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N팩트] 北, 귀순병사에 40여 발 총격...軍, 북 병사 15분간 발견 못 해

[취재N팩트] 北, 귀순병사에 40여 발 총격...軍, 북 병사 15분간 발견 못 해

2017.11.14. 오전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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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 총상을 입고 귀순한 북한 병사가 군사분계선을 넘는 긴박한 상황이 추가로 확인됐습니다.

북한 병사는 군용 차량을 타고 북한군 초소 바로 앞까지 돌진을 했고, 추격자들의 총격을 피해 다름 아닌 우리군 초소 건물에 몸을 숨겼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해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강정규 기자!

어제 북한군 병사의 탈주 과정에서 북한군의 총격이 있었는데, 알려진 것보다 상황은 더 긴박했던 것 같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을 관할하는 UN군 사령부를 통해 어제 북한군의 귀순 상황에 대한 추가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UN사는 당시 상황실에서 CCTV 화면으로 귀순 과정을 실시간으로 지켜보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먼저 어제 오후 3시 14분쯤 북한의 군용 차량 한 대가 군사분계선에서 가장 가까운 북한군 초소로 돌진하는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이 차량은 바퀴가 초소 인근의 도랑에 빠지면서 멈춰섰고 북한군 1명이 차에서 내려 도주하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뒤에는 추격조가 쫓아와서 무차별 총격을 가했는데요.

당초 우리군은 총성이 여러 발이었다고 밝혔지만 UN사는 무려 40여 발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UN사는 현재 CCTV 화면의 공개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 총격을 피해서 북한 병사가 몸을 숨긴 곳이 다름 아닌 우리 초병들이 근무하던 초소 밑이었다면서요?

[기자]
한마디로 등잔 밑이 어두웠던 상황으로 파악됩니다.

오늘 오전 UN사에서 낸 보도자료를 보면 북한군 병사는 총격을 피해 공동경비구역 남쪽 건물을 활용해 엄폐했다, 이런 표현이 나옵니다.

이 건물이 바로 군사분계선 바로 남쪽에 있는 우리 군 초소였습니다.

군사분계선 남쪽 50m 지점이었고요.

판문점 자유의 집 서쪽에 있는 위치입니다.

초소 위층에는 JSA 경계 초병들이 당시 근무 중이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UN사 보도자료에 나타난 군사분계선을 넘은 시간, 어제 오후 3시 15분쯤입니다.

그런데 우리 군이 초병을 발견한 시각은 어제 오후 3시 31분입니다.

우리 군은 초소 주변 낙엽 같은 것에 덮여 있었다고, 북한군 병사가 낙엽에 덮여 있어서 발견이 늦었다 이런 식으로 설명을 했는데 약 15분 정도의 격차가 있습니다.

UN사 설명에 따르면 CCTV 화면을 통해 나타난 북한군 병사가 최종적으로 쓰러진 지점, 그곳의 실제 장소를 찾는 데 그 정도 시간이 소요됐다는 설명인데요.

경계병들은 15분 뒤에야 쓰러져 있는 북한군 병사를 발견하고 포복 자세로 북한 귀순 병사에게 접근해서 안전지대로 무사히 데리고 왔습니다.

이때가 3시 56분쯤입니다.

우리 군은 당시 대응사격이나 북한군과의 교전은 없었다고 설명했었습니다.

이후 이 병사는 UN사 헬기를 통해 병원으로 후송이 됐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총격을 피해서 우리 초소 밑으로 들어왔는데 15분 정도 발견을 못 하고 있었던 상태다 이런 얘기인데 지금 북한 병사, 수술은 했는데 몸 상태는 어떻습니까?

[기자]
북한 병사는 경기도 수원 아주대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지난 2011년 소말리아 해적에게 납치됐던 삼호주얼리호 석해균 선장을 치료했던 이국종 교수가 어제 집도를 했던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어제 큰 수술을 마쳐서 큰 고비는 넘긴 상태지만 여전히 상황은 좋지 않습니다.

폐와 복부 등에 대여섯 발의 총상을 입었고 장기 파손으로 추가 수술이 필요한 상태로 알려졌는데요.

이국종 교수는 몸의 회복 상태를 봐서 빨라도 내일이나 모레쯤은 돼야 추가 수술을 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국종 교수의 말을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이국종 / 아주대병원 중증 외상치료 전문의 : 내장이 다발성으로 7곳 이상이 파열됐어요. 대여섯 발 넘어요. (총알은 다 제거된 상태인가요?) 아니요. 아직 몇 개 더 남아있어요.]

[앵커]
총알이 아직 몇 개 더 남아 있는 상황, 추가 수술이 필요한 상황인데요.

북한 병사의 정확한 신원 또 귀순 동기 이런 조사는 치료가 끝나고 의식이 돌아와야 이루어질 수 있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북한군 병사, 현재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고요.

무의식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추가 수술과 회복 등에 소요되는 시간을 고려하면 이번 주 안에 조사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북한군 병사는 귀순 당시 하급 전사 복장을 하고 있었고 외관상 20대 초반의 남성으로 보인다는 것이 현재까지 알려진 전부입니다.

귀순 당시 무장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고요.

현재 아주대병원에는 UN사 관계자들과 정보 기관 요원들이 나와서 실시간으로 상황을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또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경찰이 병원 주변을 삼엄히 경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앵커]
강정규 기자, 북한 병사가 이렇게 판문점을 통해서 귀순한 것, 굉장히 이례적인 일 아닙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화면을 통해서 보시는 것처럼 판문점은 남북 양측이 바닥에 그려진 선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는 곳입니다.

따라서 북한군은 노동당이나 북한 군부의 고위직 자녀 혹은 사상적으로 검증이 된 인원을 주로 이곳에 배치를 하게 되는데요.

따라서 이번에 탈주한 북한 병사의 신원과 귀순 동기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판문점을 통해 북한군 병사가 귀순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지난 1998년 2월에 북한군 장교 1명이 그리고 2007년 9월에 병사 1명이 판문점 JSA를 통해 귀순을 한 적이 있는데요.

이런 것까지 합치면 이번이 세 번째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앵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통일외교부 강정규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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