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색 다르면 출입금지'...목욕탕 인종차별

'피부색 다르면 출입금지'...목욕탕 인종차별

2011.10.14. 오전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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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우즈베키스탄 출신 이주 여성이 목욕탕을 들어가려다 저지당했습니다.

외국인을 싫어하는 다른 이용자들 때문에 생긴 영업방침이라는데 명백한 차별이지만 법적으로 처벌할 근거가 없습니다.

장아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유동인구가 많은 부산시내 대형 목욕탕.

생김새가 다른 이주민이 들어가려하자 곧 저지합니다.

[녹취]
"외국 분들은 입장이 안 되세요. 사장님이 안 된다고 하셔서…"

지난달 우즈베키스탄 출신인 구수진 씨도 이 목욕탕에서 쫓겨났습니다.

에이즈 감염 우려 때문에 단골들이 싫어한다는 이유에서입니다.

[녹취:목욕탕 주인]
"외국인이 들어와서 한국 사람들이 그 목욕탕을 거의 안 가는 집이 있어요. 그 사람들 (이주민들) 권리 때문에 우리가 장사를 포기할 수 없지 않습니까..."

억울한 마음에 경찰을 불렀지만 업소 주인과 면담 뒤 경찰이 내놓은 대답은 외국인 출입이 되는 다른 목욕탕으로 가는 것이었습니다.

형사처벌 근거가 없기 때문입니다.

차별금지법과 인종차별금지법을 제정하려는 움직임이 있었지만 지지부진입니다.

또 여기에 처벌 조항을 넣어야 하느냐에 대해서도 이견이 있습니다.

[인터뷰:이철승, 경남이주민노동복지센터 대표]
"현재 관련 형법에 의해서 제지할 수 있는 수단이 없기 때문에 외국인 이주민 인권 차별 금지법이라고 하는 특별법 제정 운동을 전개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지난 2002년 한국에 와 6살 난 아들이 있는 구 씨는 자신이 당한 일도 분하지만 앞으로 이런 편견 속에 살아갈 아들이 더 걱정입니다.

[인터뷰:구수진, 우즈베키스탄 출신 이주민]
"상처를 받을까봐…. 아파트에서도 아이가 다른 아이들이랑 노니까 다른 아이가 하는 말이 어 여기 외국 사람 놀면 안 되는데…"

올해 3월 기준으로 우리나라에 있는 이주민은 131만 명, 전체 인구의 3%에 육박하는 규모입니다.

법률 제정과 별개로, 시민들의 자발적인 인식개선이 이뤄져야 하는 이유입니다.

YTN 장아영[jay24@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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