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은행 문자에 날린 값비싼 게임 아이템

가짜 은행 문자에 날린 값비싼 게임 아이템

2017.01.24. 오후 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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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유명 게임 이용자 6백여 명이 가짜 은행 송금문자에 속아 게임 아이템 매매 사기를 당했습니다.

피의자들은 교육용 문자메시지 전송 사이트를 통해 발신자 표시를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는데, 다른 범죄에도 충분히 악용될 수 있어서 보완이 시급해 보입니다.

이문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리니지 게임 이용자 손 모 씨는 지난달 솔깃한 제안을 받았습니다.

손 씨의 게임 아이템을 3백만 원에 사겠다는 사람이 연락해 온 겁니다.

계좌에 돈이 들어왔다는 문자메시지를 확인하고 나서 아이템을 넘겼는데, 알고 보니 사기였습니다.

[손 모 씨 / 사기 피해자 : 은행 문자로 와서, 더구나 매번 오듯이 문자가 똑같이 와서 저는 당연히 '맞는구나' 하고 넘겨줬거든요.]

이렇게 게임 아이템을 사겠다고 접근해 아이템만 받아 챙긴 혐의로 김 모 씨 등 일당 4명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지금까지 628명에게서 5억 원 값어치의 아이템을 가로챈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김 씨 등은 이렇게 빼앗은 아이템을 다른 게임 이용자들에게 팔아 고가의 수입차를 몰고 다니는 등 유흥에 탕진했습니다.

발신자 번호를 변경할 수 있는 교육용 문자메시지 전송 사이트가 범행에 악용됐습니다.

학원 운영자인 것처럼 속이고 가짜 사업자 번호로 서비스에 가입했는데, 전혀 의심받지 않았습니다.

[양광모 / 충남 아산경찰서 수사과장 : 발신자 표시를 조작할 수 있는 사이트는 일반적으로 처벌받지만, 공익 목적으로 사용하는 업체는 처벌받지 않습니다.]

경찰은 피의자 4명 가운데 김 씨 등 2명을 구속하고, 추가 범행이 있는지 조사하고 있습니다.

또, 발신자 조작이 가능한 교육용 문자메시지 서비스가 범죄에 더 악용되는 일이 없도록 이용자 검증을 강화하라고 정부에 요청하기로 했습니다.

YTN 이문석[mslee2@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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