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거친 입 리선권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갑니까"

북한의 거친 입 리선권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갑니까"

2018.10.30. 오후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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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정병진 앵커, 차현주 앵커
■ 출연 : 이종훈, 정치평론가 / 김성완, 시사평론가

[앵커]
지난 평양 남북정상회담 당시에 리선권 위원장이 대기업 총수들에게 면박을 줬던 사실이 알려져서 오늘 종일 논란이었습니다. 전후 맥락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지금 리선권 위원장이 냉면이 목으로 넘어가느냐라고 한 발언, 이것만 전해졌습니다. 농담인가요, 아니면 면박인가요?

[인터뷰]
좀 의도된 발언 같기는 해요. 그러니까 사실은 이런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할 이야기는 아니지 않습니까? 아무리 맥락이 어떻다 하더라도. 그래서 뭔가 불만이 있었던 것 같고, 그걸 간접적으로 표현한 것 같아요. 추정컨대는 이런 것 같습니다.

이번에 어찌 보면 경제인들이 와서 대북 투자와 관련해서 약간은 본인들이 원하는 듣기 좋은 얘기, 속 시원한 투자와 관련한 그런 이야기들을 해 주기를 원했을지도 모른다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러니까 이번에 사실은 내각 부총리까지 직접 만나서 투자에 대한 설명도 하고 하지 않았어요, 우리 기업인들에게. 그런데 돌아오는 답은 시원치 않은 거죠. 그래서 그걸 간접적으로 이런 식으로 좀 압박을 하고 표현한 게 아닌가 그렇게 생각이 됩니다.

그런데 이걸 가지고 이게 정말 지금 남북관계 개선되고 있는 이 분위기를 판을 깰 정도의 사안이냐. 그거는 잘 생각해봐야 한다고 저는 생각해요. 이 사건만 있었던 게 아니죠, 이번에. 평양에 가서 또 어떤 일이 있었습니까?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께서 저쪽 최고인민위원회 부의장단을 무려 1시간 가까이 사실은 기다리게 했다가 그냥 취소해버린 그런 경우도 있었잖아요. 그래서 다시 한 번 김정은 위원장에게 이야기해서 성사가 되기는 했습니다마는 그것도 따지면 외교적으로 엄청난결례죠. 그런데 북측이 그거 가지고 이번에 특별히 문제 삼지 않았습니다.

사실은 북한이 그동안 이런 일과 관련해서 보였던 대응하고는 상당히 다른 대응을 이번에 했던 거거든요. 우리가 지금 마찬가지다, 그러니까 리선권 조평통 위원장의 태도에 대해서는 사실 그동안 논란이 많지 않았습니까?

그리고 말을 좋게 말하면 호방하게 이야기하는 거고 나쁘게 얘기하면 약간 막말처럼도 들리는 군인 출신답게 상당히 강경파답게 그런 발언들을 쏟아내고 어떻게 보면 그런 역할을 자임하는 것 같아요, 일부러 그렇게 남들이 못 하는 얘기를 자기가 앞장서서 하는 그런 것을 자임해서 김정은 위원장에게 그 부분을 인정받고 있는 그런 것도 없지 않아 있어 보이기는 하는데 그렇다고 그래서 이 문제를 가지고 이렇게 판을 키워가지고 논란을 벌일 그럴 사안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인터뷰]
저는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갑니까 이 말을요. 어조를 달리 해서 몇 번을 읽어봤어요. 그런데 한 번 읽으면 농담인 것 같기도 하고 어떤 때 읽어보면 굉장히 정색하고 말한 것 같고 헷갈린다는 거예요. 말이 아 다르고 어 다르다는 건데 굉장히 뉘앙스가 묘한 그런 단어이기는 합니다.

북한식 개그나 북한식 농담을 우리가 맥락상 이해를 잘 못하는 상황에서 이걸 단정적으로 핀잔을 줬다고 표현하기에는 저는 개인적으로 볼 때 무리가 있다고 봅니다. 또 그전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또 그 뒤에 어떤 대화가 있었는지를 알아야 그래야 사실은 이게 진짜로 면박을 줘가지고 뭔가 압박하려는 의도가 있다, 없다 우리가 단정적으로 말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예를 들어서 테이블에 와서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갑니까라고 이렇게 얘기하고 난 다음에 앉아서 사실 농담이었습니다. 그리고 또 얘기를 풀어갔을 수도 있을 거 아니겠어요. 그걸 단정적으로 우리가 얘기하면서 부적절하다고 얘기해버리면 이런 대화법 하나 가지고 대화하기 시작하면 남북관계 어떻게 앞으로 개선되겠습니까. 그런 측면이 있고요.

제가 또 후일담을 살짝 들은 게 있었는데 지난번 정상회담 때 귀빈은 문재인 대통령이 아니라 이재용 부회장이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그렇게 북쪽에서 이재용 부회장을 챙겼다는 이야기가 있거든요. 그렇게 하고 있는 상황인데 와서 그렇게까지 얘기할 필요가 있었을까 하는 게 의문입니다.

[앵커]
비슷한 맥락인 것 같은데요.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는 시각 차이가 있다, 좀 선을 긋는 말을 했습니다. 들어보시죠.

[홍영표 /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대화라는 것은 전체적으로 놓고 판단하는 것과 어떤 말 한 구절을 빼내서 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한반도 평화 문제에 대해서 전혀 다른 시각과 입장에서 접근하고 그렇게 바라보면 모든 것이 그냥 빨간 색안경을 쓰고 빨갛게 보이는 겁니다. 그 말 한마디를 가지고 굴욕적이다, 아니다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제가 볼 때는 적어도 북한 최고 통치자가 (총수들을) 최고 국빈대우를 했다는 사실, 그것이 중요하지 않습니까? 몇백 명이 같이 갔는데 거기서 일어났던 어떤 말 한마디를 가지고 전체를 문제 삼는 건 어떤 도움이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앵커]
일단 전후 맥락을 모르기 때문에 그 한 표현을 가지고 전체를 확대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거든요. 야당은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선권 위원장의 이런 화법이 한두 번이 아니니까 통일부 장관이 가서 한마디 정도 해야 하는 거 아니냐, 이런 지적인 것 같아요.

[인터뷰]
그런데 조명균 장관에게 그걸 기대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분 성격이 원래 누구한테도 험한 말을 잘 못 하는 스타일이에요. 그게 하루아침에 바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아마 이번에 국회에서 문제 제기가 됐기 때문에 다음에 기회가 있으면 아마 북측에 어떤 형태로든 유감 표시라든가 이런 건 할 거라고 생각이 되고요.

그리고 사실은 오늘 김무성 전 대표가 한 버르장머리 없는 X라는 표현도 저게 북측에서 문제 삼자고 들면 굉장히 논란될 수 있는 사안입니다. 공개석상이잖아요. 국회 회의 공개석상에서 저렇게 발언을 했다라고 하는 것을 북한이 정색을 하고 받아들이기 시작하면 이것도 굉장히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는 사안이거든요.

저는 그래서 오늘 김무성 전 대표가 버르장머리 없는 X라는 표현으로 리선권 위원장을 지칭한 것으로서 어떻게 보면 상쇄가 됐다라고 생각을 해요. 그러니까 우리는 다행히 야당이 있어서 정부 여당 관계자들이 북측에 가서 차마 못하는 얘기를 대신해 주는 거다, 그리고 대신 공격해 주는 거다라고 생각을 하면 전체적인 큰 틀에서 봐서는 균형이 잘 맞고 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앵커]
오늘 이 주제로 두 분과 이야기를 나누어 봤는데요. 이종훈 정치평론가, 김성완 시사평론가와 함께했습니다. 두 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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