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우드 : 한국화의 세계화 선도하는 김현정 화가

한류우드 : 한국화의 세계화 선도하는 김현정 화가

2017.06.04. 오전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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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아한 한복 차림의 여성이 당구를 치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댕기 머리를 한 채 윗몸 일으키기를 하고 있네요.

헤드폰을 낀 채 역기를 들기도 합니다.

이른바 ‘내숭 이야기' 연작 시리즈 가운데 ‘내숭 올림픽'이라는 제목이 붙은 작품들인데요.

한복의 이미지와 언뜻 어울려 보이지 않는 설정들이 독특하고도 발칙한 느낌을 자아냅니다.

이 그림들을 그린 주인공은 28세의 젊은 여류 한국화가 김현정 씨입니다.

[김현정 / 한국화가 : '내숭 이야기'는 간단하고 직설적으로 말씀드리면 21세기의 풍속화 같은 그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치 우리가 신윤복의 그림을 보면서 ‘아 옛날에는 저렇게 목욕을 했구나' 라고 느낀다면 김현정의 그림을 보면 대중목욕탕이 그려져 있고요. 그런 형태로 보실 수 있어요.]

김현정 화가의 작품은 말 그대로 현대 도시 여성의 풍속도와도 같은데요.

라면을 끓여 먹는 그림이라든지, 패스트푸드 배달 오토바이를 탄 작품들은 화가 김현정의 작품 세계를 대표적으로 드러냅니다.

[김현정 / 한국화가 : 제 모습 그대로인 것 같아요. 그림을 하나씩 보여드리면서 "저는 이렇게 라면도 좋아하고요. 햄버거도 잘 먹고, 자장면도 정말 좋아하고 이런 사람이에요."라고 얘기하게 되더라고요.]

김현정 화가는 전통적인 수묵 담채화 기법과 염색한 한지를 오려 붙이는 방식을 함께 사용합니다.

그래서 인물의 하체는 몸의 라인이 드러나는 이른바 '시스루' 느낌이 나고 저고리 부분은 강렬함과 화려함이 강조됩니다.

지난해는 미국 뉴욕을 비롯해 독일 베를린, 중국 상하이 등에서 잇따라 해외 개인전을 가졌습니다.

한국에 대해서 잘 몰랐던 외국인들도 유쾌하고도 발랄한 작품에 매료됐습니다.

그래서인지 김현정 화가는 최근 미국 경제지 포브스 아시아가 선정한 아시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30세 이하 30인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김현정 / 한국화가 : 한국이라는 나라를 정확히 몰라도 ‘동양의 어떤 나라인데 이런 전통 복식을 입고 이런 대조가 있는 그림이구나.'라는 것을 금방 파악해 내시더라고요.]

20대 여성 특유의 발랄함을 앞세워 한국화의 고정관념을 깨고 있는 김현정 화가.

한국화의 현대화와 세계화를 위한 도전이 눈부십니다.

[김현정 / 한국화가 : 저에게 솔직한 그림을 계속하고 싶어요. 사실은 소재상으로 보면 끊임없을 것 같아요. 제가 아이를 낳으면 육아의 장면이 들어갈 것 같고, 또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서 예전에는 폴더 폰을 썼는데 지금은 스마트 폰을 쓰는 것처럼 끊임없이 정말 계속해서 그릴 수 있더라고요. 가슴으로 그리는 그림을 계속 그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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