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도는 좁히고 인도는 넓히고...'도로 다이어트'

차도는 좁히고 인도는 넓히고...'도로 다이어트'

2015.03.15. 오전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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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차가 아닌 보행자가 도심의 주인이라는 생각은 이제 시대적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는데요.

교통 체증이 심한 곳에서도 오히려 차도를 좁혀서 교통량을 줄이려는 시도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홍주예 기자입니다.

[기자]
신촌역에서 연세대 정문으로 이어지는 길, 승용차를 한 대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지난해 1월부터 대중교통만 통행할 수 있게 바꿨기 때문입니다.

예전 길에서 2개 차선을 없앴는데, 대신 인도는 널찍해졌습니다.

[인터뷰:윤정석, 서울 목동]
"예전에는 차들이 다녀서 조심하고 다니느라 힘들었는데 지금은 차가 안 다니니까 확실히 걱정할 것도 많이 줄고 공해 문제에서도 자유로운 것 같아요."

이렇게 차보다는 사람이 다니기 편한 도시를 만드는 건 최근 도시 계획의 전반적인 추세입니다.

영등포역 앞, 복합쇼핑몰에 백화점까지 두 곳이 모여 있는 영중로에서도 실험이 준비되고 있습니다.

왕복 6차선 도로 가운데 한 개 차선을 인도로 바꾸는, 이른바 도로 다이어트가 바로 그것입니다.

사업이 실현되면, 지금은 행인끼리 서로 어깨를 부딪치며 지나야 할 만큼 좁은 보도가 6, 7미터 정도로 넓어집니다.

[인터뷰:전영래, 영등포구청 건설관리과장]
"보도가 넓어지면 편하게 걸을 수 있어서 유동 인구가 많이 늘어날 겁니다. 그로 인해서 주변에 있는 상권도 살아나게 될 것이고…."

이미 막힐 대로 막히는 도로는 차선을 하나 줄이더라도 정체가 더 심해지지는 않을 거라고 구청은 전망하고 있습니다.

찻길이 좁아지면 운전자들이 차를 덜 끌고 나오고, 그래서 길도 덜 막힐 거라는 논리입니다.

[인터뷰:제해성, 건축도시공간연구소장]
"평시에는 승용차를 이용해야겠다고 생각하지만 도로가 좁아지면 '내가 대중교통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구나' 이런 생각을 일반 시민들이 갖게 하는 것이 큰 목적 중에 하나입니다."

그러나 인근 주민이나 사업자 등 이해 당사자들의 반대도 적지 않아 이들부터 설득하는 게 당장 해결해야 할 과제입니다.

YTN 홍주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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