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영희의출발새아침] "김정은, 미국과 연말까지 합의 안 되면 탄도미사일 발사할 수도"

[노영희의출발새아침] "김정은, 미국과 연말까지 합의 안 되면 탄도미사일 발사할 수도"

2019.07.26. 오전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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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영희의출발새아침] "김정은, 미국과 연말까지 합의 안 되면 탄도미사일 발사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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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19년 7월 26일 (금요일)
□ 출연자 :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

-北 미사일, '이스칸데르형 단거리 탄도 미사일' 추정
-저고도 비행에 회피기동 확보했다면 상당히 위협...탐지와 요격 어려워져
-北, 개발 중인 잠수함 공개에 쌀 지원 거부까지...대미 압박용
-北, 러시아와 중국 정보로 발사했다면 더 위협적...과거 냉전구도로 회귀하는 것
-김정은, 연말까지 미국이 만족할만한 답 안 주면 탄도미사일 발사할 수도
-코리아 패싱? 우리가 만든 말...정부, 보다 자신감갖고 능동적 정책 전개해야
-러시아 영공 침범, 한미일 협력 약화되는 틈탔을 것
-러시아 차석무관 입장, 러시아 공식 입장 아니라고 생각
-러시아 문제 끝까지 물고 늘어져 귀찮게해 스스로 자제할 수 있도록 해야
-카디즈 무단진입 대응책? 미국이 러시아와 중국에 초계비행 더 자주해야
-지소미아, 군사협력에서 기본적 약속
-문재인 정부 최초 공약인 '투트랙 전략'으로 돌아갔으면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노영희 변호사(이하 노영희): 어제 새벽, 북한이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단거리 미사일 2발을 발사했습니다. 김정은 국방위원장이 직접 지도에 나서기도 했다, 이렇게 오늘 보도가 됐죠.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와 러시아의 영공침범 문제로 한반도가 혼란스러운데, 이런 미사일 발사를 감행한 의도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자세한 이야기 전문가와 함께 나눠봅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 직접 스튜디오에 나오셨습니다. 센터장님, 안녕하세요.

◆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이하 신범철): 안녕하세요.

◇ 노영희: 어제 새벽이었죠. 북한이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단거리 미사일 2발을 발사했는데요. 처음에는 발사체다, 라는 이야기 나오다가 갑자기 미사일로 규정됐습니다. 이번에 발사된 미사일의 정체가 뭡니까?

◆ 신범철: 예, 흔히 말하는 이스칸데르형 단거리 탄도미사일인 거죠. 그러니까 보통 일반적인 미사일이 타원형을 그리고 날아가는데 이스칸데르형은 타원형이 아니라 거의 수평형으로 날아갑니다. 그 대신 저고도로 날아가기 때문에 그만큼 미사일 요격이 어려운 거죠. 우리 군 당국도 이것을 추적해왔고 사실 지난 5월 4일과 9일 날 발사한 것도 유사한 발사체로 평가해 오다가 아마 청와대가 이제는 탄도미사일이라는 걸 밝혀야겠다. 왜냐면 미국도 일본도 이미 밝히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가 남북관계를 고려해서 아마 우리 정부는 이것을 소극적으로 했는데 이제는 입장을 바꿔야겠다는 생각에서 탄도미사일이라는 것을 분명히 한 것으로 생각합니다.

◇ 노영희: 그러면 이전에 발사됐던 것하고 같은 거라고 보시는 거예요, 우리 정부에서는?

◆ 신범철: 예, 유사하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 노영희: 그런데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수평형 저고도라고 하면 요격이 안 된다, 즉 격추가 안 된다는 건데 더 위험한 거 아닌가요?

◆ 신범철: 예, 그렇죠. 위험하죠. 왜 그러냐면 탄도미사일이 타원형 궤도를 그리고 갈 때는 발사거리의 1/4 정도 이상의 고도를 유지합니다.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이번에 700km 나갔다가고 하면 150km 이상의 고도를 유지하는 거죠. 그럼 그만큼 추적이 쉽고 발사할 수 있는, 우리가 요격미사일로 발사할 수 있는 거리와 공간이 확보되는 거죠.

◇ 노영희: 그렇죠. 격추시킬 수가 있죠, 그렇게 되면.

◆ 신범철: 그렇죠. 그런데 이것은 저고도로 날아가기 때문에 그만큼 탐지도 어렵고 요격도 어려운데, 또 더군다나 마지막에 회피기동이라고 해서 약간 궤도를 변경시킬 수 있는 자체 능력도 있어요. 러시아제 이스칸데르는 있는데 북한이 그 정도까지 확보하고 있는지는 저희가 추가적인 정보가 필요한데, 그런 미사일이라면 상당히 위협적인 거죠.

◇ 노영희: 정말 걱정스러운데요. 어쨌든 이번 미사일 발사를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지도했다. 이렇게 지금 공공연하게 이야기하고 있고, 특히 남한을 상대로 한 거다,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합니까?

◆ 신범철: 예, 오늘 조선중앙통신에서 발표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지도했다고 했고, 남한의 호전세력을 갖다가 겨냥했다. 이렇게 이야기했는데요. 기본적으로 북한에서 일관되게 최근에 우리가 다음 달에 개최 예정인 한미연합 군사훈련, 그것에 관해서 문제제기를 하고 있고 자신들의 불만을 표출하고 있는 과정입니다. 그래서 사실 엊그저께는 북한이 가지고 개발 중인 잠수함도 공개하고, 쌀 지원도 거부하고, 이런 일련의 행동을 보이고 있는데요. 거기에 두 차원의 목적이 다 있다고 봅니다. 미국과 관련해서는 핵협상 관련해서 조금 더 유리한 카드를 가지고 나와라 하면서 실무협상을 지연 중인 것이고, 우리 정부는 아마 우리 정부에 대한 직접적인 불만보다는 미국 정부를 설득하라는 그런 취지의 메시지가 담겨 있다고 하는데, 아무튼 우리가 지난 6월 30일 날 판문점 정상회동에서 좋은 분위기가 연출돼서 좀 기대를 했는데 다시 과거의 패턴으로 돌아가고 있는 것 같아서 좀 아쉽습니다.

◇ 노영희: 남한을 대상으로 한 거다, 라고 말을 하지만 실제는 트럼프 대통령한테 하는 것은 맞는 것 같다. 다만 우리 정부가 좀 더 나서 달라. 이런 주문으로 보는 게 맞겠다, 이런 분석이신 것 같은데요. 지난 6월 30일 판문점 회동 당시에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한테 한미 합동훈련을 중단해 달라, 이렇게 요청했습니다. 그런데 물론 받아들여질 거라고 생각해서 이런 걸 하지는 않았겠죠. 그렇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중단하라고 했는데 안 중단하는 것에 대해서 조금 항의하겠다. 이런 식으로 받아들이는 게 맞습니까?

◆ 신범철: 예, 그런데 북한과 미국의 입장이 좀 달라요.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이 그런 약속을 했다고 이야기하고 있고, 미국은 그렇게 한 적 없다고 이야기하고 있으니까 아마 이제 두 정상 간에 이야기 중에서 약간 은유적으로 간 것 같아요. 미국의 위협이 중단돼야 하지 않겠느냐. 그러니까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중단하겠다. 그것을 갖다가 김정은 위원장이 그럼 연합 군사훈련까지 포함된다고 인식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트럼프 대통령도 구체적으로 무슨 훈련을 중단하겠다고까진 이야기 안 했을 거니까요. 그런 과정에서 양측의 오해가 생겼는데, 이 문제를 사실은 풀면 풀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해요. 왜냐면 작년과 같은 경우에도요. 싱가포르 정상회담이 6월 12일 날 열렸잖아요. 그런데 8월 달에 있던, 작년에는 오히려 더 강한 훈련이었습니다. UFG 훈련을 했는데 그걸 북한이 크게 문제 삼지 않고 9월 달에 남북정상회담까지 이어갔어요. 그런데 이번과 같은 경우에는 오히려 더 문제를 심각하게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은 실무협상이 차지하는 의미가 되게 크거든요. 북한으로서는 단계적 비핵화를 계속해서 추진하려고 하는데 미국은 중간단계를 설정하지만 제재 완화만큼은 허용하지 않으려고 하니까 북한이 만족스럽지 못한 것이고. 그래서 보다 전략적인 문제인 핵협상과 관련해서 연합 군사훈련을 트집을 잡는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 노영희: 좀 다른 문제이긴 한데 사실 지금 북한이 식량사정도 매우 안 좋고 힘든데 우리가 쌀 준다고 해도 지금 안 받는다. 이런 이야기까지 한 것은 자존심입니까?

◆ 신범철: 자존심과 상황변화를 봐야 할 것 같아요. 상황변화는 결국 6월 중순에 시진핑 주석이 방북을 했잖아요. 거기서 어떤 지원이 이뤄졌는지는 발표되지 않았는데, 과거 사례를 추적해보니까 2001년에 장쩌민 주석이 북한에 갔을 때 식량 30만 톤을 지원했습니다. 그리고 2005년에 후진타오 주석이 방문했을 때는 밝혀지지 않았는데 그다음에 김정을 국방위원장이었죠, 당시. 북경에 갈 때 식량 50만 톤을 지원했고요. 그러니까 중국에서 밝히지는 않지만 인도적 차원에서 상당량의 식량이 갔을 수 있고, 그렇기 때문에 북한이 약간은 여유가 있었을 수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의 식량 5만 톤을 받기보다는 자존심을세우고 한국과 미국을 압박하는 것이 더 전략적으로 유리하겠다. 그런 판단이 선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 노영희: 말씀 듣고 보니까 우리가 5만 톤 준다는 게 많이 주는 게 아니네요, 저는 많이 주는 줄 알았는데. 그리고요. 지금 한국이 러시아와 중국의 영공 침범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는 시점인데. 이 시점 관련해서 지금 북한이 취하고 있는 이런 태도, 이게 과연 도움이 되는 태도입니까, 어떻습니까?

◆ 신범철: 북한에게는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한 것일 테고, 우리한테는 당연히 도움이 안 되죠. 두 가지 가능성이 다 있는 것 같아요. 사실은 지금 군 정부 당국에서 흘러나오는 이야기를 보면 그러한 발사 움직임이 2주 전부터 포착됐다는 이야기가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예의주시 하고 있었다고 하는데, 발사 시점을 과연 중국과 러시아의 영공 침범에 맞춘 것이냐,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의 방한에 맞춘 것이냐는 좀 나눠 볼 수 있고, 만약에 중국과 러시아와 협력을 하면서 그쪽의 정보를 받아서 그 이후에 미사일을 발사한 거라면 우리에겐 더 위협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큰 판에서 북중러 협력이 이뤄진다면 북한 비핵화도 더 어려워지고 오히려 북중러 대 한미일이라는 과거 냉전구도로 돌아갈 수도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과 관련해서는 아직 파악이 덜 됐지만 우리가 다양한 채널을 통해서 정보를 확보해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과거 냉전으로 돌아가지 않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우리가 함께 전개해야겠죠.

◇ 노영희: 그 말씀대로라면 북한이 내 뒤에는 중국과 러시아가 있어, 이걸 우리에게 알리는 거다. 이렇게 보는 게 맞겠네요.

◆ 신범철: 예, 그렇죠. 그렇게 되면 사실은 어느 정도 김정은 정권이 생존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비핵화 문제에 있어서 훨씬 더 소극적으로 나올 수 있다. 그 점을 우리가 유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노영희: 그런데 생각보다 미국의 반응이 조금 세지 않은 것 같아요. 미국에서는 북한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서 더 이상 도발하지 말아라라고는 했는데 결국 “그래도 실무협상이 진전되길 희망한다” 이렇게 로우키 대응을 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 신범철: 그것이 트럼프 행정부의 현재 기조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단거리미사일과 관련해서는 지난번에 5월 달에 발사했을 때도 영어로 ‘Small Thing’, 그거 작은 거야. 그렇게 하면서 평가절하 하는 모습을 보이고, 지금도 계속해서 실무협상을 기대하는 그런 대화를 지속하겠다는 메시지를 내고 있는데요. 내부적으로는 미국도 많은 고민을 할 겁니다. 이런 북한의 압박이 사실은 지금은 단거리미사일이지만 4월 12일 날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이야기한 것은 연말까지 기다리겠다는 거예요. 그것을 다른 각도로 해석하면 연말이 되면 만약에 미국이 만족할 만한 답을 주지 않는다면 단거리가 아니라 대륙간 탄도미사일이나 지난번 잠수함에서 공개한 SLBM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대화의 판이 깨지는 것이고,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 성과라는 것이 모두 물거품이 된다. 그런데 1월이 지나면 2월부터, 2월 3일인가요. 아이오와 코커스로 미국 대선이 본격 시작합니다. 그런 때 부담을 주겠다는 거기 때문에 이런 북한의 행보가 미국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그래서 트럼프 행정부가 어떤 선택을 할지. 만약에 북한한테 양보할 수도 있고 아니면 다시 과거의 맥시멈 프레셔로 돌아갈 수도 잇는데, 최대 압박으로. 이런 경우 한반도 정세가 급변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몇 개월 후까지도 우리가 내다보면서 지금 정책을 전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노영희: 북한이 추가로 미사일 발사를 할 수도 있다. 지금 이렇게 보시는 것 같아요. 그런데 그렇게 되면 미국에서 물론 내년 대선을 겨냥해서 뭔가 하겠지만 대선이 되기 전이라도 뭔가 어떤 조치를 취하지 않을까요?

◆ 신범철: 미국으로서는 결단을 내려야죠. 장거리미사일을 발사하게 되면 트럼프 대통령의 업적이 사라지게 되는 것이니까 그것에 대해서 공세적으로 나올지, 아니면 그걸 막기 위해서 미국이 보다 더 유연해질지. 지금까지의 모습은 미국이 조금 더 유연해진 모습이에요. 왜냐면 5월 달에 북한이 두 번의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이후에 스티브 비건 특별대표가 5월 말부터 유연한 대북정책을 강조했거든요. 그런데 그 유연성이 아직은 북한의 입장에서는 모자란다는 거죠. 왜냐, 북한은 제재 완화를 원하는데 그걸 포함시키지 않고 있어요. 인도적 지원만을 이야기하고 있으니까. 그래서 거기에 대한 답을 북한이 받지 못했다고 생각해서 계속해서 공세적으로 나오는데, 미국이 유연하게 갈 경우에는 제재 완화가 포함된 어떻게 보면 중간단계의 거래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는데, 이것은 또 우리 입장에서 완전한 비핵화로 가는 길인지 의문을 제기할 필요도 있는 거고. 따라서 금년 하반기에 정세가 매우 복잡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 노영희: 사실 개성공단 재가동 문제에 대해서도 좀 우리 희망을 가졌는데 미국이 난색을 표하면서 이게 안 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 부분에서 본다면 북한이나 우리나 조금 답답한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지난 23일 날, 미국의 국방부 장관 마크 에스퍼가 새로 취임했는데. 이 사람이 이번에 러시아의 영공 침해 관련해서도 러시아 영공 침해가 이번 첫 번째가 아니다. 다만 대한민국의 영공 침해로 들어왔다는 게 중요하다. 이런 이야기까지 했습니다. 어떤 사람이고, 이분이 취임하면서 대북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 신범철: 상당히 원칙주의자로 알려져 있고요. 보수 강경이라고 보면 보수 강경이라고도 볼 수 있는데. 그리고 또 원래 트럼프 행정부와 매우 밀접한 인연이 있었는데 과거 방산업체에 근무한 경력 때문에 사실 초반에 국방부 장관을 못 시킨 인물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러다가 인사가 몇 번 교체되는 과정에서 새롭게 장관이 된 거죠. 그렇기 때문에 이번에 영공 관련 발언은 확실하게 한국 편을 들어줬습니다. 한국의 영공이었다, 러시아가 영공을 침범한 것이다. 이렇게 이야기해줌으로써 우리를 뒷받침해줬는데요. 문제는 러시아 측이라고 생각해요. 지금 중국과 러시아가 공조를 강화하면서 미국에 대항하고 있는데 어떻게 보면 가장 가까이에 있는 한국이 취약점을 노출한 거죠. 그런 행동이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 한미공조를 강화하고 그런 노력을 앞으로 전개하면서 우리가 또 동시에 신북방정책이란 걸 전개하고 있으니까 그 맥락에서 실질적 성과 사업을 내야 하거든요, 말뿐이 아니라. 그럼으로써 러시아를 또 다른 한편으로는 설득해나가는 그런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노영희: 중국하고 러시아가 이번에 도발하는 것이 한국하고 일본이 사이가 안 좋기 때문에 그런 것도 있습니까?

◆ 신범철: 아무래도 한미일 협력이 약화되는 틈은 탔다고 봐야겠죠. 군사전략을 하는 사람들은 어떻게든 상대의 약점을 파고드는 그런 것을 주 업무로 하고 있기 때문에 정세변화를 아마 민감하게 읽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 노영희: 이런 가운데 북한에서는 중국과의 관광교류를 확대하고 있다, 이런 얘긴데 완전히 성격이 다른 두 가지를 같이하고 있습니다. 왜 이러는 거죠?

◆ 신범철: 북중 간에 협력은 시진핑 주석이 방북했기 때문에 거기에 따르는 경제적 패키지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제재라는 틀이 있기 때문에 사실은 중국도 어느 정도 공개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건 관광이라든가 인도적 지원, 그런 것들에 제한되거든요. 하지만 그런 측면에서 협력이 확대되는 경우에는 우리가 당초 대북제재로써 효과를 거두고자 한 바를 이루지 못하기 때문에 북한을 변화로 견인하는 데는 조금 더 어려움이 있다. 이 점은 저희가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노영희: 러시아하고 접촉도 늘리고 있다고 그러고,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북한 고려항공은 오는 8월부터 평양-마카오 노선 주2회 운항을 재개한다고 하는데, 이렇게 되면 이게 제재를 지금 위반하는 것 아니에요?

◆ 신범철: 제재를 공식적으로 위반하는 건 아닌데 그렇지만 이런 전반적인 흐름 자체가 제재의 목적과 충돌하는 부분이 있어서 아쉬운 거죠.

◇ 노영희: 그렇군요. 여기서 또 하나, 그럼 코리아 패싱까지 되는 것 아닙니까?

◆ 신범철: 코리아 패싱은 사실은 우리가 스스로 만든 말이고,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스스로 세계 10위권의 강국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를 만약에 바이패스, 패싱해서 뭔가 하려고 하더라도 어느 순간에는 우리 없이는 진전되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보다 자신감을 갖고 능동적인 정책을 전개했으면 합니다.

◇ 노영희: 센터장님 말씀 들으니까 갑자기 자신감이 막 생겨납니다. 최근에 있었던 러시아하고 중국 군용기의 한국 영공침범 관련해서 조금 더 말씀을 여쭙겠는데요. 지금 러시아는 영공침해에 대한 기존의 유감표명을 뒤집고 ‘영공 침범한 사실이 없다’ 이렇게 말하잖아요. 그런데 이게 입장을 바꾼 거다, 이런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고, 어떤 사람은 원래 국방무관이라는 사람이 러시아 사람이 그냥 말했겠냐. 원래 러시아 뜻이었는데 지금 일부러 이렇게 하는 거다, 라는 의견도 있거든요. 어떠세요?

◆ 신범철: 아마 러시아 국방무관은 차석무관입니다. 우리 측에 약간 미안한 마음을 표현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그것이 러시아의 공식 입장은 아니라고 생각하고요. 저는 그 상황이 발생한 다음부터 러시아가 공식적으로 사과할 거라고 생각 안 했습니다. 왜냐면 러시아는 슈퍼파워로서의 특권을 누리고 있거든요. 우크라이나 침공 그렇게 거기서 인명피해가 많이 났어도 자기들은 한 번도 침공한 적이 없다고 이야기하는 게 러시아입니다. 따라서 앞으로 이런 상황이 계속해서 반복될 수 있기 때문에 중요한 것은 우리가 이 문제를 끝까지 물고 늘어져야 해요. 이 문제를 러시아한테 계속 항의하고 국제무대에 끌고 가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가더라도 러시아가 거부권을 행사해서 문제가 제대로 상정되지도 않겠지만 그래도 그 시도를 해야 해요. 그럼으로 해서 한국 영공을 침범하면 귀찮은 일이 많이 생기는구나 하면서 초강대국이라도 스스로 자제할 수 있도록 그렇게 만드는 우리 나름대로의 노력을 전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노영희: 그럼 윤도한 소통수석이 조금 섣부르게 행동한 것일 수도 있네요.

◆ 신범철: 전반적인 흐름을 알기보다는 러시아 측의 입장을 전달함으로써 우리 정부의 대응을 조금 더 빛나 보이게 위해서 한 건데, 조금 아쉬운 측면이 있죠. 그러기 위해서 NSC가 가동되면서 정책이 조율돼서 통일된 메시지가 나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노영희: 그렇군요. 최근 계속해서 중국과 러시아가 카디즈(KADIZ), 방공식별구역을 무단 진입하는 게 점점 늘어나는 것 같은데요. 여기에 대해서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이런 목소리도 있습니다. 그런데 카디즈라고 하는 게 원래 나라가 그냥 일방적으로 선포한 지역이기 때문에 사실 이게 쉽지 않다, 이런 이야기인 건데요. 

◆ 신범철: 맞습니다. 법적으로 카디즈를 보호할 권리는 없거든요. 그러니까 중국과 러시아가 카디즈에서 이런 초계비행을 하는 것을 우리가 완전히 막을 순 없어요. 하지만 이건 또 군사전략 차원의 대응책은 있습니다. 무엇이냐. 미국이 러시아나 중국의 초계비행을 더 자주 하면 됩니다. 그렇게 만들면 돼요. 그러면 중국과 러시아는 그 차원의 부담을 느낄 거기 때문에 한국이나, 이번에 같이 일본도 했는데 그런 미국의 동맹 네트워크에 대한 침범을 조금 더 자제할 것이다. 그래서 우리가 군사적으로는 다양한 옵션이 있기 때문에 그 카드를 미국과 긴밀하게 공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노영희: 우리가 러시아에다가 사실 객관적으로 당신들이 우리 영공 침범했습니다, 라고 자료를 보냈지만 결국 러시아가 그걸 인정하지 않을 게 뻔할 뻔 자다. 그러면서 계속해서 북한하고 중국하고 러시아의 공조는 강화될 것이다. 그런데 이 상황에서 우리가 지소미아 폐기 이야기 나오는데 그게 과연 타당하냐. 여기에 대해서 의견을 좀.

◆ 신범철: 사실 지소미아는요. 오해가 많아요. 저는 지소미아 카드를 꺼내는 걸 반대했는데 왜 그러냐. 이게 우리나라가 지소미아를 맺은 나라가 20나라가 넘습니다. 그리고 지소미아가 비밀을 마치 주는 것처럼 생각하고 있는데, 정보 교류한 것을 제3국에 유출하지 않겠다는 보호 약속이에요.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군사협력에서 기본적인 약속인데, 워낙 한일관계가 민감하다 보니까 그것이 문제가 됐었는데. 지금은 이런 안보협력은 협력대로 추진해나가고 역사 문제는 역사 문제대로 풀어나가는, 문재인 정부 최초의 공약이 투트랙 접근이었거든요. 그쪽으로 돌아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노영희: 마지막으로 하나만 짧게 여쭤볼게요. 지금 야권에서는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 러시아 영공침범, 이런 걸 다 통틀어서 “완전히 우리나라가 동네북이 됐다. 우리 정부가 너무 대응을 못한다” 이런 이야기하는데 어떻습니까?

◆ 신범철: 야권의 입장을 지지하고 싶진 않지만 지금 외교 환경에서 상당히 어렵기 때문에 우리 정부가 보다 능동적으로 대처하면서 그런 오해를 불식시켰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노영희: 네,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신범철: 감사합니다.

◇ 노영희: 지금까지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과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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