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N팩트] '천안 여중생 폭행' 촬영 동영상까지 유포

[취재N팩트] '천안 여중생 폭행' 촬영 동영상까지 유포

2017.09.19. 오후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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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10대들의 집단폭행이 끊이지 않으면서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올랐습니다.

충남 천안에서도 10대 2명이 또래 여중생을 폭행하고 동영상까지 촬영해 유포했는데요.

이 사건 취재한 기자 연결해 사건 내용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상곤 기자!

여중생 폭행 장면이 담긴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SNS를 뜨겁게 달궜는데요.

먼저 동영상에 어떤 장면들이 있었나요?

[기자]
폭행 사실이 담긴 동영상이 SNS에 공개된 건 지난 일요일 오후부터입니다.

영상을 보면 잘못한 것을 말하라는 추궁에 무릎을 꿇고 앉아 있는 여중생이 사과하기 시작하는데요.

하지만 곧 무차별 폭행이 이어집니다.

수차례 뺨을 때리더니 머리채를 잡아 내동댕이치고, 발길질까지 서슴지 않습니다.

피해 학생의 얼굴이 금세 빨갛게 부어올랐지만, 조롱 섞인 웃음소리까지 들립니다.

이어 커튼 봉으로 허벅지를 내려치고, 피해 학생이 고통을 호소하자 오히려 뒤통수를 마구 때리기까지 합니다.

폭행 동영상에 담긴 내용 잠시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10대 가해자 : 더 세게 때려줄까? (아파) 아파? 아파? 아파? 어떻게 해.]

[앵커]
정말 끔찍한 상황이 아닐 수 없는데요.

그럼 이 폭행 동영상은 언제 촬영돼 누가 유포한 건가요?

[기자]
폭행 사건은 지난 12일 오후 천안의 한 빈집에서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경찰은 폭행 동영상이 빠른 속도로 퍼지자 14살 A 양 등 10대 2명을 긴급체포했는데요.

이들은 폭행 사건의 가해자들로 경찰은 폭행 사건 다음날 신고를 받고 이들을 불구속 상태로 조사했습니다.

경찰은 이때 가해자들이 동영상을 지웠다고 해 휴대전화를 제출받아 분석작업을 의뢰했다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진술과 다르게 동영상은 다른 휴대전화에 보관돼있었고, 가해자들이 이를 유포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동영상은 가해자 중 한 명이 촬영했으며, 다른 가해자에게 전달된 동영상이 3명에게 전달된 뒤 SNS에 공개된 것으로 경찰조사에서 드러났습니다.

경찰은 가해자들이 경찰 조사를 받아 주변 여론이 안 좋아지자 이에 대한 보복과 자기 과시용으로 영상을 유포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앵커]
그럼 이제 폭행 사건을 좀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폭행이 발생한 이유는 어떻게 되고 현재 피해 학생은 어떤 상태인가요?

[기자]
가해자들과 피해 학생은 두 달 전에 SNS를 통해 만난 사이였는데요.

3주 전쯤 함께 놀은 뒤로 피해 학생이 자신들을 험담하고 다녔다는 게 폭행의 이유였습니다.

가해자들이 폭행 현장에 함께 있던 또래 남자 중학생에게 신고하지 말라며 흉기를 이용해 협박한 사실도 확인됐는데요.

현재 폭행당한 여중생은 2백여 대를 맞았다고 진술하고 있지만, 가해자들은 육십여 대 이상을 때렸다고 진술한 상태입니다.

피해 학생은 1시간 넘는 폭행으로 한쪽 고막이 터지는 등 전치 3주의 진단을 받았는데요.

현재 학교에는 나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앵커]
가해자들이 10대지만 학교에 다니지 않았다는 사실도 확인됐는데, 가해자 중 한 명은 이전에 학교 폭력 피해자였다면서요?

[기자]
가해자들은 학교에 다니지 않는 이른바 '학교 밖 청소년'들이었습니다.

가출한 것은 아니고 장기 결석으로 학업이 유예된 상태였는데요.

가해자들은 부모와 떨어진 채 한집에 살면서 간간이 아르바이트를 해왔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취재 과정에서 가해자 중 한 명이 지난해 학교폭력을 당했던 피해자였다는 사실도 확인됐습니다.

지난해 11월 학교 선배 3명에게 집단 폭행과 협박을 당했던 건데요.

당시 학교폭력자치위원회가 열려 가해 학생들에 대한 처벌이 이뤄졌고, 피해 학생은 이후 상담 치료 등을 받았지만, 안타깝게도 이번 사건의 가해자가 돼버렸습니다.

[앵커]
긴급 체포된 가해자들은 현재 어떤 상태인가요?

[기자]
긴급체포됐던 가해자들은 어제 풀려났습니다.

검찰이 경찰의 긴급체포를 승인하지 않았기 때문인데요.

검찰은 가해자들을 체포한 곳이 거주지였고, 증거가 확보돼 긴급체포의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10대 가해자 2명에 대해 특수상해와 공갈 협박 등의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영장실질심사는 내일 오후 2시에 열릴 예정입니다.

[앵커]
부산 여중생 폭행 사건의 충격이 채 가시지 않은 상황에 10대들의 무자비한 폭행 사건이 잇따라 드러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이상곤 기자[sklee1@ytn.co.kr]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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