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제재의 역설 "北 경제 오히려 성장"

대북제재의 역설 "北 경제 오히려 성장"

2017.11.30. 오후 8:39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대북제재의 역설 "北 경제 오히려 성장"
AD
대북제재의 역설 "北 경제 오히려 성장"


[YTN 라디오 ‘곽수종의 뉴스 정면승부’]
■ 방송 : FM 94.5 (18:10~20:00)
■ 방송일 : 2017년 11월 30일 (목요일)
■ 대담 : 박종철 경상대 통일평화연구센터 소장

◇ 앵커 곽수종 박사(이하 곽수종)> 북한이 어제 새벽 76일 만에 미사일 도발을 강행했습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주석에게 북한에 대한 원유 공급 중단을 요청했는데요. 중국은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고 합니다. 사실 원유 공급을 전면 중단하더라도 북한에 큰 치명타는 없을 거란 분석도 있는데요. 중국과 북한의 경제협력 실태를 연구해 온 북중 관계 전문가와 함께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경상대 통일평화연구센터 박종철 소장입니다. 안녕하세요?

◆ 박종철 경상대 통일평화연구센터 소장(이하 박종철)> 네, 안녕하세요.

◇ 곽수종> 소장님 보시기에 북한의 연간 유류소비량은 어느 정도 됩니까?

◆ 박종철> 우리가 현재 정확한 통계를 입수할 수 없기 때문에 북한이 정치든 경제든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는 나라는 아니기 때문에 저희가 논리적으로 추정할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해방 전후 북한이 사용한 석유를 보면 미국이 일본에 석유 금수조치를 하고나서 석탄으로 유명한 아오지 탄광에 5만 톤 규모 석탄액화설비를 건설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 5만 톤 정도 사용했고, 1960년대 초 북한의 부수상과 수상이 북경에서 회담을 하는데 현재 공개된 기밀문건에 의하면 당시 60~70만 톤 정도 사용했다고 북한 측이 주장하고 있습니다. 북한 통계가 마지막으로 발표된 게 1989년도인데요. 이때 북한은 중국에서 200만 톤, 러시아에서 100만 톤 규모로 약 300만 톤이 넘는 규모를 수입하고 소비했습니다. 냉전 이후 중국을 제외한 소련이나 동구권 전체가 전체 위기를 겪었기에 북한에 대한 지원을 할 수가 없었고 북한의 경우에도 고난의 행군이라고 해서 상당히 극심한 경제적 고난을 겪었습니다. 1997년부터 중국 통계에 의하면 원유를 50만 톤 규모로 수입하고 있습니다. 이번 9월에 있었던 유엔결의안 2375호를 보면 원유를 50만 톤으로 제한하고 정제율을 50만 톤 수준으로 현상 유지하겠다고 하는 것으로 봤을 때 유엔에서는 100만 톤이 넘는 물량을 중국에서 북한으로 반입하고 있다고 추정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 곽수종> 일반적으로 얘기해서 100만 톤 정도 중국에서 북한으로 간다고 보면 큰 오차는 없겠네요?

◆ 박종철> 여기에 플러스 비공식 무역이 있고, 러시아에서 북한으로 들어가는 석유량이 4~5만 톤 정도 있습니다. 그래서 두 가지를 봐야 합니다. 하나는 비공식적 무역, 밀수가 있을 거고 또 하나는 북한 내부에 있는 석탄액화설비가 있다고 봐야 합니다.

◇ 곽수종> 석탄액화설비를 할 정도면 기초화학 기술은 가지고 있는 모양입니다.

◆ 박종철> 제가 말씀드렸듯이 일제 강점기부터 건설되었고, 1950년대 중반 소련이 아오지에 있는 석탄액화설비를 수리하고 재증축을 했다고 나옵니다. 또한 1980년대 초반 중국이 북한에 석탄액화설비를 제공했다고 나오는 거로 봐서는 석탄액화설비가 정확하게 어느 정도 수준인가 나오지는 않지만 러시아와 중국에 도움을 받았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 곽수종> 중국이 왜 금수조치 미국 요청에 반대 입장을 고수할까요?

◆ 박종철> 단순하게 설명하면, 만약 중국이 북한에 제공하는 석유 공급을 중단했을 경우 몇 가지 문제가 있을 겁니다. 예를 들어서 북한 경제에 최소한의 소비량인 50만 톤마저 제한해버린다면 북한의 기초적인 중화학공업이나 이러한 공업 분야에 큰 타격이 있을 겁니다. 이와 더불어서 기초적인 군사 분야 제공되는 석유도 공급이 중단될 것이며, 이러한 문제뿐만 아니라 북한의 일반적인 인민 생활 경제까지도 혼란을 미칠 거라고 판단하는 것 같습니다. 이와 더불어서 심각한 문제는 만약에 50만 톤마저 공급을 중단해버린다면 김정은으로서 시진핑의 말을 지금보다도 더욱더 안 듣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시진핑이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 곽수종> 송유관이 아닌 철도를 이용해 원유를 공급하면 비용도 적게 들고 간단하다고 하는데, 중국이 송유관 방식을 고집합니까?

◆ 박종철> 제가 자료를 검토해보니 1975년부터 중국이 북한으로 들어가는 송유관을 건설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때는 중국과 베트남 관계가 굉장히 나빠집니다. 베트남이 미국과 전쟁에서 승리하면서 인도차이나 쪽에서의 패권을 쥐려고 하니 중국이 베트남에 상당한 반감을 가졌고, 베트남과 관계가 좋았던 북한과의 관계를 단절시키기 위해서라도 북한에 석유 산업 시설인 백마화학콤비나트와 송유관을 설치하기 시작했습니다. 1976년 1월 1일 두 개의 송유관을 만듭니다. 하나는 원유관, 하나는 정제유관입니다. 이 설비가 직선거리로 30km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석유가 공급되는 유류 저장 창고에서부터 북한의 신의주에 위치한 백마화학까지 직선거리가 30km이지만, 기차로 아무리 멀어도 50km밖에 안 됩니다. 철도로 공급하는 경우에는 상당히 비용 면에서 절감 효과가 있을 것인데, 송유관을 유지하는 것은 첫 번째는 상징적 의미가 있습니다. 두 번째는 서로 신뢰하지 못하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만약 송유관을 폐지해버리면 철도를 이용한 경우에는 중국 측이 북한 측에 석유를 주고 싶을 때만 주고, 주고 싶지 않을 때는 주지 않을 수 있습니다. 송유관의 경우 출발 지점에서 온도를 높입니다, 80도로. 그리고 도착 지점이 20도 이상 되어야 합니다. 만약 온도가 낮으면 모든 물체는 똑같지만 굳어버립니다. 그렇기 때문에 서로 신뢰하지 못하기 때문에 송유관을 유지하고 있다는 측면입니다.

◇ 곽수종> 송유관이 가지고 있는 상징성 하나, 실질적인 측면에서도 응고돼버리면 서로가 차단 가능하고 철도를 이용하면 믿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기에 송유관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 같습니다. 석유도 석유이지만, 북한이 그동안 너무나 많은 제재 조치를 당하다 보니까 석탄이 풍부하다고 하셨는데, 액화 기술은 나름대로 상당히 대응책으로 마련해놓지 않았을까요?

◆ 박종철> 흥미롭게 2016년도 현대경제연구원에서 북한의 1인당 GDP 성장률을 8.9%로 봤습니다. 올해 한국은행의 경우 북한의 경제성장률을 3.9%로 보고 있고요. 대부분 경제 연구소들이 북한의 경제 성장을 김정은 시대 고성장하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제재 역설이 되는 건데요. 지난 2006년 1차 핵실험 이후 국제기구나 미국, 중국 등은 다양한 제재 조치를 취함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경제성장을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북한의 경제 성장의 에너지원이 어디인가에 대해 궁금증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잘 아시겠지만, 최근 태양광 판이나 수력발전소 증가하고 있고 또 하나는 액화설비인데요. 액화설비가 정확하게 나와 있지 않은데 태평양 전쟁 말기 일제가 미국에 대항해서 구축해놓은 설비가 5만 톤 정도 됩니다. 그렇기에 석탄 액화는 상당히 어렵지 않은 설비입니다. 석탄에 열과 압력을 가하면 석유로 변환하는데요. 이것이 상업적으로 석유 가격이 굉장히 올라가면 많은 나라들이 석탄 액화 설비를 가동하고 석유 가격이 하락하면 가동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북한의 경우 국제적인 유가에 맞춰서 액화설비를 가동한다, 안 한다, 이러한 경제적 논리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고 봅니다.

◇ 곽수종> 그동안 러시아 측과 북한 측이 원유 수송 과정에서 말라카 해협 싱가포르에 정박한 유조선을 가지고 거래를 하는 등, 이런 얘기도 들렸거든요. 북한과 러시아 간 교역이 늘어났다는 얘기도 있는데 얼마나 증가했다고 보십니까?

◆ 박종철> 러시아 전문가들은 잘 아시겠지만, 기본적으로 러시아가 최근 우크라이나와 갈등이 있고 크림반도 문제로 인해서 미국과 유럽으로부터 강한 제재를 받고 있습니다. 현재 러시아 1인당 GNP가 중국의 8천 달러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고 국내 총생산량이 우리나라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푸틴은 동방경제포럼을 통해 각종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데 국내외적으로 경제 문제가 너무 산적해있어서 북한에 원조를 하면서 경제 협력을 할 입장은 아닌 것 같습니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제재에 동참하지 않은 우리나라나 중국과 협력을 추구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단순하게 중국과 러시아의 무역량을 비교해보면, 제가 추정해보면 중국과 북한 간 무역량이 7~8% 수준도 안 되고 석유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중국이 공급하는 양의 5% 수준인 4~5만 톤 정도만 제공하는 거로 추정됩니다. 또 한국전쟁 이후 러시아 주도 하 북한에 대한 석유 공급을 러시아가 시작했고요. 1950년대 나진에 석유화학콤비나트가 건설되어 있습니다. 1999년도부터 석유화학콤비나트 가동이 중단된 상태입니다.

◇ 곽수종> 석유화학콤비나트 가동 중단되어 있다고 하셨는데, 그동안 석유 금수조치 했을 때 역사적으로 태평양 전쟁 시기에 일본이나 남아공 경우 오히려 금수조치를 했더니 역효과가 났다는 이야기가 들리는데요. 어떤 경우입니까?

◆ 박종철> 제재의 또다른 역설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당연히 제재를 하면 경제적인 타격이 심각할 겁니다. 북한의 경우 기본적으로 무역 의존도가 20% 채 안 되는 나라입니다. 더구나 일본의 경우 태평양 전쟁 시기 미국이 석유 금수조치를 취하니까 석탄을 열과 압력을 가해서 액화하는 설비를 가동하면서 진주만 공격을 합니다. 몇 년간 미국에 대항해 전쟁합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역시 아파르트헤이트 문제로 미국이나 영국이 경제 제재를 하고 석유 금수조치를 취하니까 석탄 액화 설비를 가동하면서 몇 년간 핵개발 한 사례들이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제재를 하면 항복하는 경우도 있지만 오히려 북한과 같이 제재가 완성화된 나라의 경우 제재에 대항해 석탄액화설비를 가동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 곽수종> 미국에게 중국으로 하여금 요구해도 중국이 안 들어주겠죠? 원유 공급 계속 한다고 보시는 거죠?

◆ 박종철> 지난 9월 6차 핵실험이 있었습니다. 트럼프와 우리 대통령께서도 강하게 중국에게 북한에 대한 원유 공급을 중단 요구했고, 또 미국 측의 결의안 초안에 원유 금수조치가 제안되기도 했습니다. 유엔에서 나오는 결의안이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5개 강대국 사이 타협의 결과입니다. 타협의 결과 2375호에 나오는 원유 문제의 경우 현상유지라고 볼 수 있습니다. 중국과 러시아도 똑같이 비토권이 있기에 미국, 영국, 프랑스가 중국과 러시아 합의 없이 만약 결의안을 해버린다면 당연히 중국과 러시아는 비토권을 행사해서 결의안을 부결시킵니다. 만약 결의안이 부결된다면 글로벌 질서에 있어서 미국과 중국 양국 모두 체면이 구겨지고 세계가 분열되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줄 겁니다. 그러면 마치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에 편드는 듯한 모양이 되기에 북한으로는 상당히 기분 좋은 모습이 될 거고, 국제 사회 대부분의 국가가 희망하지 않은 그러한 시나리오가 전개될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트럼프와 시진핑은 이러한 국제 질서를 잘 알기에 사전에 합의 하에 안보리 결의안을 제안하고 채택할 것이기에 현상유지 수준 이상의 중단하는 사태는 어려울 거라고 판단됩니다.

◇ 곽수종>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박종철> 네, 감사합니다.

◇ 곽수종> 지금까지 박종철 경상대 통일평화연구센터 소장이었습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