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교과서 확정 고시...반대 측 입장

국정교과서 확정 고시...반대 측 입장

2015.11.03. 오전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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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준식, 민족문제연구소 연구위원

[앵커]
반대쪽 입장도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준식 민족문제연구소 연구위원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앞서서 정부 발표도 들으셨고, 찬성의견도 들으셨을 텐데 사실 확정고시 발표가 이틀 앞당겨지지 않았습니까?

이 부분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있습니까?

[인터뷰]
저희는 일단 확정고시가 명백한 행정절차법 위반이라고 판단을 하고 있습니다.

행정절차법 44조 2항에 따르면 행정처는 해당 입법안에 대해서 의견이 제출된 경우에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이를 존중하여 처리를 하여야한다고 명시돼 있는데요.

아직 제가 알기로는 반대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이 제출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확정고시에 따른 것 자체가 행정절차법 위반이고요.

거기다가 지금 현재 쓰이고 있는 관보에 따르면 관보에 개제하기 위해서는 3일 전에 접수를 해야 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면 금요일 오후도 되는데, 금요일 오후에 이미 행정예고 기간인데도 금요일 오후에 접수를 했다는 것은 명백한 위반이죠.

이렇게 무리하게 박근혜 정부가 국정교과서 확정고시를 밀어붙이는 것은 결국 반대 여론이 너무 높으니까 반대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그런 술수가 아닌가 생각을 합니다.

[앵커]
앞서서 그 발표 내용중에 역사 왜곡 시도는 정부가 좌시하지 않겠다는 이런 입장도 강하게 나왔고요.

또 행정예고기간에 접수됐던 국민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하겠다고 발표하지 않았습니까? 이게 가능하다고 보십니까?

[인터뷰]
지금 현재 정부가 보이고 있는 자세를 보면 불가능하다고 판단을 합니다.

그리고 지금 국정교과서를 적극적으로 찬성하는 사람들의 역사관, 이런 것들에 비춰봤을 때 정부에서 말하는 올바른 교과서, 균형잡힌 교과서가 만들어질 가능성은 저희는 제로에 가깝다고 보고 있습니다.

[앵커]
찬성쪽에서는 일단 단일교과서를 만드는 게 교육 정상화다라는 입장이었고요.

아까 그래서 찬성입장을 들으셨는데 반대 입장에서는 이게 역사 퇴행이라고 이야기를 하고 있거든요. 그 근거를 설명을 해 주시죠. [인터뷰] 우리나라에서 국정교과서가 처음 채택된 것은 유신체제 때입니다.

그리고 한국사회가 민주화되는 과정에서 민주주의의 한 산물로 검정제로 전환이 이뤄진 것인데 다시 국정으로 돌아가겠다는 것은 결국은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생각을 하고요. 그런 의미에서 역사의 퇴행이라고 판단을 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1992년 헌법재판소에서 일찍이 교과서를 국정제로 발행하는 것이 헌법정신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이미 결정을 한 바 있고요.

또 국제사회의 기준도 역사교육은 다양하게 시키라는 것인데 그런 것들을 다 무시하고 결국 국정제로 돌아가는 것은 기본적으로 역사퇴행이라고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앵커]
오늘 오전에 부총리가 설명을 하면서 예시까지 제시를 하면서 설명한 부분이 현행 교과서가 좌편향됐다라는 점이었거든요. 이 점은 어떻게 보십니까?

[인터뷰]
지난번에 교육부에서 외신기자 브리핑을 하면서 좌편향됐다고 주장을 하니까 외신기자들이 좌편향된 근거를 제시해 달라고 요구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교육부가 자료로 제시한 게 3개 정도로 알고 있는데요. 3개 정도로 이른바 좌편향 증거를 가지고 교과서 발행제도를 바꿀 만큼 그렇게 심각한 것인가에 대해서 우려를 갖고 있고요.

그다음에 교육부가 좌편향이라고 이야기를 하는 게 극우적 시각에서 봤을 때 좌편향 시각이지 학계에서 일반적으로 이야기할 때 그것을 좌편향이라고 보지 않습니다.

좌편향이라고 용어를 자꾸 써서 낙인을 찍는 것이지 실제 내용을 들여다보면 좌편향이 아니라고 학계가 아니라고 판단을 하고 있습니다.

[앵커]
이제 집필 과정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이는데 편향되지 않은 교과서를 만들려면 가장 중요한 건 뭐라고 보십니까?

[인터뷰]
편향되지 않은 교과서는 불가능하다고 저희는 보고 있고요.

거기다가 교육부가 계속 내세우는 게 균형 잡힌 교과서, 이 얘기를 하는데 이미 학계의 90%를 좌편향이라고 매도해 놓고 어떻게 균형잡힌 교과서를 만들 수 있다고 할 수 있는지 이건 논리적으로 모순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국정교과서로는 절대로 좋은 교과서를 만들 수 없고 균형 잡힌 교과서를 만들 수 없다, 이렇게 저희는 보고 있습니다.

[앵커]
집필부터 발행까지 모든 과정을 투명하게 운영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방침이거든요. 이 부분은 어떻게 보시나요?

[인터뷰]
투명하게 운영하겠다고 하면서 집필진은 공개하지 않겠다고 하고요. 뭐가 투명한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국정교과서를 지금 내게 되면 한 1년 남짓 시간이 있는데 1년 남짓 동안에 좋은 교과서는 절대로 만들 수가 없다는 겁니다.

거기다가 역사학계나 역사교육계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이미 불참을 통보한 상황에서 투명성이라고 이야기를 하는 게 공염불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앵커]
지금 어쨌든 확정고시가 발표가 됐는데요. 앞으로 이와 관련해서 어떤 행동이라든지 그런 게 계획이 되어 있는 게 있습니까?

[인터뷰]
국정교과서 저지네트워크라는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해서 국정교과서 반대 운동을 계속해 왔는데요. 앞으로 저희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써서 국정제를 폐지하도록 노력을 할 겁니다. 일단 헌법소원도 고려를 하고 있고요.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이미 1992년에 헌법재판소에서 국정제가 헌법정신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결정을 한 바 있기 때문에 헌법소원을 포함해서 다양한 방법으로 국정제를 철폐하도록 노력을 할 것입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은 여기까지 듣도록 하겠습니다. 반대쪽에 이준식 민족문화연구소 연구위원과 함께 말씀 나눠봤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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