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F 외교전 마무리...싱가포르 등 韓 두둔

ARF 외교전 마무리...싱가포르 등 韓 두둔

2019.08.03. 오후 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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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지난 수요일부터 태국 방콕에서 진행한 외교전을 마무리하고, 오늘 귀국합니다.

일본의 '화이트 리스트' 제외 결정으로 한일 갈등이 증폭된 만큼 귀국 이후 역할이 더 중요해졌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해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한연희 기자!

강경화 장관, 오늘 아세안 관련 외교장관 회의에서 진행한 외교전을 마무리한다고요?

[기자]
지난 수요일 이곳 방콕을 찾은 강경화 장관, 도착 직후부터 국제 사회를 상대로 우리 입장을 설명하고 일본 측 조치의 부당함을 알리는 여론전을 펼쳤는데요.

오늘 태국과의 양자회담, 또 메콩 5개국과의 다자회담을 마무리하고 잠시 뒤 한국으로 돌아갈 예정입니다.

거의 모든 회의에서 자유무역 체제를 강조하며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와 '화이트 리스트' 제외 결정을 비판했고,

싱가포르 등 다른 나라도 우리 입장을 지지한 만큼 이번 아세안 관련 회의의 결과문서에는 자유무역 질서에 대한 지지가 비중 있게 담길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어제 최고 관심사는 역시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이었습니다.

강경화 장관은 미국 측이 우려를 표명했다고 밝혔는데, 고노 다로 외무상은 그런 발언이 없었다, 이런 식으로 말을 했어요?

[기자]
어제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이 끝난 직후 강경화 장관이 기자들과 만났습니다.

미국도 이 상황에 대해 많이 우려하고 있고 앞으로 어렵지만, 어떤 노력을 할 수 있는지 할 수 있는 역할을 다하겠다는 이야기가 있었다고 밝혔는데요.

이후 일본 측이 미국으로부터 우려가 표명되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또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을 중재 모색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반박했습니다.

이에 대해 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우려 표명이 없었다는 것이 이상하지 않겠느냐며,

드러나게 중재를 하는 것이 미국으로서도 상당히 부담스럽지만, 상황이 어려워진 만큼 미국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할 수 있는 바를 다 하겠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어제 회담에서 우리로서는 모든 것을 테이블에 올리고 고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달했다고도 밝혔는데요.

한·미·일 안보 협력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지소미아,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을 언급한 것으로 보입니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이에 대해 미측이 즉답을 하지 않으며, 상당히 엄중한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습니다.

[앵커]
어제 다자회의에서 제3국이 우리나라를 지지하는 발언을 했는데, 고노 외무상 입장도 곤란했겠어요.

[기자]
전혀 계획에 없던 반응이었습니다.

통상 이런 다자회의에서는 미리 준비된 발언을 하고 마치는 경우가 많은데요.

어제 싱가포르 외교장관이 신뢰 증진을 위해 일본이 '화이트 리스트'를 줄일 것이 아니라 늘려야 한다며 일본 측 조치를 비판한 것은 준비되지 않았던 발언이라고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설명했습니다.

덕분에 통상적이고 형식적인 협의 수준을 넘는 회의가 됐다고 평가했는데요.

이후 진행된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은 애초 배석자 없이 장관 3명만 참석하는 방향으로 추진됐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각국의 입장을 솔직하게 들어보고자 하는 취지였는데요.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이 그런 방안을 제안했지만, 일본 측 요청으로 당국자 1명씩이 배석하게 됐다고 합니다.

이미 당혹스러운 상황을 겪은 일본 측이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일단 방콕에서 진행한 외교전에서 우리 입장을 알리는 데는 성공한 것으로 보이는데, 앞으로의 전략은 어떻습니까?

[기자]
우선은 대화 기조를 유지하면서 차분히 일본 측 동향을 지켜볼 것으로 보입니다.

어제 각의 결정이 있었지만, 효력이 발생하기 까지는 3주의 시간이 있는 만큼, 정부로서는 절차를 밟아가는 일본 동향을 계속 예의주시하겠다는 겁니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일본의 어제 결정으로 외교적 협의의 공간이 좁아졌다며, 이미 어려웠던 상황이 더 어려워진 만큼 냉각기가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일단 정부의 기본 입장은 일본이 결정을 철회하고 대화에 나온다면 언제든지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이라며, 이런 입장을 견지하면서 대화의 계기가 마련될지, 일본 측 동향을 지켜보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북한도 어제 회의에 참석했는데, 큰 관심을 못 받았어요?

[기자]
북한이 국제 외교무대에 등장하는 거의 유일한 자리가 ARF 외교장관회담이기 때문에, 매년 북한이 어떤 발언을 할지가 가장 관심이었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지난 2009년 이후 10년 만에 외무상도 참석하지 않았고, 평양에서 직접 당국자를 보내지도 않았습니다.

이번 회의에는 북한 대표로 김제봉 주 태국대사가 참석했는데, 비핵화 실무협상 재개나 미사일 발사 등 현안에 대해서는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조용히 회의장에 앉아있다가 떠났습니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리용호 외무상이 불참한 것과 관련해 결국은 북한이 준비가 되지 않은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미국과의 실무협상 준비에 모든 힘을 쏟고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아직은 힘을 분산할 준비가 덜 된 것으로 평가된다고 전했습니다.

또 신형 단거리 미사일의 지속적 시험발사와 관련해서는 실무협상이 재개되면 시험 발사를 하기 어려운 상황인 만큼,

기술 완성도 높이기 위해서 하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정상이 합의한 실무회담 재개인 만큼 조만간 북측이 나올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했습니다.

지금까지 태국 방콕에서 YTN 한연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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