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차로 사고 조심!"...관리·단속 소홀에 위험↑

"회차로 사고 조심!"...관리·단속 소홀에 위험↑

2019.09.13. 오전 0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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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고속도로에는 비상시에 차를 돌릴 수 있는 '회차로'가 곳곳에 설치돼 있습니다.

그런데 평상시에도 통제가 제대로 되지 않아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는데 단속과 관리 소홀까지 더해져 위험을 키우고 있습니다.

고속도로 이용이 잦은 추석 연휴, 특히 더 조심하셔야겠습니다.

우철희 기자입니다.

[기자]
빠르게 달리는 차 앞으로 화물차가 불쑥 끼어들자 미처 피하지 못하고 그대로 들이받습니다.

요금소 앞에서는 갑자기 유턴하는 차량 때문에 급히 속도를 줄여 가까스로 사고를 피합니다.

모두 고속도로에서 비상 상황이 발생했을 때 신속하게 우회할 수 있도록 설치한 회차로 주변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평상시에는 일반 차량 출입이 통제돼야 하는데 뻥 뚫려있거나 정차해있다가 사고가 나는 겁니다.

[이수범 / 서울시립대 교통공학과 교수 : 운전자 입장에서는 차량이 나올 거라고 예상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갑자기 끼어들거나 나타나면 당황하게 되고…. 차량의 속도가 매우 빠르기 때문에 사고가 났을 때 심각도가 매우 높다….]

실제로 파악된 것만 해도 지난 2014년부터 17년까지 매년 회차로에서 사고가 났고, 숨진 사람도 4명이나 됩니다.

관리와 단속 소홀도 한몫합니다.

한국도로공사가 관리하는 전국 고속도로의 회차로는 분기점과 터널에 설치된 것만 360개, 요금소 주변까지 합치면 더 많습니다.

도로공사는 YTN 취재가 시작되자 평상시에 차량이 출입할 수 없도록 조치를 마쳤다고 밝혔지만, 현실은 달랐습니다.

수도권에 있는 고속도로 회차로에 직접 나와봤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이렇게 덩그러니 열려있어서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차량이 쉽게 드나들 수 있습니다.

수시로 차량이 빠른 속도로 달려오다 보니 합류 지점에서는 사고 위험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규정에는 평상시 차량 통행을 제한하기 위한 차단시설 설치만 나와 있을 뿐, 시설의 형태나 구체적 운영 방식, 정기 점검 의무는 빠져있습니다.

[한국도로공사 관계자 : 긴급 차량이 지나가면서 닫지 않고 가는 경우가 많아요. 워낙 양도 많아서 관리한다고 해도 부분적으로 그런 문제가 있어서….]

단속도 도로공사와 경찰 모두 권한이 없다며 책임을 회피합니다.

[경찰 관계자 : 회차로와 같은 목적의 도로를 목적 외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고 (관련 법에) 나와 있어야 하는데 그런 내용이 없습니다.]

관계 기관의 관리와 단속 강화, 이를 위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주승용 / 바른미래당 의원 : (도로공사와 경찰이) 정기적이고 철저한 회차로 관리와 단속에 만전을 기해야 합니다. 제도적으로 보완할 부분은 국회 차원의 논의가 뒤따라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추석 연휴, 수많은 차량이 다니는 고속도로에서 관리와 단속의 사각지대 속에 회차로에는 사고 위험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YTN 우철희[woo72@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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