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차례 상담하고도 학교폭력 못 잡아낸 중학교

30차례 상담하고도 학교폭력 못 잡아낸 중학교

2017.09.15. 오후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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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달 27일 전북 전주에서 중학교 여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는데 학교폭력 때문으로 드러났습니다.

학교 측은 학교 폭력이 있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미온적으로 대처해 2차 폭력을 막지 못했습니다.

송태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중학교 3학년 박 모 양에 대한 폭언과 따돌림은 지난해 10월 남자친구와의 관계를 의심한 한 여자 동기생의 험담에서 시작됐습니다.

교실 뒤편에서 집단 위협을 하고 SNS를 통해 여학생이 견디기 힘든 막말을 퍼뜨리자 박 양은 학교 가기를 두려워했고 우울증에 빠져 자해를 시도했습니다.

지난 4월 사태를 파악한 부모는 가해 학생들을 처벌하기보다 먼저 사과를 받기로 했습니다.

[박 양 아버지 : 우리 아이는 치료해야 할 아이고, 가해자 아이들은 치유 받아야 할 아이들이니까 그 아이들을 치유해줘라. 그때는 그런 마음이었습니다.]

하지만 진정성 없는 사과에 이어 보이지 않는 언어폭력이 계속됐습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 6월 21일에는 박 양과 갈등이 있던 여자 동급생이 박 양을 불러내 친구들 앞에서 폭행하기도 했습니다.

숨진 박 양은 화해를 기대하며 나갔지만 가해자들은 바로 이곳 원룸 주차장에서 밀치고 뺨을 때리는 등 두 번째 폭행을 가했습니다.

1차 폭력을 알고 있던 학교는 이후 30여 차례나 박 양을 상담하고도 은밀한 학교폭력을 잡아내지 못했습니다.

[박 양 아버지 : Wee센터, 상담실, 예 그렇게 했습니다. 상담해줬고, 그런데 본질적으로 들어가는 건 좀 어려웠고, 그 외에 학교에서 피해자를 위해서 또 다른 예비피해자를 위해서 했던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박 양은 결국 개학을 앞둔 지난달 27일 살던 아파트 옥상에서 뛰어내렸습니다.

학교 측은 뒤늦게 학교폭력위원회를 열어 가해 학생들의 처벌을 논의했고 경찰은 폭력을 행사한 7명의 신원을 파악해 조사하고 있습니다.

YTN 송태엽[taysong@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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