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정보보호협정 종료...향후 파장은?

한일정보보호협정 종료...향후 파장은?

2019.08.22. 오후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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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나연수 앵커
■ 출연 : 왕선택 / 통일외교전문기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지소미아 종료 결정의 이유와 향후 한일 관계 변화 방향을 왕선택 통일외교전문기자와 함께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기자]
안녕하세요?

[앵커]
그래도 한미일 공조체계를 좀 의식해서 협정연장으로 가지 않겠느냐, 이런 관측이 우세했는데 종료를 발표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뭔가요?

[기자]
크게 두 가지로 봐야겠습니다. 일단은 외교는 명분과 실리, 이것을 계산해 보고 종합점수를 내서 결정을 하게 되겠는데. 명분이라고 하는 게 이번에는 상당히 중요한 사항입니다. 왜냐하면 일본이 수출규제를 하면서 한일 간의 신뢰 훼손이 있고 이게 안보상에 문제가 됐기 때문에 백색국가에서 제외한다, 이렇게 주장을 한 거죠. 그렇기 때문에 한일 간에 통상 분쟁이 생기고 우리한테 아베 총리가 말하자면 경제도발을 한 셈이 됐잖아요.

경제도발을 한 것에 대해서 우리가 대응을 할 때도 이 신뢰 훼손과 안보상의 문제로 우리가 접근을 할 수밖에 없다라고 하는 명분론이 있는 거죠. 그런데 지소미아,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자체가 높은 수준의 안보상의 신뢰가 필요한 거거든요. 그러니까 일본이 그렇게 했는데도 이거를 유지하면 도대체 나라가 이렇게 망신을 당해도, 모욕을 당해도 그대로 유지해야 하는가라는 이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명분상 어쩔 수 없이 종료를 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 이런 의견이 있을 수가 있어요.

또 실리가 있죠. 외교에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가 이익이라고 하는 차원에서 실리가 크면 해야 되고 또 실리가 적으면 하지 말아야 하고. 그런데 아무래도 지금 일본의 행태를 변경시키기 위해서 압박카드로 이것이 여전히 유효하지 않은가. 이것이 미국을 움직여서 미국이 불편하니까요. 미국이 또 일본을 압박을 해서 일본의 태도가 변경되지 않을까 하는 그런 기대감이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이 실리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게 저도 그렇고요, 카드가 안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실리 문제, 압박카드가 된다는 것에 대해서는 찬성과 반대 논란이 있는데. 명분론에 대해서는 사실은 반대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제가 아까부터 몇 차례 말씀을 드리고 있습니다마는 실리적인 차원에서 압박카드가 된다라고 하는 믿음과 명분으로 봤을 때 이거를 그냥 받아들일 수가 없다. 뭔가 대응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라고 하는 이런 차원에서 결정을 했다.

[앵커]
왕 기자께서 실리 차원에서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뭔가요?

[기자]
실리 차원에서 압박카드가 된다고 하는 것은 한일 간에는 이것이 어떤 군사적으로 다르지 않습니다. 다시 말해서 지소미아가 없어도 한국, 일본의 경우에 아쉬운 게 크게 없습니다. 왜냐하면 미국을 사이에 두고 필요한 정보는 미국한테 받으면 되고. 일본이 어떤 한국의 정보가 필요하면 미국에 얘기하면 됩니다. 그럼 미국이 한국에 전화하죠. 그러면 한국이 미국에 주고 미국이 일본에 주는. 반대로 한국도 지금의 체제에서는 일본한테 달라고 하면 되는데 지소미아가 없으면 일본한테 직접 달라고 하지 못하고 미국한테 달라고 합니다. 그러면 미국이 중간에서 받아서 주는. 그렇기 때문에 정보 공유가 가능해요. 실제로 그렇게 해 왔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건 한일 간에는 별로 큰 타격은 없는데 이제 미국은 이것이 동북아 전략의 큰 틀입니다, 이게. 그래서 중국을 견제한다든가 북한의 핵과 미사일에 대응하는 거라든가 또 전 세계적으로 미국의 영향력을 갖추기 위한 시스템. 특히 이 세 번째가 중요한데 동북아시아 쪽에서 미국은 나토와 같은 시스템이 없어요. 유럽에는 나토가 있어서 20개, 30개 나라를 한묶음으로 해놓고 거기에 그쪽 나라들 대표들 모아놓고 미국이 가서 한 번에 다 같은 행동 통일을 할 수가 있는데. 이 동북아시아 쪽에서는 똑같은 사안을 놓고 일본하고 따로 전화하고 한국하고 따로 전화하고 더 나아가면 필리핀하고 따로 이야기해야 하고 그래서 이게 복잡하거든요.

그래서 미국의 큰 꿈이 나토와 같은 것을 동북아시아에 만들어서 해야 된다. 그러려면 첫 단계가 한국하고 일본하고 미국하고 한미일 삼각체제를 만들어서 이걸 동맹수준으로 만들어서 그다음에 확대시킨다. 이게 미국의 그야말로 야무진 큰 꿈이거든요. 그 꿈을 성취하기 위해서 첫 번째로 가장 크게 10년도 넘게 공을 들여서 만든 게 이 지소미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것을 미국이 불편해할 텐데 이거를 불편하게 하면 미국이 일본을 압박을 해서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까 하지만 저는 그거보다는 미국이 이렇게까지 중시하는 이것을 종료하기 때문에 오히려 미국이 한국에 대해서 불만을 품을 것이다라는 가설을, 추측을 해 볼 수가 있습니다.

[앵커]
미국을 염두에 뒀을 때는 실리적인 측면에서 그렇게 큰 이득은 없고 다만 명분에 무게를 둔 판단이라는 거죠?
[기자]
크지 않고 오히려... 실익 차원에서 논란이 있을 수 있습니다. 지금 저의 의견은 압박카드가 안 된다는 게 저의 의견이고 제 의견 말고 다른 전문가분들 중에서는 압박카드가 된다. 그게 왜 안 된다고 생각하느냐. 미국을 압박하면 미국도 이게 한미일 체제가 중요하니까 일본이 부당하게 하니까 일본을 압박해서 분명히 일본의 태도를 변경시키려는 노력을 할 것이다라는 의견이 있는데 그건 논란의 여지가 있는데. 명분, 일본이 신뢰 훼손 때문에 안보상의 문제가 생겼기 때문에 수출규제한다고 하는데 그래도 우리가 그걸 참고있다라고 하는 것은 이것을 명분으로 참 자존심이 이거는 용서할 수 없다, 그런 입장인 것이죠.

[앵커]
지금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리는 것 같은데 우리 정부는 이같은 결정을 내리기 전까지 어땠습니까? 의견이 좀 일치를 봤습니까, 갑론을박이 한참 이어졌나요?

[기자]
오늘 지금까지 정확한 취재는 아니지만 전반적인 언론의 보도 내용을 잠시 전까지 보니까 큰 흐름은 오늘 NSC 상임위원회가 3시부터 열렸고요. 5시까지 회의가 진행된 것으로 파악이 되고. 거기에서 종료해야 되겠다는 판단이 일단 나왔고. 그다음에 대통령에 보고하는 이런 시간이 있었는데 이게 또 1시간을 했다고 하는 겁니다. 1시간 동안 또 다른 토론을 해서 결과적으로 그러면 그렇게 하자고 했다는데. 이렇게 예상과 달리 1시간 이상 일정이 진행됐다고 하는 것은 상당히 고민들이 많은 진지한 토론을 했다, 그런 것이고.

사실 NSC 상임위원회가 시작되기 전까지는 일단 정보협정을 유지는 하되 실질적으로는 교류를 하지 않는 절충안을 하지 않을까라는 의견이 다수였습니다. 한 70% 정도의 우세한 그런 의견이 있었는데 마지막에 그런 절충안을 하는 게 현실적으로 도움이 안 된다고 하는 의견이 있었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서 교류협정은 있지만 실질적으로 교류하지 않는다면 일본이 이걸 가지고 1년 내내 공격을 해올 거란 것이죠. 정보를 달라. 왜 안 주냐. 협정했는데 왜 안 주냐, 이것을 계속 공격할 것이기 때문에 차라리 종료하는 게 낫다. 이런 의견이 있었다고 합니다.

[앵커]
그러면 이번 결정이 일본의 어떤 태도 변화랄까요. 어떤 대응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보십니까?

[기자]
일본은 지금 아까 황보연 특파원의 보도를 봤죠. 일본은 외형상 매우 당혹스럽다, 충격이다. 예상 밖이다. 이런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일본이 그동안 이 지소미아에 대해서 지난 10년 이내에 보여준 행동을 보면 지소미아에 대해서 적극적이지 않습니다. 지소미아에 대해서 오히려 불편하게 생각하는 목소리가 보수 우익 진영에는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부적으로는 어쩌면 한국의 조치가 일본 보수 우익 진영, 특히 아베 총리를 중심으로 하는 보수 우익 진영에는 도움이 될 수 있다라고 하는 그런 점에서 착안을 해서 향후 대응을 냉정하게 지금 계산하고 있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을 하는데 기본적으로는 미국 쪽에 대해서 지소미아가 종료가 되고 한미일 3국 군사협력문제가 지금 잘 안 되고 있는데 이것은 일본 책임이 아니라 한국 책임이다. 역시 한국을 믿을 수 없다라고 하는 이런 어떤 영어로 말하면 토킹 포인트, 설득 요점을 잡아서 일본을 설득하는 노력을 하지 않을까 예상해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일단 지소미아 종료라는 카드는 시점이 됐기 때문에 내보였습니다. 앞으로 외교적 난제를 풀기 위해서 우리 정부가 추가로 들고 있는 다른 카드들,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기자]
우선 말씀드릴 것은 이것은 실리를 중심으로 한 판단보다는 명분을 중심으로 한 판단에 무게가 쏠린 결과다, 일단 그렇게 보기 때문에 명분을 중심으로 해서 결론을 내린다면 그 계산이 부족한 상태에서 결론이 났을 것이다, 이렇게 예상을 할 수 있고요. 그다음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것도 없이 이렇게 하느냐, 그건 아닐 것 같은데. 현재 우리 정부가 하는 행보 중에서는 다음 카드 중에는 후쿠시마 원전의 오염수 처리 문제가 내년 도쿄올림픽과 관련해서 어떤 문제가 있는지에 대한 불안감이 있습니다.

이건 국제사회에서 공유하는 거예요. 그런 부분에 대해서 우리 정부가 어쩌면 조금 더 적극적으로 그런 문제를 밀고 나가는 것이 혹시 다음에 준비한 카드가 아닐까 이렇게 생각을 해 볼 수가 있는데. 그런 모든 걸 떠나서 지금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이 지소미아가 종료됨으로써 가장 불편하고 가장 아픈 쪽은 도쿄가 아니고 워싱턴입니다. 워싱턴이 동북아시아라고 하는 군사 전략 속에서 이 한미일 3국 군사협력문제에 대한 어떻게 보면 기대감이 굉장히 컸는데 그걸 만드느라고 10년 동안 준비해서 만들었는데 이게 깨진 상태거든요.

그리고 이런 속에서 이걸 복원을 하려고 노력을 할 건지, 아니면 이게 없는 상태로 그냥 미일동맹 중심으로 가고 한미동맹을 그냥 열등한 1등급 낮은 동맹으로 해서 낮추고 그냥 갈 건지. 아니면 우리 정부 당국자나 일부 전문가들 의견대로 압박감 속에 일본을 압박해서 태도 변경을 해서 할지. 이런 것들은 미국이 고민을 해야 되는 문제인데. 기본적으로는 한미동맹의 신뢰 관계는 깨졌다고 봐야 됩니다.

이것이 미국이 가장 중시하는 전략 중 하나이기 때문에 이걸 건드렸기 때문에. 그러면 미국은 앞으로 긍정적으로 나오기보다는 부정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많고. 한미동맹은 어쩌면 지난 2002년에 우리가 한미동맹의 중대 위기가 온 적이 있습니다. 효순, 미선 양이 불행하게 사망하면서 한미동맹이 격렬한 위기에 있었다가 2~3년 동안 고생했다가 다시 복원돼서 지금까지 왔는데 그거에 준하는 한미동맹 위기가 올 수도 있다, 이런 걱정을 하기 때문에 저로서는 다음 카드도 중요하지만 한미동맹을 정상적으로 잘 관리하는 게 우리 외교에 엄청난 과제가 될 수 있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일단 카드는 던져졌고요. 미국이 여기서 한일 대화의 아교 역할을 해 줄지 또는 한일 간의 대화의 벽이 더 높아질지는 상황을 지켜봐야겠습니다.

지금까지 왕선택 통일외교 전문기자와 함께했습니다. 말씀 감사합니다.

[기자]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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