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왜 시장직까지 다 걸었나 ?

오세훈, 왜 시장직까지 다 걸었나 ?

2011.08.21. 오후 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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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왜 오세훈 시장이 무상급식 주민 투표에 정치 인생까지 건 이유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는데요, 물론 복지에 대한 강한 소신과 철학 때문이겠지만 투표율을 높여야 하는 절박함과 여당의 조직적 지원 유도 등 향후 정치적 입지 강화를 위한 포석이 깔린 것으로 분석됩니다.

오점곤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녹취:오세훈, 서울시장]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고 해도 더 이상 후회는 없습니다. 고통스럽고 힘든 시간의 연속이었습니다.(울먹)"

큰 절까지 하며 울먹이면서 '역사의 뒤안길'이라는 단어까지 꺼내 든 오세훈 시장.

이렇게까지 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해 무상복지포퓰리즘을 막아야 한다는 자신의 복지 철학 때문이라고 오 시장은 강조했습니다.

재정 상태를 고려하지 않은 '무조건 퍼주기식 복지'는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입니다.

[녹취:오세훈, 서울시장]
"원래 저의 철학과 소신에 따라 마련된 모든 복지 체계가 흔들리고 허물어지게 됩니다. 그러한 상황에서 시장직을 계속 수행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가 하는 고민을 끊임없이 해 왔고..."

예측불허의 수많은 후유증을 남길 수도 있는 결정이란 점을 알고 있지만 할 수 밖에 없었던 고뇌에 찬 결단이었음을 강조한 것입니다.

오 시장은 그러나 사퇴 시기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습니다.

최악의 경우 사퇴하더라도 투표 직후 사퇴할 경우에는 바로 10월에 서울시장 재보선을 치러야 하고 10월을 넘기면 내년 4월 총선 때 서울시장 재보선이 실시된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오시장이 시장직을 던진 좀 더 현실적인 이유는 개표조건인 33.3%라는 투표율 때문입니다.

이 투표율을 못 넘으면 오 시장에 대한 책임론과 사퇴 압박이 거세져 사실상 시장직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또 시장직을 미리 던짐으로써 투표율이 어느 정도 올라갈 것이란 절박한 기대는 그보다 더 밑에 깔려 있습니다.

이와함께 내년 총선과 대선까지 영향을 줄 수 있는 서울시장직을 내걸음에 따라 남은 기간 동안 주민투표와 관련해 불협화음을 보이고 있는 여당의 조직적인 지원을 끌어내려는 극약처방의 효과도 기대한 것으로 보입니다.

YTN 오점곤[ohjumgon@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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