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현 "시진핑 방북, 우리에게 손해 막심 트럼프에도 마이너스"

정세현 "시진핑 방북, 우리에게 손해 막심 트럼프에도 마이너스"

2019.06.18. 오후 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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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현 "시진핑 방북, 우리에게 손해 막심 트럼프에도 마이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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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
■ 방송 : FM 94.5 (18:10~20:00)
■ 방송일 : 2019년 6월 18일 (화요일)
■ 대담 :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정세현 "시진핑 방북, 우리에게 손해 막심 트럼프에도 마이너스"

- 시진핑 방북, 트럼프 무역 압박 피해 나가는 카드 하나 개발 의도
- 시진핑 방북 우리로서는 손해, 남북 정상회담 기회 빼앗겨
- 한-중 물 밑 교감했겠지만 20~21일은 몰랐을 것
- 미중, 비핵화 목적은 같은데 방법론에 큰 차이
- 시진핑 방북, 북핵 문제와 관련해서는 크게 도움 안 돼
- 이도훈-스티븐 비건 북핵 수석대표 협의, 똑같은 소리 한다면 괜히 비행기 값만 없어지는 것
- 북중 정상회담, 우리 정부 손해 막심... 트럼프한테도 마이너스
- 트럼프 방한 후 정상회담, 못할 것 없다
-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은 유엔 제재와 무관... 미국에 안 물어봤어도 되는 걸 물어보기 시작해서 독자적으로 할 수 없게 돼
- 이도훈 본부장, 미국 실무자들한테 놀아나는 답 받고 공표... 잘못한 것, 이제 와 장기 새로 둘 수도 없어
- 모든 문제 북미 정상회담 결론 기다릴 수밖에 없게 돼





◇ 앵커 이동형(이하 이동형)>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북한 방문 계획이 전격 발표되면서 한반도 안보 정세는 다시 한 번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북중 정상 외교의 결과로 하반기 남북, 북미 정상 외교의 시점도 결정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과 함께 한반도 안보 정세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장관님, 나와 계십니까?

◆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하 정세현)> 네, 나와 있습니다.

◇ 이동형> 시 주석의 북한 방문. 왜 지금 시점에 방북하는 걸까요?

◆ 정세현> 시기적으로는 28, 29일 이틀 동안 시진핑 주석이 오사카에서 열리는 G20 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어차피 만나게 되어 있잖아요. 그때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가할 무역 문제에 관련된 압박, 이것을 피해 나가는 카드를 하나 개발하는 차원에서 급작스럽게 시진핑 주석이 평양 가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 이동형> 지금 시진핑 주석의 방북에 대해서 기대도 있고, 우려도 있는 것 같습니다. 장관님은 어느 쪽에 더 방점이 있다고 보십니까?

◆ 정세현> 북한으로써는 미국의 일방적인 대북압박을 피해간다고 할까, 그것을 완화시키는 좋은 카드이기는 한데, 우리로서는 남북 정상회담을 할 수 있는 기회라고 할까, 시간을 뺏기지 않았어요? 사실은 한미 정상회담하기 전에 원포인트라도 남북 정상회담을 하고, 거기에서 미국과 북한 사이의 다리를 놓을 수 있는 여러 가지 타협안을 만들어 놓은 뒤에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서 김정은 위원장과의 만남에서 이런 좋은 결과가 나왔으니 한미 정상회담 후에 북미 정상회담을 빨리 열어라, 이렇게 얘기를 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 기회는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많이 떨어지지 않았나. 물론 원포인트 정상회담이기 때문에 판문점에서 한다면 21일 이후에도 못 할 것은 없습니다. 북한의 결심만 선다면. 그러나 북한이 그런 회담을 연이어서 준비할 수 있을지, 그것은 과거의 경험으로 볼 때 조금 무리일 것 같아요. 우리로서는 손해가 생겼고, 북한과 중국으로써는 미국을 상대로 해서 각각 서로 윈윈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이동형> 청와대에서 트럼프 방한 전에 남북 정상회담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이렇게 이야기했는데, 지금 북중 회담이 잡혀 있기 때문에 시기적으로는 어려울 것이다, 이렇게 보는 거죠?

◆ 정세현> 그렇죠. 이낙연 총리도 그동안 남북 간의 물 밑 접촉이 있었다는 것을 말씀하셨는데, 문 대통령은 그런 구체적인 이야기는 안 하시고, 남북 정상회담이 한미 정상회담 전에 열리는 것이 좋다는 당위론적인 이야기만 했죠. 그런데 지금 중국이 자기네 필요해서 갑자기 치고 들어오니까 북한으로써도 나쁘지 않아서 이 나라를 자기를 편의대로 써버린 거죠.

◇ 이동형> 그런데 지금 청와대 이야기를 들어보면요. 시진핑 주석의 방북을 우리도 알고 있었다, 이런 이야기를 하거든요. 그러니까 아마 G20 회의에서 한중 정상회담을 하려고 논의를 했던 것 같은데, 그때 아마 북한을 방문한다.

◆ 정세현> 원칙적으로 방북을 해줘야만 합니다. 시진핑 주석은 지난번에 김정은 위원장이 중국에 세 번이나 가지 않았어요? 그것도 물론 대미 전략 차원에서 가기는 했지만. 그렇기 때문에 금년 중에 한 번은 가줘야 하는데, 북한으로써는 9.9절도 있고, 여러 가지 날짜가 있지만, 작년에도 그래서 못 갔죠. 지금 이 시점에 하리라고는 생각을 못 했을 거예요. 한중간에는 물 밑에서 그런 일종의 교감을 했겠죠. 그러나 딱 20, 21일이다, 이거는 몰랐을 것 같은데요?

◇ 이동형> 그런데 어쨌든 중국도 북한이 핵을 안 갖는 게 좋은 거 아니겠어요?

◆ 정세현> 물론이죠. 그런데 지금 중국도 북한이 핵을 갖지 않는 것을 바라지만 핵을 포기시키는 방법론에서 중국은 대표적으로 미국이 북한의 합리적인 우려, 말하자면 체제 불안, 내지는 미국의 대북 군사적 공격 가능성, 이런 합리적 우려를 해소해줘 가면서 북한의 핵을 뺏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반면에 미국은 그것을 확실하게 이야기하지 않으면서 비핵화만 자꾸 요구를 하니까 목적은 같은데 방법론에서 큰 차이가 있죠, 미국과 중국 사이에.

◇ 이동형> 그러면 시 주석이 가서 북핵 협상을 촉진하는 역할을 하리라고 보십니까?

◆ 정세현> 그러나 북핵 문제와 관련해서 촉진하려면 결국 시진핑 주석이 북한 김정은 위원장한테 할 수 있는 얘기의 내용이 한계가 있죠. 일방적으로 선 비핵화하려고 할 수도 없고, 그다음에 미국이 합리적인 우려를 불식해줘야 한다는 것은 미국한테 할 얘기죠. 북핵 문제와 관련해서는 크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 이동형> 그렇습니까. 지금 한국과 미국 북핵협상 수석대표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하고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가 19일 워싱턴에서 북핵 수석대표 협의한다고 하는데, 여기서 뭔가 멈춰있던 비핵화, 또 협의, 이 시계가 다시 돌아갈 거라고 보이십니까?

◆ 정세현> 글쎄요, 미국이 북한이 요구한 대로 하노이에서 보여줬던 셈법 말고 다른 셈법으로 문제를 풀어보겠다는 쪽으로 입장을 전환했다면 의미 있는 협의가 이루어지고, 합의도 나올 수 있겠지만, 그게 아니고 똑같은 소리를 한다면, 괜히 비행기 값만 없어지는 거지, 뭐.

◇ 이동형> 북한과 중국의 정상회담이 발표되면서 우리 정부가 외교적으로 소외됐다, 이런 지적도 있던데 동의하십니까?

◆ 정세현> 소외됐다기보다는 손해가 막심해졌죠.

◇ 이동형> 손해가 크다. 북한과 중국의 정상이 만난다. 그러면 미국 정부도 당연히 신경을 많이 쓸 수밖에 없을 텐데요.

◆ 정세현> 미국 정부한테 함부로 보지 마. 북한으로써는 당시에 나를 일방적으로 밀어붙여서 굴복하는 식으로 비핵화를 시키려고 하는데, 나는 그렇게 안 할 뿐만 아니라 당신네가 그런 식으로 나온다면 중국이 뒤에서 나를 보태줄 거야, 이 메시지에요, 지금.

◇ 이동형> 혹시 내년 재선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우리가. 이런 메시지를 줄 수도 있을까요?

◆ 정세현> 금년 하반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비핵화를 위해서 북한의 합리적인 우려를 불식시켜주는 북미관계 개선과 평화체제 구축입니다만, 그런 것을 조금이라도 북한의 요구를 들어주면서 비핵화 프로세스가 시작되면 대선에 긍정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죠. 그러나 이번 시진핑 주석의 방북은 트럼프한테도 마이너스입니다.

◇ 이동형> 지금 어쨌든 그래도 북한에서 다른 사람들을 다 비난하고, 욕을 해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서는 비난을 자제하고 있지 않습니까?

◆ 정세현> 그거는 트럼프 대통령도 김정은 위원장이 소위 링 밖으로 나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로 찬사를 내보내고 있잖아요. 둘이 똑같은 입장이죠.

◇ 이동형> 그렇다면 희망은 아직 남아 있다, 이렇게 볼 수 있는 건가요?

◆ 정세현> 아직은. 왜냐하면 미국의 대통령이 판을 깰 생각이 없다는 것은 김정은 위원장한테도 희망적인 일이고, 우리한테는 그것도 마찬가지로 희망적인 일이죠.

◇ 이동형> 김정은의 친서에는 어떤 내용이 들어가 있었을까요?

◆ 정세현> 그것까지는 제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미국이 셈법을 바꾸기 전에 북한이 셈법을 바꾸겠다는 그런 내용은 없을 거고, 다시 만나기를 기다린다? 그다음에 저는 아마도 시간적으로 볼 때 6.12 직전에 보내지 않았어요? 작년 싱가포르에서 우리가 만나가지고 참 좋은 합의를 했다, 그때로 돌아가자. 왜냐하면 돌아오라, 소렌토가 아니라 돌아오라, 싱가포르로. 그다음에 잊지 말자, 6.12. 그런 내용이 들어가지 않았는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 이동형> 아까 장관님 트럼프 방한 전 남북 정상회담은 시기상 어려워졌다, 이런 말씀 하셨는데요. 방한 후에 혹시 정상회담이 이루어질 수 있을까요?

◆ 정세현> 방한 후에 정상회담도 못 할 것은 없죠. 왜냐하면 한미 정상회담에서 어떤 메시지가 나가느냐에 따라서 남북이 다시 만나서 다시 무슨 조율을 한 뒤에 그것을 미국한테 전달해줌으로 해서 그게 북미 정상회담을 이룰 수 있도록 역할을 할 가능성은 있죠. 아직도.

◇ 이동형> 그러면 트럼프 방한 때 뭔가 성과가 있어야겠네요? 예를 들면 김정은한테 줄 선물이 조금이라도 있다든가.

◆ 정세현> 그렇죠. 선물이 있어야 하는데, 미국의 지금까지 외교 스타일로 봐서는 먼저 그렇게 선물 잘 안 내놓을 겁니다.

◇ 이동형> 자기들은 내놓지 않고 상대편에게만 계속 내놓으라고 하면 협상이 되겠습니까?

◆ 정세현> 원래 강대국들이 그래요.

◇ 이동형> 아까 이낙연 총리 이야기 살짝 하셨는데요. 물 밑 대화 이야기를 했습니다. 어느 정도 선에서 물 밑 대화가 이어지고 있을까요? 혹시 특사 파견, 이런 것은 불가능할까요?

◆ 정세현> 우리가 북쪽에? 글쎄요. 특사 파견하려면 정상회담 관련해서 최종적으로 실무적인 물 밑 접촉만 가지고는 도저히 매듭을 풀 수 없을 그런 문제. 그런 문제가 불거지면 특사를 보내서라도 최종 결단을 내리고, 남북 정상회담으로 넘어갈 수 있겠지만 그 물 밑 대화가 어느 정도 이루어졌는지, 그리고 물 밑 대화에서 그냥 의례적인 얘기만 주고받았는지, 아니면 심각하게 얘기를 주고받으면서 최종적으로 특사급에서 매듭을 지어야 할 일이 있는지, 그것은 제가 모르니까 뭐라고 단정적으로 얘기는 못 드리겠습니다.

◇ 이동형> 그런데 개성공단 기업인들의 방북 문제도 그렇고요. 또 대통령이 여러 번 김정은 위원장에게 달려 있다, 북한에게 달려 있다, 남북 정상회담 관련해서요. 그런데 북한이 지금까지 계속 묵묵부답이거든요. 그런 이유는 어디에 있다고 분석하세요?

◆ 정세현> 개성공단이라든가, 금강산 관광 관련해서 미국의 허락을 받고 하려고 하는 게 못마땅하죠, 김정은 위원장으로서. 그러니까 남북 정상회담, 그런 것도 결단도 못 내리는 남한 대통령과 만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 미국한테 먼저 북미 간의 그런 문제에 대해서 큰 틀의 합의를 하고, 그다음에 남한 대통령과 만나서 이제 미국이 허락했으니까 빨리하시오, 하는 정도의 얘기를 해준다고 생각하고 있을 거예요. 이게 조금 기분 나쁜 일이고, 잘못된 일이지만, 우리가 그렇게 일을 해왔기 때문에 북한이 우리를 그렇게 대접한다고 해서 무조건 화만 낼 수는 없이 됐습니다, 지금.

◇ 이동형> 그런데 우리 입장에서는 미국의 눈치를 안 볼 수 없는 입장 아니겠습니까?

◆ 정세현> 그런데 미국의 눈치를 안 볼 수 없다는 얘기부터가 나는 조금 마음에 안 들어요. 왜냐하면 미국과 긴밀하게 협의를 하고, 협조해야 할 일이 있고, 우리 독자적으로 해도 되는 일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은 문제는 개성공단은 박근혜 정부 시절에 우리 정부가 내린 행정명령이에요. 금강산 관광 중단도 이명박 정부가 내린 행정명령입니다. 유엔 제재하고는 전혀 무관해요. 그러면 미국에 안 물어봤어도 되는 거예요. 그런데 처음에 잘못 판단해서 미국한테 물어보기 시작했기 때문에 이제는 우리 독자적으로 할 거야, 할 수 없게 돼버렸어요.

◇ 이동형> 지금은 불가능하다, 이 말씀입니까?

◆ 정세현> 지금은 어렵게 됐습니다. 그렇게 이도훈 본부장이 가서 미국 가서 한미 워킹그룹에서 그 얘기를 꺼내서 미국 실무자들한테 놀아나는 답을 받고 바로 그것을 공표해버렸는데, 그거 잘못한 거예요. 왜냐하면 놀아났어도 대통령한테 보고를 하고, 무슨 일을 하면 한 번 물어보고 됩니까? 그 위급에서 혹은 최종적으로 대통령 선에서 이거 정말 미국이 우리 국민들의 요구, 특히 중소기업을 생각해서 풀어줘야 한다는 얘기를 해서 진정성 있게 얘기를 하면 미국 대통령도 그거 들어줄 수 있어요. 그런데 실무자들은 뭐든지 처음부터 안 된다고 해요. 과거의 사례를 보면.

◇ 이동형> 그런 면이 조금 아쉽다는 말씀이네요.

◆ 정세현> 이제 와서는 장기를 새로 둘 수도 없고.

◇ 이동형> 그러면 금강산 관광도 안 된다, 개성공단도 못 열어주겠다, 또 김정은에게 따로 선물도 없다, 그러면 3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린다고 하더라도 과연 열매가 있겠느냐, 이런 생각이 드는데요?

◆ 정세현> 결국 그 문제가 전부 다 북미 정상회담에서 결론이 날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이 됐어요. 비핵화 프로세스가 시작되고, 북한이 비핵화하는 데에 대한 대가로서 여러 가지 제재를 풀어나가는 과정에서 원래는 유엔 제재에 포함 안 됐지만 한국 정부가 잘못 생각해서 제재와 연결시켜놓은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은 먼저 풀어도 되겠느냐, 하는 식으로 나올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게 됐죠.

◇ 이동형> 네, 알겠습니다. 장관님, 오늘 귀한 시간 감사합니다.

◆ 정세현> 네, 감사합니다.

◇ 이동형> 지금까지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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