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째 대피소 신세...집에 가기 두려운 이재민

한 달 째 대피소 신세...집에 가기 두려운 이재민

2017.12.14. 오전 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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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달 15일이죠.

경북 포항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덮친 지 꼬박 한 달이 지났습니다.

조금씩 상처가 아물고 있지만, 여전히 500명이 넘는 이재민이 대피소 생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보도에 이윤재 기자입니다.

[기자]
뒤틀리고 부서진 천장을 뜯어내는 손길이 분주합니다.

부지런히 움직이는 자원 봉사자의 움직임에 찢어지고 갈라진 집이 조금씩 제 모습을 되찾습니다.

[서위필 / 포항시 흥해읍 옥성리 : 하루 저녁 자보니 불안해서 못 자 가지고 도저히 안 돼서 체육관 텐트 안에서 잤어요. 자원봉사자들이 이렇게 와서 도와주니 너무 감사하고 고마워요.]

지진의 충격으로 붕괴 위험이 큰 건물에 살던 주민은 LH 임대 주택에 새로 보금자리를 마련했습니다.

[김은경 / LH 임대 주택 입주 주민 : 나라에서 이렇게 많이 신경 써서 이런 집을 구해주셔서 감사하고 또 시골이나 이런 곳에 어르신들 보니까 더 안타깝더라고요. 그런 분들에게도 빨리 도움의 손길이 갔으면 좋겠어요.]

마을회관 옆 공터, 컨테이너 주택 4동이 자리 잡았습니다.

집은 부서졌지만, 삶의 터전을 떠나기 힘든 이재민들을 위해 마련된 컨테이너 주택입니다.

부서진 집을 복구하자니 한숨부터 나오지만 당장 마음 편히 몸을 눕힐 곳이 생겨 그나마 위안이 됩니다.

[김복연 / 포항시 흥해읍 성곡리 : 우리 다섯 식구가 살 수는 없지만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어쩔 수 없이 대책 세워질 때까지 살아야지요.]

임대 아파트와 임시 주택에 새 둥지를 틀고, 또 부서진 집을 고치면서 포항 지역은 조금씩 안정을 찾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이재민이 대피소 생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안전 진단 결과 붕괴 위험이 없다는 결과가 나왔지만, 갈라진 벽과 부서진 건물에 지진 당시의 공포감이 되살아나 집으로 가지 못하고 있는 겁니다.

[노병순 / 대피소 이재민 : 천장이 약간 무너지고, 부엌이랑 화장실 타일도 떨어지고 아파트 기초도 금이 가고….]

[김후불 / 대피소 이재민 : 한 번 가보니까 다리가 벌벌 떨려서 3층까지 못 올라가겠더라고요. 그대로 가만히 놔두고 여기(체육관에) 이렇게 있습니다.]

지진 충격에서 벗어나 조금씩 정상을 되찾고 있는 포항.

한편에서는 공포를 떨치지 못한 이재민들이 여전히 대피소에서 칼바람과 맞서고 있습니다.

YTN 이윤재[lyj1025@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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