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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성의출발새아침] 언어학자가 풀어낸 막말 정치, “정치권 공부 좀 해”
Posted : 2019-05-22 08:48
[김호성의출발새아침] 언어학자가 풀어낸 막말 정치, “정치권 공부 좀 해”
YTN라디오(FM 94.5)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19년 5월 22일 (수요일)
□ 출연자 : 신지영 고려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정치인 언어 수준이 바로 국민들의 언어 수준 
-막말이 대중에게 먹히지 않으면 정치인들 막말 안 해
-이언주 ‘찌질하다’, “나 당대표한테 이런 말 할 수 있는 사람이야”
-민경욱 ‘더불어퀴어당’, 의도적으로 갈등과 혐오를 부추긴 표현
-이해찬 ‘정신장애인들’, 정신장애에 대한 무지를 드러낸 표현
-정치권 독재자 논란, 서로 독재자는 옳지 않다는 전제 
-막말하는 동물국회 만들려고 국민들 세금 낸 적 없어


◇ 김호성 앵커(이하 김호성): ‘말은 그 사람의 품격을 나타냅니다’ 청와대 대변인의 최근 이야기였습니다. 일부 정치인의 막말로 인한 화제가 끊이지 않고 있는 것 같습니다. 대체 그 원인이 어디 있는 것일까요. 그리고 해법은 우리가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요. 색다른 분께 해답을 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언어학자십니다.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과의 신지영 교수, 전화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 신지영 고려대 국어국문학과 교수(이하 신지영): 안녕하세요.

◇ 김호성: 오늘 저희들이 정치권에서 최근 막말 파문이 끊이지 않고 있어서 어느 분께 이 같은 현상이 왜 일어나는 것이며 또 어떤 해법이 있을까, 답을 한 번 찾아보자 했을 때 교수님 연결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많았습니다.

◆ 신지영: 감사한 일이네요.

◇ 김호성: 그렇죠. 제가 말을 신중하게 해야 할 것 같은데, 혹시 지나친 질문이 있다 하더라도 부드럽게 풀어주시길 바랍니다. 막말이라는 것이 왜 나오는 것입니까?

◆ 신지영: 사실은 말로 영향력을 획득하는 방법은 크게 어려운 방법이 있고 쉬운 방법이 있거든요. 사실은 어려운 방법은 설득력 있는 내용으로 영향력을 얻는 것이죠. 그게 어렵겠죠. 하지만 손쉬운 방법이 있습니다. 새롭거나 강하거나 어려운 말로 이목을 끄는 거죠. 막말은 그 가운데서 강한 말, 이런 것에 해당하니까 센 말을 통해서 이목을 끌겠다, 이런 목적이 있는 것이죠.

◇ 김호성: 정치인들이 이 같은 수단을 사용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 신지영: 다 아시겠지만 빨리 이목을 끌 수 있으니까라고 생각해요. 막말을 하면 사람들이 주목을 하고 또 기자들이 기사를 쓰거든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존재감을 얻게 되니까 그러면 정치인들은 사실 이름을 알리는 게 정치인들의 아주 중요한 일이잖아요. 그러니까 막말을 손쉽게 자신의 이름을 오르내리게 하고, 그래서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시키고. 그러니까 정치인들 입장에서는 애용하지 않을 수 없다, 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겠습니다.

◇ 김호성: 막말을 하는 사람이 문제겠습니다만, 그러나 막말을 해도 먹히지 않는다면 막말이 안 나오지 않을까, 라는 차원에서 우리 사회의 건강성 문제도 지적받아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있는 것 같습니다.

◆ 신지영: 물론입니다. 사실 정치인들이 막말을 애용하는 이유가 말씀하셨듯이 먹히기 때문이거든요. 그래서 사실은 정치인의 언어 수준이 그게 바로 우리 국민들의 언어 수준이라고, 우리는 이 사실을 정말 아프게 인정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정치인들이 막말을 하는 걸 보면서 우리 사회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언어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이런 것을 고민해야 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막말이 대중에게 먹히지 않는다면 정치인들은 절대로 막말을 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니까요.

◇ 김호성: 예를 들자면 우리가 개인적으로 많이 활용하는 SNS라든가 유튜브라든가, 이런 쪽을 통해서 개인들이 쓰는 언어도 역시 정치권에서 쓰는 언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이렇게 생각해도 되겠습니까?

◆ 신지영: 사실 SNS나 유튜브 같은 것도 정치인들과 거의 비슷한 그런 목적을 가지고 있죠. 절박한 이유가 있습니다. 똑같지요. 이목을 끌어야 하니까요. 그러니까 손쉽게 이목을 끌 수 있는 막말의 유혹에 빠지지 않을 수 없겠죠. 그러니까 사실 유튜브나 SNS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사용자들의 문제가 아닐까, 이렇게 생각하고요. 그런 점에서는 사실은 우리가 언어에 대해서 더 많은 생각을 할 필요가 있다, 그럴 때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 김호성: 교수님, 청취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요. 교섭단체 여야 3당에서 저희들이 막말 하나씩 선정을 했는데요. 이걸 사례로 들면서 이야기를 해주셨으면 좋지 않을까 싶은데. 예를 들자면 바른미래당의 이언주 의원이 지난 3월 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서 자신이 속해 있는 당대표, 손학규 대표를 향해서 '찌질하다'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품격 있는 정치인의 언어로 바꿔본다면 그럼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요?

◆ 신지영: 사실은 찌질하다는 말이 사전적으로 보면 허접하다, 수준이 낮다, 품위가 없다,이런 말이잖아요. 그걸 속되게 이르는 말이죠. 그런데 왜 이언주 의원이 그 단어를 선택했을까요, 찌질하다. 이건 보통 우리가 말싸움을 할 때 센 말을 하잖아요, 욕을 하고. 그것하고 비슷한 맥락이다, 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나는 당대표한테 이런 말까지 할 수 있는 사람이다, 이런 걸 보여주고 싶은 게 아니었을까. 그렇다면 이것을 품격 있는 정치의 언어로 바꿔본다면 사실은 왜 손학규 대표가 당을 이끄는 대표로서 품격을 갖추지 못했는지, 왜 부족하다고 생각하는지 그 이유를 아주 정확하고 설득력 있게 기승전결의 내용 구조를 가지고 전달해야 하는데 사실 그러기는 쉽지 않으니까 ‘찌질하다’ 이런 한마디 뒤로 숨고 싶은 유혹이 생겼던 것 같습니다. 제 생각엔 그렇습니다.

◇ 김호성: 예를 들자면 자유한국당 같은 경우에는 최근에 나온 이야기입니다만 민경욱 대변인이 "더불어민주당은 차라리 '더불어퀴어당'으로 커밍아웃해라" 이런 논평을 냈습니다. 이런 표현에 담긴 문제는 어떤 거라고 보시는지요?

◆ 신지영: 이 표현의 문제는 사실은 의도적으로 혐오와 갈등을 부추긴 거잖아요. 그래서 자극적인 표현을 한 거고요. 그게 문제라고 저는 생각하는데요. 당 대변인이 상대 당에 대해서 사실은 정책에 대해서 문제를 제기하고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 문제가 있다, 이렇게 얘기하는 대신에 혐오를 불러일으켜서 사실은 당 대 당이 아니라 상대 당하고 시민들 사이의 갈등과 혐오를 조장하려고 하는 것, 이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 김호성: 혐오를 불러일으키는 것이 마이너스가 되는 것보다 오히려 플러스가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 신지영: 그렇죠, 사실은. 우리 국민들의 수준을 매우 얕본다, 저는 그렇게 생각해서 불쾌했습니다.

◇ 김호성: 또 다른 예를 들자면 더불어민주당의 이해찬 대표 같은 경우는 지난해 말의 상황입니다만 "정치권에 정신장애인들이 많다" 이런 발언을 했습니다. 이것은 또 어떻게 보시는지요?

◆ 신지영: 저는 사실은 굉장히 이 발언은 듣고 놀랐는데요. 사실 이것은 굉장히 부적절한 표현이고요. 왜냐하면 정신장애에 대한 자신의 무지를 그대로 드러낸 표현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공황장애나 불안장애 등등 정신장애 때문에 고통 받고 있는 사람을 생각한다면 이런 말을 해서는 안 되겠죠. 그런데 더 놀라운 건요. 이 발언이 어디서 이뤄졌는지, 이걸 안다면 더 놀랄 것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전국장애인위원회 발대식 축사로 이 말을 했다는 거예요. 사실 발언의 상황을 고려하면 정말 놀라움을 금할 수가 없죠.

◇ 김호성: 정치권에서 빚어지는 이 같은 악의가 없는 본인의 해명이라고 하지만, 이 같은 말이 나오는 배경은 그럼 어디에 있다고 보시는지요?

◆ 신지영: 사실은 여러 가지를 고려할 때 그냥 손쉬운 방법을 선택하는 것, 그다음에 공부가 부족한 것. 그러니까 예를 들면 장애인 발언과 관련해서는 사실은 장애인권이나 장애 인식 개선, 이런 공부가 먼저 선행돼야지 품격 있는 단어를 구사할 수 있지, 품격 있는 표현은 공부 없이는 절대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저는 공부가 더 많이 필요하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 김호성: 그러면 교수님, 황교안 대표를 향한 ‘사이코패스’ 또 문재인 대통령을 향한 ‘한센병 환자’ 이런 비유 같은 것도 지금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겠네요.

◆ 신지영: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사이코패스라고 한 당의 대표가 방송을 통해서 다른 당의 대표를 향해서 사이코패스다, 이렇게 말한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하고요. 한 개인이 지인들하고 사적인 대화에서 한 것이 아니라 당대표가 방송을 통해서 한 말이기 때문에 이런 말을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데요. 한센병 발언도 같은 측면에서 생각해볼 수 있지만 이것은 좀 더 부적절하다, 저는 이렇게 생각하는데요. 첫째는 한센병 환자들에 대해서 모독이다, 이런 점이 있고요. 두 번째는 막말에 대해서 사실은 막말로 응수했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저는 더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 김호성: 막말에 대한 막말의 응수라는 것이 흔히 말하는 ‘이에는 이, 눈에는 눈’ 이런 상황이 가져오는 결과는 어떤 영향을 미친다고 보시는지요?

◆ 신지영: 사실은 그것 자체가 그런 것들을 ‘이에는 이, 눈에는 눈’ 이것들을 지양하기 위해서 우리가 법과 제도와 이런 것들을 만들고 더 진보적인 사회를 구성하기 위해서 노력한 거죠. 그렇다면 다시 옛날로 돌아가자, 그런 것이기 때문에 저는 부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 김호성: 가장 가깝게 펼쳐지고 있는 독재자 논란과 관련된 상황은 어떻게 이해하고 계십니까?

◆ 신지영: 글쎄요, 그것은 맥락을 딱 잘라놓고 서로 독재자라는 것을 어떤 상황에서 이야기했는지, 이런 것들을 다 잘 살핀다면 제가 볼 때는 어떤 것이 적절하고 어떤 것이 부적절했는지, 서로에게. 그래서 독재자라는 건 서로 원치 않는 거다라는 측면에서는 저는 긍정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누구도 독재자는 옳지 않은 거다, 라고 전제가 깔려 있는 거니까요. 저희는 그 전제만 받아들이는 것, 이게 국민들이 수준 높은 국민이 아닐까.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 김호성: 마지막으로요. 정치인들의 막말이 미치는 영향 관련해서 따끔한 한마디 충언을 부탁드리겠습니다.

◆ 신지영: 사실 저는 라는 책을 출간한 사람입니다. 그런데 국회라는 곳은 사실 언어의 줄다리기가 아주 치열하게 이뤄져야 하는 곳이라고 생각하는데요. 그런데 놀랍게도 지난 4월에 국회에서 치열한 언어의 줄다리기 대신에 진짜 물리적인 줄다리기가 일어난 장면을 목격했습니다. 그걸 보면서 굉장히 참담했는데요. 막말, 그것은 사실 동물국회에나 어울리는 말이겠죠. 막말은 동물국회에는 정말 어울리는 말이라고 생각하는데, 국민들은 동물국회를 만들기 위해서 세금을 낸 적이 없잖아요. 막말 정치는 그러니까 국민들의 수준을 매우 우습게 보는 것이다. 깨어 있는 국민들이 있다, 이걸 다 알고 있다. 이런 것들을 정치인들은 꼭 기억해주셨으면 합니다.

◇ 김호성: 알겠습니다, 교수님, 오늘 말씀 너무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 신지영: 감사합니다.

◇ 김호성: 지금까지 신지영 고려대 국어국문학과 교수와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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