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고민 가장, 가족 살해 뒤 교통사고로 숨져

빚 고민 가장, 가족 살해 뒤 교통사고로 숨져

2013.12.02. 오후 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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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빚 고민을 하던 30대 가장이 교통사고로 숨졌습니다.

부인과 자녀는 다른 곳에서 살해된 채 발견됐는데 숨진 남성의 범행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문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충남 금산의 한 펜션에서 일가족 3명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33살 이 모 씨의 부인과 10살이 안 된 두 자녀였습니다.

몸에서는 흉기에 찔린 흔적이, 옆에서는 수면제와 타다 남은 번개탄이 발견됐습니다.

현장에 이 씨는 없었고, 1억 5천만 원 빚 때문에 가족과 세상을 뜬다는 이 씨의 유서만 나왔습니다.

펜션 인근에 있는 한 도로입니다.

이 씨는 자신의 차를 몰고 가다가 이곳에서 교통사고로 숨졌습니다.

범행이 발각되기 전 이상한 낌새를 눈치 챈 처남 신고로 지구대에 동행했다가 경찰을 속이고 도망가던 상태였습니다.

[인터뷰:경찰 관계자]
"차 좀 똑바로 대고 다시 들어오겠다고 의경하고 같이 나갔는데 차를 대는 척 하더니 확 피의자가 내빼 버린 거예요."

경찰은 손목 상처와 번개탄 구입 사실로 볼 때 이 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한 걸로 보고 있습니다.

열흘 전쯤 울산시 북구에서도 아버지가 남매를 숨지게 하고 자살하는 등 가장이 가족을 살해하고 목숨을 끊는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많이 발생하는 범죄라는 설명입니다.

[인터뷰:유제춘, 을지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정말 아무런 죄도 없고 본인이 살아가야 할 인생이 있는데도 삶을, 자기 인생을 살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한다는 점에서 굉장히 이기적이고 잘못된 생각..."

가족 구성원을 독립된 인격체로 보지 않고 책임질 대상으로만 생각한 그릇된 판단이 또 한 번 가족 전체의 참극을 가져왔습니다.

YTN 이문석[mslee2@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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