겁니다. 따라서 이런 문제는 우리 정부가 당당히 요구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결국 이게 우리하고의 대화만으로 풀리는 것이 아니라 북미 간에 비핵화 대화라든가 그런 것과 연계해서 풀리기 때문에 할 말은 하더라도 우리가 북한이 우리와의 대화를 단절할까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앵커]
그렇군요. 우리도 당당하게 나설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신데요. 그렇다면 우리 정부의 대안은 과연 무엇이 있을까요? 김연철 통일부 장관의 입장을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김연철 / 통일부 장관 : 첫 번째는 우리 기업의 재산권 보호, 그것이 가장 중요한 원칙입니다. 두 번째는 조건과 환경이 충분히 고려해야 합니다. 조건이라는 것은 재정 문제를 비롯한 구체적인 조건도 있지만, 남북이 협의해야 할 부분도 있고, 또 국내적으로도 오늘같이 초당적으로 충분히 논의해가면서 국민적 공감대를 모으는 것도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이... 세 번째는 북한의 관광 전략이나 전반적으로 달라진 환경을 고려한 창의적인 해법이 필요하지 않을까 이러한 생각입니다.]

[앵커]
창의적인 해법이 필요하다는 통일부 김연철 장관의 발언이었습니다. 지금 두 분 전문가가 분석해 주셨듯이 이게 비단 남북 관계의 문제가 아니라 북미 관계, 그것도 미국과의 협상이 굉장히 끼어 있는 문제 아니겠습니까. 북한은 미국 측에도 굉장히 강한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분석이 되는데 어떻게 분석을 하십니까?

[조진구]
그런 측면도 있죠. 당연히 북한의 입장에서 본다면 한국이나 미국에 대한 메시지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하고 특히 금강산은 남북 정상의 합의에서 이루어진 것들이었거든요. 그러나 그 합의가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 대한 불만이라고 할까요. 그런 게 있을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앞으로 참 문제는 그렇습니다. 교류협력을 추구하는 한국,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북 제재가 완화되거나 해제되지 않으면 금강산 관광뿐만 아니라 남북 대화 혹은 경제협력 자체가 어려워지는 상황, 이 상황이 점점 당초부터 예상되었던 것들이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정부가 지나치게 낙관한 것. 그거에 대한 불만이 또 실제적으로 문제가 이렇게 현실적으로 나타난 게 아닌가 하는 그런 생각이 들어요.

[앵커]
미국 측에 대한 불만을 직접적으로 표시한 것이다라는 분석에는 금강산 현지 지도를 수행할 때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포함이 돼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북미 협상 총괄자 아닙니까? 그 자리에 함께 있었다는 게 어떤 메시지를 강력하게 표명한 것이다라는 분석이 있습니다.

[신범철]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사실 금강산 관광과 외무성 제1부상과는 연계점이 없잖아요. 그런데 그 자리에 대동했다는 것은 누구 봐라, 이 메시지를 던진 것이고 그 대상은 미국인 거죠. 그리고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미국이 연말까지 새로운 계산법을 가지고 오지 않으면 북한은 독자적인 길을 간다 이렇게 이야기해 왔기 때문에 그러한 모델이 결국 금강산 관광도 북한이 독자적으로 개발하는 것이다, 이 메시지를 미국에 던지면서 양보해라 이렇게 이야기를 하는 건데요. 그런데 저희가 주의할 부분이 있어요. 이렇게 하니까 미국이 조금 더 양보하면서 북한과 관계를 트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여론이 많이 형성되고 있는 것 같은데 그것은 어떻게 보면 북한의 핵을 고착화시키는 우려가 있다는 거죠. 그러니까 지금 북한이 전개하려고 하는 협상이 비핵화 협상이 아니라 핵 보유 협상이라는 걸 우리가 알면서 양보를 하더라도 적정선에서 양보를 해야지 너무도 많은 것을 양보해버리면 한반도 전략 상황 자체가 변할 수 있다. 북한과의 관계는 금강산 관광이든 개성공단이든 시간의 흐름과 함께 변화를 해 왔고 언젠가는 다시 정상화될 때가 올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핵무기를 북한이 보유할 수 있도록 기반을 조성해줘버리면 어느 순간 우리가 전략적으로 열세일 때가 있고 우리 안보가 위협에 빠질 수 있어요. 따라서 미국이 양보를 하지만 어느 선을 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우리가 인식해야 되고 그러한 메시지는 우리가 미국에게 던져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이번에 북한의 일방적인 이런 통보에도 불구하고 뭔가 좀 더 강력한 입장, 강력하게 대응을 해야 된다는 분석이신 것 같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의 김계관 외무성 고문이 미국에 대한 담화문을 발표했습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화답 차원으로 볼 수가 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 어떤 이야기를 했었는지 먼저 화면 함께 보시죠.

[트럼프 / 대통령 : 나는 김 위원장을 좋아하고 그도 나를 좋아합니다. 우리는 잘 지냅니다. 나는 그를 존중하고 그도 나를 존중합니다.]

[앵커]
이 발언 이후에 북한 역시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친분을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연말까지 미국의 행동을 기다리겠다라고 밝혔는데 3차 북미 정상회담을 올해 안에 기대를 하는 발언이다 이렇게 볼 수 있을까요?

[조진구]
사실상 저는 열렸으면 좋겠습니다마는 희망적인 관측에 지나지 않는다라는 생각이 들어요. 또 더군다나 문제가 되고 있는 건 이미 미국은 대선 국면에 접어들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새로운 의혹에 휩싸이면서 탄핵 문제가 제기되고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본다면 북한과 정상회담을 할 만한 상황이 아니에요. 그렇기 때문에 아까 신 박사님 말씀하신 것처럼 새로운 셈법을 가지고 나와줬으면 좋은데 아직 미국 내에도 그러한 상황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연내에 실무회담이 다시 재개되거나 정상회담이 개최될 가능성은 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저는 듭니다.

[앵커]
비관적인 전망을 하고 계신데, 어떻게 보십니까?

[신범철]
트럼프 대통령이 고민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왜냐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메시지를 많이 내놓지 않고 있어요. 이 정도에서 관계가 괜찮다는 메시지만 내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 판을 유지하고 싶어하는 것 같아요. 그런데 북한이 요구하는 만큼 미국이 양보했다가는 미국 내 여론이 더 안 좋아질 수 있으니까 고민을 하는 것 같고 저도 연말까지 정상회담은 쉽지 않다고 생각하고요. 다만 정상회담 가능성이 전혀 없어졌냐, 그렇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연말까지 실무협상은 한 차례 정도 저는 더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고 김정은 위원장이 이야기하고 있는 것도 연말까지 정상회담 하자는 건 아니에요. 연말까지 새로운 셈법을 가지고 오라고 하니까 실무협상을 통해서 한 차례 더 확인을 할 것이다. 그것이 어느 정도 미국이 더 양보하고 북한이 수용하는 상황이 된다면 내년 초에 미북 정상회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내년 초에 북한이 ICBM 발사 같은 전략 도발을 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한반도의 상황이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에 따라서 좌우될 수 있는 어떻게 보면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앵커]
트럼프 대통령이 또 얼마나 불확실한 사람입니까. 앞으로 어떤 돌파구가 있기를 기대해 보겠습니다. 다음 주제로 넘어가보겠습니다. 한일 관계인데요. 이낙연 국무총리와 아베 일본 총리가 20여 분간 회담을 했습니다. 한일 관계에 대한 공감대는 형성이 됐지만 아직도 갈 길은 멀다는 생각이 드는데 두 분께서는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조진구]
저는 최고위급의 수준에서 한일이 만났다 하는 것 자체는 최근에 악화된 한일 관계를 보면 의미가 있다고 생각을 해요. 그리고 아베 총리의 입에서 지금 한일 관계는 엄중하다면 엄중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한일 관계를 이대로 방치해서는 안 된다 하는 얘기를 했어요. 그러니까 그런 이야기를 한 건 아베 총리가 최근 처음이에요. 그리고 또 다양한 채널에서 협의를 계속해 갈 것이고 또 이럴 때일수록 교류도 필요하다는 얘기를 했어요. 그렇기 때문에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이제까지보다 입장에서 조금 유연해진 측면이 없지 않아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일본의 기본적인 입장이 바뀌었냐 하면 또 그렇지는 않은 것 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한일 청구권 협정으로 지난해 10월에 있었던 대법원 판결 문제가 해결됐다는 게 기본적인 일본의 입장이었기 때문에 그 입장에서 조금 앞으로 나갔냐 하면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아요. 그렇기 때문에 어려운 측면이 있지만, 다만 대화를 통해서 해결해 가려고 하는 노력을 조금 양측에서 보여줬고 그런 데에 인식을 같이 했다는 측면에서는 이번 회담의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렇기 때문에 얼마나 많은 기대를 했냐에 따라서 이번 회담의 평가가 달라질 것으로 생각되지만 저는 나름대로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이 됩니다.

[앵커]
그렇군요. 비공개 회의로 전환된 뒤에 또 아베 총리의 표정이 바뀌었다라는 일본 언론의 보도도 있어요. 어떻게 평가를 하세요?

[신범철]
의도성 있는 보도기 때문에 저는 그렇게 신뢰하지 않고요. 일본 측도 대화는 필요하다고 생각은 할 겁니다. 그렇지만 아베 총리가 지금 자신의 국내 정치적 입지 때문에 고자세를 유지하려는 거죠. 그래도 교수님 말씀처럼 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요. 한일 관계가 여러 가지 어려움은 있지만 또 협력의 영역에서는 협력을 해야 된다고 보고요. 다만 일본의 부당한 경제보복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이게 문제를 한번 보면 우리 정부가 8월까지는 상당히 당당했지만 최근 들어서 우리가 먼저 친서를 보내고 대화를 재개하려는 약간의 저자세로 돌아선 것은 무엇 때문에? 지소미아 종료를 성급하게 결정해서 그런 거예요. 그것만 안 했으면 계속해서 당당해도 누구로부터? 미국으로부터 압력을 안 받는 상황이 되는 거죠. 따라서 이런 외교 행보를 할 때 우리가 선택지를 줄여나가는 행보는 앞으로 조심해야 된다 생각하고요. 다만 이것을 한꺼번에 풀려고 할 거예요. 우리 정부도 그런 인식을 하고 있는 것 같고 아베 목소리도 결국 강제징용부터 함께 풀어나가자는 목소리인데 적정한 해답이 양측에서 나와서 문제 없이 종료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앵커]
다음 달 22일로 예정돼 있죠, 지소미아,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다음 달 22일 종료가 예정돼 있습니다. 혹시 만에 하나라도 그전에 한일 두 정상이 만날 가능성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조진구]
10월 말, 11월 초에 방콕에서 아세안 관련 회의가 열립니다. 이때 정상회담이 열리면 좋겠지만 아마 이번 대통령께서 이낙연 총리한테 부탁했던 그 친서에는 공식적인 대화의 제안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대화를 하고 싶다. 우리는 열려 있기 때문에 일본 측이 응한다면 하고 싶다면 우리 언제든지 하겠다 정도였던 것 같아요. 조금 더 적극적으로 대통령께서 해 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저는 사실 드는데 11월 초에는 어렵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렇기 때문에 우선 11월 초에는 외무장관 회의 하고 정상회담으로 나아가는 외교적인 환경을 정비한다고 할까요.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필요하고 그다음에 11월 중순에 APEC 회담이 칠레에서 열려요. 그렇기 때문에 만약에 가능하다고 한다면 그때는 한일 정상회담, 나아가서는 한미일 3개국 정상회담을 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 사이에 외교 당국 간에 여러 가지 지소미아뿐만 아니라 수출 규제 문제 논의하고 강제동원 문제는 단시간에 해결되기 어려워요. 그렇기 때문에 그 문제는 앞으로 시간을 갖고 같이 협의해 가자고 하고 지소미아 문제하고 수출 규제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할 가능성이 전혀 없는 건 아니라고 생각이 돼요. 시행령을 바꾼 일본으로서는 시행령을 다시 금방 바꿀 수는 없어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가장 불만인 것은 불확실성이거든요. 수출 허가를 내주지 않는 거기 때문에 일본의 입장에서는 한국과의 협의를 통해서 많은 오해가 풀렸다, 그렇기 때문에 절차적으로 완성이 된 것에 대해서는 수출 허가를 차례차례 내주고 이번에 아베 총리는 또 북핵 문제를 포함해서 한미일의 연계 중요성을 언급했어요.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지소미아의 종료를 다시 일방적으로 우리가 혼자 처리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는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일본 측에서 수출 규제에 관해서 유연하게 해 준다고 하면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고 지나치게 저자세다 이렇게 판단할 건 아닌 것 같아요. 이게 한일 양국의 이익에 부합하는 것이라면 조금 더 적극적으로 대일 정책을 펴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나 이런 생각이 듭니다.

[앵커]
지금 워낙 한일 관계가 악화돼 있다 보니까 이 악화된 한일 관계를 풀기 위해서는 톱다운 방식밖에 없다. 그러니까 한일 두 정상이 만나야 된다라는 분석입니다. 마지막으로 해법 뭐라고 보십니까?

[신범철]
해법은 정말 똑같아요. 일단 정상 수준에서 분위기 조성을 먼저 하는 것이 중요하죠. 잘 말씀해 주셨는데 11월 15, 16일날 APEC이 있습니다. 거기에서 양 정상이 만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놓고 거기에서 말씀하신 것처럼 지소미아 종료, 그 원인이 됐던 일본의 백색국가 지정 제외 이 문제를 연계해서 풀어나가면서 우리도 일본이 문제제기를 하고 있는 강제징용도 성의를 가지고 풀어나간다는 합의가 11월 15, 16일날 만들어진다면 그러면 지소미아 종료를 철회하고 그다음에 12월에 또 만나세요. 한중일 정상회담이 있으니까 그 단계 전까지 또 일본도 백색국가 문제를 풀고 그 이후에 우리가 큰 폭탄이 하나 남아 있는데 일본 기업의 압수한 재산을 현금화하는 문제인데 그 이전에 우리도 강제징용 문제에 대한 해법을 낸다면 이렇게 악화된 한일 관계를 단계적으로 풀어나갈 수 있지 않나, 그런 기대를 해 봅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 조진구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였습니다.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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