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마보다 뜨거운 모정...일가족 4명 숨져

화마보다 뜨거운 모정...일가족 4명 숨져

2013.12.12. 오후 5:07.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부산 북구 화명동의 한 아파트에서 일가족 4명의 목숨을 앗아간 화마의 원인은 누전 때문으로 밝혀졌습니다.

화마 속에서 아이들을 지키던 어머니는 아이들을 꼭 감싼 채 발견돼 많은 사람들을 안타깝게 했습니다.

박종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4명의 목숨을 앗아간 화마의 기세를 보여주듯 아파트 내부는 온통 시커멓게 타버렸습니다.

소방차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구조 작업에 들어갈 수 없을 만큼 불길이 거세진 상황.

애타게 구조를 기다리던 30대의 엄마, 두 딸과 아들은 결국 목숨을 잃었습니다.

경찰은 현장 조사를 벌여 불이 거실 형광등 주변에서 누전으로 시작된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인터뷰:하운규, 부산 북부경찰서 형사과장]
"천장 부분 집중적으로 탄 부분, 열선이 탄 부분, 전반적으로 음영이 퍼져가는 부분을 봐서는 천장에서 최초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큰 딸인 8살 조 모 양은 작은 방에, 어머니 33살 홍 모 씨와 두 아이는 베란다에서 발견됐습니다.

홍 씨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7살짜리 아들과 돌도 지나지 않은 딸을 보호하려 사력을 다한 것으로 보입니다.

불길을 등지고 두 아이를 꼭 감싼 채로 발견됐기 때문입니다.

불을 끄던 소방관들도 소식을 전해 들은 이웃들도 안타깝게 했습니다.

[인터뷰:이웃주민]
"여기서 불이 번졌다면 앞으로는 나올 수 없었을 거에요. (아이가) 하나라도 살았다면 아버지가 의지해서 살 수 있었을 텐데 그런 마음도 들고…"

누리꾼들도 인터넷 카페 등에 글을 올려 안타까움을 전하고 고인의 명복을 빌기도 했습니다.

YTN 박종혁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