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주민, 신년사 달달 외워야"...영상 속 편집 흔적도

"北 주민, 신년사 달달 외워야"...영상 속 편집 흔적도

2019.01.02. 오후 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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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 전문가들은 그 내용을 자세히 분석하며 향후 남북 관계, 북미 관계를 전망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신년사 내용 외에도 연출된 모습 속에 담겨 있는 메시지들이 있는데요. 이 부분을 중심으로 분석해보겠습니다.

먼저, 김정은 위원장이 신년사를 낭독하는 장소에 대한 부분입니다. 짧게 영상 보시지요.

[김정은 / 북한 국무위원장 : 평화 번영의 새 역사를 써나가기 위하여 우리와 마음을 같이한 남녘 겨레들과 해외 동포들에게 따뜻한 새해 인사를 보냅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해 신년사를 할 때 모습입니다.

매년 당 깃발 옆에 마련된 단상에서 신년사를 발표했었는데요.

과거 관례를 깨고 이번엔 서재로 보이는 방의 소파에 앉았습니다. 어떤 의도가 있을까요?

[김형석 / 前 통일부 차관 : 우선 김정은 위원장도 트럼프 대통령과 같은 스타일이다. 그래서 오늘 신년사 발표한 것도 보면 거의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무언가를 발표하는 그런 형식과 동일하게 하지 않습니까? 그러면서 또 하나가 트럼프 대통령이 1월이나 2월 초에 북미 정상회담을 할 수 있다라고 한 것에 대해서 지금까지 일언반구 반응을 보이지 않다가 오늘 와서 명백하게 이야기합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인식을 같이한다. 그러면서 언제든지 마주앉을 준비가 되어 있다.]

북한이 정상적인 국가라는 이미지를 부각하면서 대화 파트너인 미국과 동등한 입장임을 강조하며 그들에게 던지는 메시지가 담겼을 것이라는 분석인데요.

일각에서는 매년 자신의 집무실에서 신년사를 발표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흉내 낸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30분이 넘는 이 긴 신년사를 북한 주민들이 외워야 한다는 사실 알고 계셨습니까?

탈북자들에게 따르면 이 내용을 다 암기할 때까지 집에 안 보낸다는 증언들이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김정은 위원장은 이 내용을 암기하고 단 한 번에 촬영했을까요?

일단 촬영된 영상에서는 편집의 흔적이 발견됩니다. 먼저 안경의 위치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 약 20분 지점과 30분 정도 지난 시점의 안경의 위치가 이처럼 달라져 있습니다.

살짝 김 위원장 쪽으로 더 꺾여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중간에 안경을 썼다가 벗었던 것 아닌가 추측되는 부분인데요.

신년사 중간에 사진들이 들어가는 부분을 편집점으로 잡고 잠시 쉬었던 것은 아닌가 추정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김 위원장 뒤로 보이는 시계를 보면 시각이 보입니다.

실제 시각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함께 보시지요.

낭독 약 24분 정도 지난 시점입니다.

시각은 0시 40분을 조금 넘긴 시각이란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약 2분 뒤의 영상에서는 이를 뒤늦게 인식했는지 모자이크 처리를 했습니다.

신년사 시작 당시 뒤쪽 시계가 3분을 가리켰기에 실제 낭독보다 더 시간이 걸렸다는 것도 알 수 있었습니다.

다소 미숙한 편집이 눈에 들어오긴 하지만, 김정은 위원장은 달라진 신년사를 통해 분명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습니다.

정상 국가 이미지를 강조하며 미국과 대화하겠다는 것인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도 김정은 위원장의 만남을 고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김 위원장 신년사에 대한 첫 공식 반응인데, 북미 정상회담 의지에 긍정적으로 화답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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