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 200명 탄 여객기, 10분간 조종사 없이 비행...'아찔'

승객 200명 탄 여객기, 10분간 조종사 없이 비행...'아찔'

2025.05.19. 오후 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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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명이 넘는 승객과 승무원을 태운 독일 루프트한자 여객기가 10분간 조종사 없이 비행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18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스페인 항공 사고 조사기관(CIAIAC)이 전날 발간한 보고서에 이 같은 사고가 기록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사고는 지난해 2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스페인 세비야로 향하던 루프트한자 에어버스 A321 여객기에서 벌어졌다. 비행이 30분 가량 남았을 시점에 기장(43)이 화장실을 간 사이 부기장(38)이 의식을 잃었고, 이에 약 10분간 조종사 없는 비행이 이뤄졌다. 다행히 자동 조종 기능이 활성화돼 비행에는 지장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10분 만에 돌아온 기장은 조종실 보안문 출입 코드를 다섯 번이나 입력했으나 들어갈 수 없었고, 인터폰 호출로 부기장과 연락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이에 기장은 직접 문을 열 수 있는 보안 코드를 입력한 뒤 조종실로 향할 수 있었다.

실신했던 부기장은 기장이 들어왔을 때쯤 정신을 차렸다. 기장은 재빨리 조종에 나섰고, 객실 승무원에게 도움을 청해 부기장이 승무원과 승객으로 탑승한 의사의 응급 처치를 받을 수 있게 했다.

부기장은 당국에 자신이 얼마나 오랫동안 의식을 잃었는지 모른다고 진술했다. 그는 순식간에 의식을 잃어 다른 승무원들에게 자신의 응급 상황을 알리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기장은 스페인 마드리드 공항에 비상 착륙했고, 이후 부기장은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후 부기장은 발작 장애 진단을 받았다.

당시 이 여객기에는 승객 199명과 승무원 6명이 탑승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루프트한자 측은 독일 DPA통신에 "이번 보고서에 대해 인지하고 있으며 자사 비행 안전 부서에서도 조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YTN digital 이유나 (ly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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